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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케어로 관심 커진 방문진료 수가, 8만7000원~22만원 정도에서 책정돼야”

    의료계, 재택 입원환자 '재택주치의’ 제시… 복지부, "재택의료 관련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

    기사입력시간 2019-06-25 06:21
    최종업데이트 2019-06-25 07:10

    사진: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지하1층 대강당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환자중심 재택의료’를 주제로
    '2019년 제42회 심평포럼’이 열렸다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6월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이 본격 실시되는 가운데, 커뮤니티케어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는 재택의료와 방문진료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지하1층 대강당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환자중심 재택의료’를 주제로 ‘2019년 제42회 심평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 방문진료, 재택의료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의료계는 재택의료의 핵심으로 ‘재택 주치의’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병원 입원환자를 재택 입원환자로 관리해 재택진료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증자료를 통해 방문진료 수가 범위를 제안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보건복지부는 방문요양급여 조항 신설로 요양병원 수가 개편을 적극 검토했으며 올해 1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본격적인 재택의료 관련 논의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며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 왕진 활성화 측면의 종합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계, “재택의료의 핵심, ‘재택주치의’ 역할”
    사진: 김명성 대한의사협회 수석자문위원

    김명성 대한의사협회 수석자문위원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의료분야의 과제를 소개했다. 특히 김 수석자문위원은 재택의료의 핵심으로 ‘재택 주치의’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김 수석자문위원은 “병원 입원환자를 재택 입원환자로 관리해야 한다. 입원 주치의 역할을 재택 주치의가 대신하는 것이다”라며 “정해진 의사가 계속 관리해 재택진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진과 방문진료의 개념은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자문위원은 “왕진은 방문진료 환자의 요청에 의한 비계획 진료로, 방문진료 이외의 환자는 케어안내창구의 요청에 의해 실시한다”라며 “방문진료는 철저한 계획 하에 월 1회 이상 재택주치의가 방문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수석자문위원은 “필수서비스의 경우 가산수가로 해 환가에서 방치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재택의료를) 제대로 하면 틀림없이 재정은 절약된다. 어떻게 환자를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자문위원은 “재택의료의 기본원칙은 사회적 입원 감소·지역에서 이웃 혹은 가족과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것이다”라며 “퇴원환자, 거동불편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접근성을 갖고 있다. 재택의료가 없어 환자상태가 심각해지는 경우는 없다”라며 “기존의 119와 만성질환관리, 지자체의 방문보건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한다. 야간, 위급한 경우 119나 택시로 10분~20분이면 병원 응급실 이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재택의료 준비를 위해 김 수석자문위원은 “본인부담금을 10% 이하로 하고 실손보험을 배제해야 한다”라며 “동시에 오랜 기간 재택진료를 실시한 영국, 일본 등의 사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선진국의 장점은 채택하고 단점, 부작용은 과감히 빼야한다”라며 “환자들을 위한 최상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해서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자 중심 방문진료수가, 8만7000원~22만원 정도에서 책정돼야”

    패널 토론에 참여한 김창오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교수는 “방문진료에 대한 모든 논의가 수가에 맞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현실적인 사안이다”라며 국내에서 조사된 실증자료를 통해 적정한 수가 범위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 자료는 2018년 전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800명(확률표본추출)에게 방문면접조사를 실시해 수집됐다”라며 “방문진료의향과 지불의향금액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실증자료에 따르면 기술분석 결과 39.3%가 방문진료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진료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지불의향금액은 평균 2만1982억원(표준편차 : 1만7546원)이었다.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까지 모두 포함시킨 경우, 지불의향금액은 평균 8683원(표준편차 : 1만5395원)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방문진료수가는 공급자의 의견뿐만 아니라 수요자(환자)의 지불의향금액을 고려해 책정돼야 한다”라며 “통상적인 본인 부담률을 10%로 생각했을 때 수요자 중심의 방문진료수가는 8만7000원에서 22만원 정도에서 책정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 장애인건강주치의제도에서 책정한 7만3850원보다 높은 금액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아무리 수가를 높인다 하더라도 의사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방문진료전문의원이 설립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2인 이상 공동개원 형태로 최소 주1일 이상 방문진료(특수클리닉 형태)를 하기로 한 의료기관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요양병원 수가개편 적용 예정...본격 재택의료 논의는 초기 단계”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방문요양급여 조항이 신설되면서 요양병원 수가개편을 적극 검토했고 지역사회 복귀와 관련된 수가 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격적인 재택의료에 대한 논의는 초기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중규 과장은 “방문요양급여 조항이 신설돼 기본적 요양급여 내용이 지역에서도 이뤄질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만들어졌다”라며 “아직 산발적으로 논의 중이지만 적극 검토한 것이 요양병원 수가개편이다”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치료적 관점보다는 요양의 관점에서 입원한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관련 수가를 만들었다”라며 “얼마나 요양병원에서 지역사회로 적극 이동해 가는지가 개편되는 요양병원 수가제도에 포함된다”라고 언급했다.

    이 과장은 “방문진료 관련 서비스는 산발적으로 집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과 병원연계를 할 수 있는 개념이 싹트고 있다”라며 “하지만 본격적 재택의료 관련해서는 (논의가) 초보적인 상황이다. 환자들이 주기적으로 받은 재택의료 서비스에는 고민이 깊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환자가 나이에 상관없이 상황에 따라 거동이 불편해 의원에 방문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왕진을 갈 수 있게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라며 “재택의료 고민 속에서 왕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나 해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택의료라고 해서 큰 틀의 논의보다 왕진, 의료기관에서 지역사회로 적극적으로 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라며 “왕진과 가정간호가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할까도 고민이다. 시설과 요양기관, 장기요양보험의 관계 설정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민정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추진단 사무관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계획의 향후 재원 마련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그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민정 사무관은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지자체 재원, 국비 등 여러 재원의 연계·조정을 통해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재원연계조정, 전문인력 양성·확충 등 다양한 형태의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는 부분은 올해 연구를 실시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