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키로 하면서 이번 확대 발표 이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 만 65세 이상에도 AZ백신을 접종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그동안 고령층에 대한 AZ백신의 효과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해 결정을 미뤄왔다"면서 "최근 고령층 효능을 충분히 입증할 영국 자료가 발표됐고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도 고령층 접종 확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65세 이상 고령층의 AZ백신 접종을 보류해왔다. 예방접종위원회 심의 결과 13명 중 10명이 고령자에 대한 임상자료가 부족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정경실 예방접종관리반장은 "AZ백신의 65세 이상 임상시험 결과가 충분치 않아. 추가적인 임상 결과를 보고 고령자 접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세균 총리가 언급한 영국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까지 AZ백신에 대한 임상 연구결과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영국은 2020년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 3월 1일 기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접종 인원은 약 2000만명을 상회한다.
다만 초기 12월 초 접종이 화이자 백신을 기준으로 이뤄졌고 1월이 되서야 AZ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1~2월까지의 백신 예방 효과를 다룬 연구가 화이자 백신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영국 옥스포드대 수잔 홉킨스(Susan Hopkins) 교수 연구팀이 2월 21일 발표한 보고서는 백신 1차 접종에 따른 감염 예방 효과가 70%, 2차 접종 시 85%로 증가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러나 연구 대상자 약3만명 중 94%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자로 국한돼 AZ백신에 대한 효과를 검증하기엔 근거가 빈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곧이어 2월 22일 영국보건국(PHE)에서 발표한 연구에서 백신이 80세 이상 고령층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고령층 백신 효과는 1차 접종 28일 후 57%였으며 2차 접종 7일 후 88%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도 AZ백신 접종 사례는 적었다. 연구팀은 직접 “AZ백신 접종 사례가 적어 연구결과는 화이자 백신에 국한된다”고 밝혔다.
AZ백신에 대한 효과가 직접적으로 언급된 근거자료는 2월 말 영국 애든버러 대학과 보건당국이 스코틀랜드 주민 114만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다. 이들 중 65만명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49만명이 AZ백신을 투여받았다.
해당 연구는 65~79세 고령층 환자가 1차 백신 접종을 맞고 5주차에 입원 위험이 79% 감소한다는 점과 80세 이상 입원 위험이 81% 줄어든다는 점을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해당 연구가 1차 접종에 한해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는 있지만 광범위한 표본 집단을 조사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번 포괄적 데이터엔 고령층에 대한 연구분석이 포함돼 있고 긍정적인 결과도 일관적으로 나타나 있다"며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근거로서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