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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산부인과 의사들

    "1인실·초음파 급여화하면 인프라 붕괴"

    기사입력시간 2016-05-27 06:24
    최종업데이트 2016-05-27 06:25




    산부인과 1인실과 초음파를 급여화할 경우 동네 산부인과들이 줄도산할 것이란 경고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관행수가를 최대한 인정해 수가를 현실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26일 '분만 관련 1인실 및 초음파 급여화 공청회'를 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올해 10월부터 임신부 초음파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하고, 현재 보험 적용 횟수와 수가를 논의중이다.
     
    또 올해 9월부터 분만을 전후해 입원한 산모에 대해 1인실 상급병실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입원료의 50%를 지원한다.
     
    그러자 산부인과 의사들은 초음파와 1인실 병실료가 급여화할 경우 현재 병의원에서 받고 있는 관행수가(비보험수가)보다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로 인해 경영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산부인과의사회 이홍주 학술자문위원에 따르면 서울지역 일반 1인실 평균 입원료는 18만 6500원, 특실은 22만 9500원, VIP실은 44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를 급여화해 연간 660억원을 투입하면 1일 4만~8만원으로 곤두박질 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009년 조사한 결과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출산비용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출산비용을 보면 미국이 77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일본이 500만원, 프랑스와 독일이 각각 325만원, 326만원 수준이었다.
     
    반면 한국은 병실료와 초음파검사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도 144만원으로, 선진국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낮은 출산수가는 분만 인프라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분만의료기관은 2000년 1570개에서 2011년 808개로 반토막 났다.
     
    수가가 낮다보니 의사를 충원할 수 없어 입원실을 운영하는 산부인과의원 전문의의 주당 진료시간이 주 40시간 근무제보다 크게 높은 58.7시간에 달했다.
     
    분만을 포기한 산부인과의원 비율 역시 2004년 56.5%에서 2007년 62.3%로 6% 가까이 증가했으며, 분만포기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2013년 기준으로 전국 232개 시군구 중 산부인과가 없는 분만 취약지역이 46개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사고 위험이 높은 고령 산모가 증가하면서 최근 5년간 의료사고를 경험한 산부인과의원이 70%, 의료사고 1회 배상액이 5천만원을 초과한 비율이 4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주 학술자문위원은 "열악한 분만실 경영환경은 분만인프라 붕괴를 가속화해 분만취약지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의료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며 "공공의료비 지출을 늘리고, 분만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이근영(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 보험위원회 고문은 "분만 인프라 붕괴는 나라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아젠다인데 누구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수가가 낮다보니 대학병원들이 분만장을 다 줄이고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최석주(삼성서울병원 교수) 사무총장은 "산과 외래 수입에서 초음파검사 수입이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급여화 할 때 적정한 수가를 보존하지 않으면 산부인과 병의원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


    보건복지부는 최대한 수가를 현실화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할 때 적정수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관행수가보다 낮게 정한 사례가 많다보니 의료계의 불신이 쌓여 있는데 이런 관행에서 탈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가가 원가보다 낮으니까 새로운 비급여를 창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초음파와 1인실 급여화도 그런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산율 감소와 낮은 분만수가로 인해 분만 인프라 붕괴, 산부인과 전문의 감소,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1인실과 초음파 수가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산부인과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