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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코비드세이프' 앱 등 인기...코로나19 확진자 다가오면 경고 알람

    600만 다운로드 접촉자 파악...개인정보·통신 오류 등 문제, 정부 관리 아닌 분산형 모델 필요성도

    기사입력시간 2020-05-23 13:44
    최종업데이트 2020-05-24 17:4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제2의 유행을 대비하라 
    ①일본, 병상수 축소·의료비 절감 대책 전면 재검토 필요성 제기
    ②룩셈부르크, 완화 조치 전 전국민 PCR검사로 무증상 감염자 확인
    ③호주 코비드세이프 등, 확진자 다가오면 경고 알람 앱 인기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이 늘어나면서 개별적인 확진자와 접촉자 추적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여러 국가들이 확진자 추적을 위한 첨단 기술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싱가포르, 영국, 호주 등 해외 국가들은 민관 협력을 통해 이미 확진자 추적 애플리케이션(앱) 등 방역에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호주의 '코비드세이프' 앱은 국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성공적인 IT기술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오류 등의 문제점은 보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선구자, 싱가포르 확진 접촉 앱부터 호주 ‘코비드세이프’ 성공 사례까지
     
    싱가포르는 3월 가장 빠르게 확진자 접촉 여부를 알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CNBC 등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공공위생부문을 담당하는 위생부와 과학기술부가 협력해 트레이스 투게더(Trace Together) 앱을 개발했다. 해당 앱은 블루투스 기술을 기반으로 모든 확진자의 경로를 추적할 수 있고 확진자 접촉 여부도 함께 알려준다.
     
    만약 2m 반경에 앱을 설치한 다른 사용자가 있다면 전산상 기록에 남도록 했다. 특히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진자의 기억에 의존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경로 추적과 접촉자 판별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럽에서도 모바일 앱 개발이 한창이다. 프랑스 보건부 장관 올리비에 베란(Olivier Véran)과 세드릭 오 (Cédric O) 장관은 4월 공식적으로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스마트폰 앱(StopCovid)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한 공개 표준 연구에도 적극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앱의 특징은 싱가포르의 사례와 흡사하다.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확진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확진자가 근처에 있을 때 위험신호를 보낸다. 앱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오픈소스를 제공하고 프랑스 개인정보 보호 감시 기관인 CNIL이 정보를 관리하게 된다.
     
    올리비에 베란과 세드릭 오 장관은 르몽드(Le Monde)와의 인터뷰에서 "접촉 추적 응용 프로그램이 자체 격리 시스템과 결합되면 코로나19 감염 체인을 끊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국은 프랑스보다 한발 늦게 앱 개발에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핸콕 보건장관은 NHS가 접촉 추적(Contact Tracing)앱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NHS는 해당 앱의 데이터는 치료와 연구에만 사용하고, 그 외에는 수집된 데이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핸콕 장관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면 NHS앱으로 보고하면 된다. 의심환자는 익명으로 데이터화되고 의심자가 확진판정이 나면 동선이 겹치는 이들에게 앱 알람이 발송된다"고 설명했다.
     
    코비드세이프 유튜브 갈무리.

    가장 성공적인 앱 개발 사례로는 호주가 꼽힌다. 호주 정부는 싱가포르 정부가 내놓은 트레이스 투게더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4월 25일 코비드세이프(COVIDSafe)를 출시했다. 이 앱은 확진 사용자가 1.5m 이내에 다가오면 알람을 통해 위험을 경고하는 등 앞선 앱들과 비슷하다. 성공의 이유는 압도적인 다운로드 수다.
     
    위치추적 앱들은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도와 효과가 올라간다. 이 때문에 적어도 전 국민의 40~50% 이상은 앱을 사용해야 추가 감염 차단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블루투스 기술 외에도 GPS 위치 데이터를 수집해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노르웨이 코로나19 앱 스미트스탑(Smittestop)도 150만 다운로드에 그쳤고 실질적 사용자 수는 89만명에 불과했다.
     
    반면 코비드세이프는 압도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위치추적 앱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4월 26일(현지시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외신에 따르면 코비드세이프는 출시 하루만 다운로드 200만 건을 돌파했다. 그레그 헌트 호주 보건장관은 "앱 사용자를 100만명 확보하려면 5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5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앱을 활용해 지역사회 추가 감염을 차단하는데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앱은 술집 등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호주인의 3분의 1가량인 600만명이 다운로드를 하는 등의 인기를 끌었다. 주정부는 앱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로 접촉자 파악에도 이용하기 시작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보건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는 확진자의 동의를 전제로 앱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접촉자 파악에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접촉자 데이터는 보건부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위치추적 앱, 개인정보 노출·통신 오류 등 문제도
     
    전 세계적으로 블루투스나 GPS 등 IT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19 방역 대책이 세워지고 있지만 일각에선 프라이버시 문제나 기술적 오류 등 문제점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싱가포르 트레이스 투게더 앱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사용자의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고 연결이 발생한 지점에 대한 정보도 개인의 스마트폰상에 암호화돼 저장된다. 또한 사용자가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을 시 21일 후 데이터는 자동으로 삭제된다.
     
    호주 정부 등 타 국가들도 앱에 저장된 데이터 접근 권한을 보건당국으로 한정하고 데이터 저장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호주 의료 최고 책임자인 브레든 머피는 "수집된 데이터는 철처히 폐쇄돼 있으며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주와 보건 당국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BBC에 따르면 호주 의회가 아직 앱을 통해 저장된 데이터를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 제정을 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끊임없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프라이버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프랑스도 앱의 기술적 문제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프랑스 내부에서만 수십개의 비영리 단체가 인권 존중을 촉구하며 정부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프랑스 시민단체와 비영리단체들은 정부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코로나19 이후에도 광범위한 감시 조치를 시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EU 시민들은 개인 정보가 적절히 취급되지 않으면 앱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 프랑스 세드릭 오 보건부 장관은 "블루투스 기술은 개인 간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며 "모든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현재는 확신할 수 없다.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프랑스 정부는 앱을 출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re)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관련 앱들이 정확성과 통신 기술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분석했다.네이처는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불필요한 경보가 발생,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가 진단을 기반으로 데이터도 진실을 판명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처는 "무선 주파수 기술인 블루투스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접목돼 있어 편리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많은 연구와 역사에서 보안 침해의 사례와 기술 오류가 보고된다"고 전했다.
     
    중앙집중형 문제 해결위해 분산형 모델도…"IT가 사람 대체 못해"

     

    이 같은 문제로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접촉 추적 앱을 분산형 모델로 다시 설계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일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프랑스, 영국, 호주 등은 중앙집중형 접촉 추적 앱에 속한다. 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수집된 데이터를 별도 중앙서버에 모아 당국이 앱 작동을 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앱을 관리하고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파악하는데 용이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다.
     
    반면 분산형 모델은 블루투스 기술을 사용해 감염접촉을 추적한다는 점에서 중앙집중형 모델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개인 스마트폰에 저장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분산형 모델은 휴대폰 경고 알람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매칭 시스템이 사용자 스마트폰 내부에서 자동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손쉽게 보호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애플과 구글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확진자 추적 시스템인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블루투스 저에너지(BLE) 기술을 통해 확진자 위치를 추적하도록 했다.
     
    API는 사용자가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 자체적으로 주변 스마트폰 기록을 수집하고 접촉자 중 확진자가 있을 경우 경고해 준다.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저장되지 않아 개인정보 보호가 수월하고 개인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다.

    네이처는 "IT를 이용한 디지털 접촉 추적을 수행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다양한 종류의 기술이 역학조사팀 등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고 필요한 코로나19 검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라며 "속도도 중요하지만 적법한 과정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윤리, 법률과 공공참여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은 수집된 정보가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