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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불가능한 간암은 표적항암제보다 병행치료가 효과 좋아

    서울아산병원 "표적항암제 43주, 병행치료 55주 생존"

    기사입력시간 2018-04-26 11:14
    최종업데이트 2018-04-26 11:14

    사진 : 서울아산병원 임영석, 윤상민, 류백렬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 환자에게는 표적항암제보다 병행치료를 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병행 치료법은 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한 뒤 혈관을 막아버려 암 세포를 괴사시키는 경동맥화학색전술과, 방사선으로 간 문맥에 있는 암 세포를 줄이는 방사선치료를 같이 시행하는 방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임영석(소화기내과), 윤상민(방사선종양학과), 류백렬(종양내과) 교수팀은 간암이 간 내 혈관(문맥)까지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경동맥화학색전술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표적항암제 치료보다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26일 밝혔다.
     
    간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상당수는 암 세포가 간 내 주요 혈관까지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표적항암제 치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이러한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여러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돼 왔지만, 지금까지 전향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서울아산병원은 병행치료법을 직접 고안해 2004년부터 지금까지 1천 여 명의 간 문맥 침범 간암 환자에게 적용하며 임상 경험을 쌓았다. 이 중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간 문맥 침범 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9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표적항암제 치료와 병행 치료를 각각 실시한 후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표적항암제 치료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43주였고, 병행 치료를 받은 환자는 평균 55주 동안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행 치료를 받은 45명 중 5명(약 11%)은 수술을 시행해 완치될 수 있을 정도로 암 크기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동안 약물 치료 그룹에 포함된 환자들은 표적항암제인 소라페닙 400mg을 하루에 2번씩 꾸준히 복용했으며, 병행 치료 그룹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1차로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고, 약 3주 동안 혈관 침범 부위를 중심으로 국소적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다음 6주마다 색전술을 반복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상민 교수는 "간 내 혈관으로 암세포가 침범한 진행성 간암의 경우,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전 세계적으로 표적항암제인 소라페닙 밖에 없었다"며, "이번 전향적 연구 결과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변경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서울아산병원이 그 동안 쌓아온 임상 경험으로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시행해오던 병행 치료법의 효과를 학문적으로 입증했다"며, "특히 소화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임상시험센터, 의학통계학과 등 서울아산병원의 여러 진료과가 협력한 연구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IF=16.559)' 온라인 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