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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 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은 2초에 1명 사망

    결핵 및 호흡기학회 "미세먼지 심한 날 병원 찾는 환자 늘어.. 응급실 방문도↑"

    호흡기질환, 폐기능검사로 환자 조기 발견해 사회적 의료비용 줄여야

    기사입력시간 2018-05-16 13:13
    최종업데이트 2018-05-16 13:13

    사진 :  강원의대 호흡기내과 김우진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호흡기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는 경우 2초에 1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COPD로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용이 1조 4200억원에 달하고 있어 호흡기 건강의 예방이 중요해 보인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1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은둔의 살인자인 미세먼지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는 산불이나 화산재같은 자연현상에 의해서도 생성되지만, 자동차 배기가스나 사업장 연료에서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미세먼지는 이온화합물 등과 1,2차로 합성되면서 중금속이나 독성물질도 결합돼 초미세먼지를 구성하게 된다.
     
    지난 25년간 OECD 국가들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5um/m³로 낮아진 반면, 한국은 29um/m³로 오히려 높아졌다. OECD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세먼지가 호흡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한 강원의대 호흡기내과 김우진 교수는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는 폐기능을 떨어뜨리고, 폐기능 감소 속도를 높이며, 미세먼지에 민감한 COPD와 폐암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의 발병과 악화,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실제 연구에서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면 COPD 등 만성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병원 방문과 입원율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며 "미세먼지 수치가 높으면 다음날뿐 아니라 수일이 지날 때 까지도 환자가 늘어난다. 미세먼지가 이미 국민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 단기노출을 시간적 관점으로 파악했을 때, 미세먼지 농도가 괜찮다가도 하루가 높으면 며칠 간 영향이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것이 호흡기질환을 일으키고, 그 노출기간이 길수록 영향은 더 커진다. 어린이와 노인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폐기능이 저하하고 COPD가 발생한다”며 “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이다. 장기노출은 생활패턴에 따라 다를 수 있어 개인노출을 평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학회는 폐기능검사를 통해 COPD를 조기에 예방하거나 발견해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 입장에서의 COPD'에 대해 발표한 가톨릭의대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COPD는 전 세계적으로 약 2초에 한 명의 사망을 초래하며, 국내 환자 수는 340만명에 이르고 있다"며 "40세 이상 유병율은 인구의 약 13%이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 비율은 2.1%밖에 미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COPD는 조기발견이 잘 되지 않고, 중증환자가 많기 때문에 국내 대표적인 만성질환 가운데 1인당 연간 사회경제적 부담이 가장 높은 질환"이라며 "국내에서 COPD는 고혈압·당뇨병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고혈압·당뇨 환자들이 민감하게 혈압, 혈당을 측정하는 것과 달리 COPD 환자들은 표준 진단법인 폐기능검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2017년에 발표된 '국내 COPD 사회경제적 비용 조사' 결과, COPD 치료를 위해 연간 1조 4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사용했다. 국내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의 1인당 사회경제적 비용은 73만원, 당뇨병 137만원, 허혈성심질환 256만원, COPD 747만원이다.
     
    이 교수는 "COPD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고혈압의 10배, 당뇨병의 5배 이상이었다. COPD 중증도별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경증과 고도중증일 때 4.5배의 차이를 보였다"며 "COPD는 외래에서 효과적으로 진료가 된다면, 질병의 악화와 입원을 예방할 수 있지만, 악화되면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 또한 COPD는 국내 주요 10대 만성질환 질병 부담 5위인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COPD는 결핵과도 관련이 있고, 미세먼지와 높은 흡연율에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어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치료 환경이 필요하다"며 "다행히 1차 의료기관 등에 폐기능검사 기계가 많이 보급돼 인프라는 구축돼 있다.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 조기 진단하는 것이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호흡기 질환 조기발견체계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한 건국의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교수는 "폐는 한번 망가지고 나면 돌이킬 수 없어 조기 진단과 관리, 치료로 입원과 급성 악화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숨어있는 경증 COPD 환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학회가 추계한 60~70세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에서 폐기능검사를 시행할 때 소요되는 재정은 71억 9142만원이었다"며 "비용효과성을 보는 수치인 ICER의 경우 고혈압 검진보다 낮고, 당뇨병 검진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만큼 실효성이 높은 정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