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
단국대 최원철(한의사) 부총장이 개발한 한방 항암제 ‘넥시아(NEXIA)’의 효능 검증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과정에서 최 부총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충북의대 한정호 교수.
한 교수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교수직마저 잃게 된다.
그러자 한 교수를 구명하기 위해 의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는 26일 충북의대 한정호 교수에게 5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또 '넥시아'와 관련한 형사소송에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윤용선 회장은 "일차의료기관들이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어렵고, 이 때문에 협회도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지만 한정호 교수와 관련한 사안은 지식인으로서 양심의 문제이자 국민 건강을 위한 공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주지방법원은 지난 6일 한정호 교수가 넥시아와 관련한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거나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과 표현이 최원철 부총장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한 점이 인정된다며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한 교수는 넥시아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고가인 비급여 '항암제'라고 주장하는 만큼 엄격한 안전성, 유효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해 왔고, 일부 한약을 포함한 사이비 의료행위 척결에 앞장 서 왔다.
한 교수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15년 대한의사협회장 표창을 받았다.
이와 함께 2014년에는 호주행 국제선 여객기 안에서 심장마비 환자를 살려 다시 한 번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의원협회 송한승 수석부회장은 "의료계가 십시일반 돕는다면 한 교수가 끝까지 이 싸움을 이어가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면서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의료계 여러 단체들과 개인들의 관심과 지원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성금 전달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도 한정호 교수의 형사소송을 돕기 위해 변호사 선임비용 등으로 11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전의총은 한정호 교수를 구명하기 위해 온라인 서명을 받아 재판부에 무죄 탄원서를 제출하고, 소송비용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에 들어갔다.
전의총은 "한 교수는 오로지 국민 건강을 위해, 넥시아의 치료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면서 "이것이 형사상 죄가 된다면 어느 누가 국민 건강을 위해 사이비 치료를 근절하기 위해 앞장 서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총은 "한정호 교수의 의로운 행위를 제대로 살펴 재판부에서 부디 형사상 죄가 없음을 판결해 줄 것을 간곡히 탄원한다"고 호소했다.
한정호 교수 사건은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허용 요구, 최근 한의협 김필건 회장의 초음파 골밀도 측정 오진 사건 등과 맞물리면서 의사들의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