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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회장 "더뉴 건강보험, 재정 늘려야 수가 인상·심사체계 개편 가능하다는 뜻"

긴급 일문일답 "재정 확대 총론만 요구한 것…문재인 케어 저지·강제지정제 철폐·투쟁은 계속"

기사입력시간 18-05-12 21:09
최종업데이트 18-05-1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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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왼쪽)이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오른쪽)에게 '더뉴 건강보험' 개혁안을 전달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11일 의정대화 상견례 자리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에게 새로운 건강보험제도 개혁안인 ‘더 뉴 건강보험(The New NHI)’(PDF 원문)을 전달했다. 

A4 4장 분량의 ‘더 뉴 건강보험’을 보면 “정부는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의료비 지출규모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상향하고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장을 늘리고 건강보험 역할을 강화해 민간의료보험을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이 공개되자 의료계는 '더 뉴 건강보험'이 만들어진 배경과 그 속에 담긴 뜻을 궁금해하고 있다. 의료계 일부는 "'더 뉴 건강보험'에 수가 인상에 대한 주장이 빠졌고 건강보험 보장 확대 주장은 사실상 '문재인 케어'를 찬성한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정부에 건강보험 재정 확대를 요구했다"라며 "재정 확대가 이뤄지면 수가 인상이 가능하고 심사체계를 개편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더 뉴 건강보험'에 대한 최 회장과의 긴급 일문일답이다.

-'더 뉴 건강보험'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과 일부 상근·반상근 이사들이 모여서 논의를 거쳤다. 불과 얼마 전에 11일 보건복지부와 의정대화를 하기로 결정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았다. 4페이지에 걸쳐 총론만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의료계가 그동안 이야기했던 것들이 대부분 ‘더뉴 건강보험’에 담겨있다. 건강보험 내실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협은 1977년에 만들어진 낡은 건강보험의 틀을 깨고 새로운 건강보험 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 뉴 건강보험'에 담은 핵심은 무엇인가. 
 

"'더 뉴 건강보험'은 현재 상태의 건강보험은 더 이상 의료체제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분명히 밝힌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가 할 일은 재정투입을 늘리는 데 있다. 물론 단기간에 건강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미래 의료를 대비해야 한다. 의협은 어떻게든 재정을 확보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번 '더 뉴 건강보험'에 그동안 주장해온 수가 인상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재정투입 증가 자체가 이뤄지면 이는 곧 수가 인상분이 된다. 의료공급자의 수가 정상화를 위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재정 전체를 늘리지 않으면 수가 인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재정이 늘어나지 않고 제한된 상태에서는 사실상 수가 정상화의 의미가 없다. 재정 투입 증가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수가 정상화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건강보험 재정이 충분히 확보돼야 수가를 인상할 수 있다. 재정투입이 늘어날 방안이 있어야 수가가 정상화될 수 있다. 재정 확대 자체가 수가 인상 주장이다."
 
-‘더 뉴 건강보험’에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이는 사실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인 '문재인 케어'를 찬성한다는 것 아닌가. 최 회장은 의협회장 선거운동에서 '오직 문재인 케어 저지'를 주장해 당선됐다. 
 
"합리적으로 재정이 투입되면 건강보험 보장성도 단계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현재는 건강보험에서 불합리한 지출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사의 의학적인 진료에 대한 진료비 삭감을 하고 있다. 국민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국민들의 보험 혜택을 늘려야 한다. 이는 바로 건강보험 보장을 늘리라는 것이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인 문재인 케어 저지 주장은 계속적으로 하고 있다.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해 12일 오후 8시부터 13일 오전 8시까지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 심야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아니라 단계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비급여에 한해, 점진적으로 급여화를 해야 한다. 정부는 비급여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더 뉴 건강보험'은 실손보험의 역할을 축소하고 건강보험을 공고히 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건강보험만으로 진료비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자는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김용익 이사장과의 수가협상 상견례장에서 '더 뉴 건강보험'은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내실화를 기한다는 데서 '건강보험 하나로'와 접점을 찾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더 뉴 건강보험'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하고 의협회장 선거운동 과정, 40대 의협 집행부 출범 당시 이야기한 건강보험 개혁을 주장했을 뿐이다. 정부에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급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의협은 기본적으로 의료왜곡을 시키고 있는 의료수가 인상과 심사체계 개편을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3월 29일까지 의협 비대위가 10차례 진행한 의정협의에서도 비급여의 급여화 문제, 심사체계문제, 수가 문제 등을 제기해왔다."
 
-그동안 해왔던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철폐 주장은 철회한다는 것인가.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철폐는 건강보험 내실화 문제와는 또 다르다. 현재 다른 민영의료보험이 대안으로 있다면 강제지정제를 철폐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실손보험은 대안이 아니라 보충형 의료보험에 불과하다. 건강보험 자체를 대체하려면 그에 합당한 민영의료보험이 있어야 한다. 사회보험과 경쟁하는 민영보험 형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회보험 역할을 하는 보험은 국민건강보험 하나밖에 없다. 건강보험에 의해서만 의사가 진료하고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건강보험의 내실화를 시켜야 한다. 강제지정제 철폐는 별도로 추진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건강보험 강제지정제에 대한 주장은 어떻게 펼쳐나갈 계획인가.
 
"건강보험 강제지정제는 의료공급자와 국민들이 강제로 건강보험 지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강제지정제 철폐는 현재처럼 강제가 아니라 계약제로 바꾸자는 것이다. 2년에 한번 계약을 하는 등 의료계가 단체계약제를 하자는 것이다. 여러 단체가 매년 건강보험의 수가(환산지수)를 협상하듯, 단체계약을 통한 건강보험 지정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강제지정제는 의료공급자들의 헌법적 자유를 상당 부분 침해하기 때문에 이를 철폐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투입으로 의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가 체제가 되면 일정한 기간마다 단체계약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 부실한 건강보험에서는 의사들이 단체계약을 맺더라도 부실한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강제지정제 철폐를 하더라도 건강보험 내실화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의료계가 건강보험 강제지정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두 번 냈는데 전부 위헌으로 판결났다. 현재 상태에서 의료계가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계약에 실패한다면 자유시장 경제에 맡겨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의료계 스스로 사회적인 대혼란을 감당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법리적인 판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요소를 고려한다. 의협도 이 부분을 고려하면서 강제지정제 철폐를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국민에 대한 입장은 거의 언급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재인 케어는 진료비 정상화와 수가 체제 정상화를 위해 재정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제도다. 건강보험료는 매년 인상되고 있다. 여기서 보험료를 더 늘리려면 국민에 대한 보험혜택을 늘려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재정 투입이 이뤄지려면 건강보험 보장성 역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보장성 강화를 하려면 현재처럼 국민이 부담하거나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만 생각해선 안 된다. 국민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건강보험 재정이 늘어나야 가능하다.

다시 말하지만 '더 뉴 건강보험'은 정부에 건강보험 재정을 늘리라고 요구한 것이다. 수가 인상과 함께 보장성 강화도 가능하다."
 
-앞으로 수가 인상을 위해 국민 설득도 할 것인가.
 
"의료계가 수가 인상에 대해 국민들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수 없다. 합리적인 주장을 하려면 정부에 재정투입을 요구하고 수가 정상화를 하면서 보험혜택을 늘리고 심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데 있다. 재정 투입으로 의료계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무조건 수가 인상을 하자고 하면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의료계가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를 달성할 수 있을 때 수가 인상을 실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 5년 단위의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세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계 스스로 건강보험 재정 문제에 대해 원론적이면서도 큰 개요만 정부에 건넨 것이다. 다만 국민도 이런 문제제기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계 일부는 건강보험 내실화 주장에 대해 자유시장 경제가 아닌 사회주의 의료를 하는 것처럼 보는 시각도 있다.   
 
"사회주의 의료에 대한 기본 개념 자체가 다르다. 사회주의 의료는 의대 양성, 교육, 수련, 병원 설립 등까지 모두 정부가 관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의사가 되기까지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은 채 기형적인 사회주의 의료를 하고 있다. 그렇게 말하는 의사들이 있다면 사회주의 의료에 대한 개념 자체를 잘못 받아들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에 재정 확대로 인해 수가 정상화와 심사체계 개편을 할 수 있다는 큰 틀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이런 큰 성과에 대해 의사들을 설득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본다."

-복지부와의 상견례장에서 이런 내용을 이야기한 것인가.
 
"복지부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간단한 설명만 했다. 복지부와 1시간 10분동안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복지부와 대화를 재개하면 투쟁은 한 발 물러서게 되는 것은 아닌가. 강한 투쟁을 원해서 지지해준 회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제 임기를 시작한지 11일밖에 되지 않았다. 투쟁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5월 20일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의사 집회인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도 앞두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탈퇴하고 수가협상에 불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협 상임이사회의 의견을 들어서 일단 수가협상에 참여한 다음 정부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했다.

이전의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를 하던 시절과 현재 의협회장 신분은 다르다. 의협회장은 13만명의 의사들을 위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상임이사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더 뉴 건강보험'은 보다 큰 성과를 위해 개요만 제시했을 뿐이다. 본인은 투쟁과 역사를 함께 해왔던 만큼 투쟁도 계속할 것이다. 의사 회원들은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