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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본 "간호사들 주사제 준비과정 재현, 시트로박터균 오염 가능성 충분"

    이대목동병원 사건 질본 증인신문…"사망원인 패혈증 맞고 유전자지문도 일치" 반박

    기사입력시간 2018-09-05 13:51
    최종업데이트 2018-09-05 18:36

    ▲주사제를 준비하는 7단계. 자료=의료진 변호인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법원에 출석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의 원인을 주사제 준비 과정에서 오염이라고 밝혔다. 이는 질본의 역학조사 결과보고서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질본은 올해 3월 공개한 역학조사 결과보고서에서 “의료진이 사망 환아에게 투여된 분주된 지질영양주사제에서 동일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 사망 환아 4명에서 동일한 유전자형·항생제내성형이 분리된 것은 주사제 준비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5일 오전 이대목동병원 사건의 두 번째 공판 기일에서 질본 역학조사관 이모 과장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번 사건의 피고인은 업무상과실치사혐의를 받고 있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7명(교수 3, 전공의 1, 수간호사, 간호사2)이다. 

    이 과장은 우선 간호사들의 주사제 준비 과정을 재현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오염 가능성을 짚었다. 이 과장은 “간호사들이 스모프리피드 주사제를 준비하고 이를 투여하기까지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이 있다. 어느 단계에서 오염된지 확인할 수 없지만, 오염이 일어난 것이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주사제 준비 장소에 원래 도면에 없던 싱크대가 있는데, 여기에 오염을 막는 장막 등을 설치하도록 교육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싱크대 위에 주사제를 거치하는 것도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손을 씻을 때는 손소독제를 쓴 다음 30초 정도 충분히 말리고 다음 행위를 해야 감염 위험이 없다고 했다. 

    스모프리피드는 몇 단계의 주사제 준비 과정을 거쳐서 투여된다. 사건 당일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분주를 했던 간호사 3명이 이 단계를 모두 재현했다. 스모프리피드에 수액을 연결하고 쓰리웨이(혈관접속용 장치와 약물 투여장치를 연결하는 기구)와 주사기를 연결하고 수액줄에 필터를 끼우는 과정 등이 이뤄진다. 

    이 과장은 “간호사 준비 과정에서 수액 라인 아랫부분이 바닥에 닿거나 수액 마개 부분의 가드를 치지 않고 마개를 그대로 노출되는 행위도 있었다. 쓰리웨이를 외부면이 닿도록 그대로 접촉면에 내려놓기도 했다”라고 했다. 이어 “혹시나 모를 감염 위험에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증인신문에서 나왔던 패혈증 쇼크 증상이 없었다는 것을 부인했다. 그는 “혈압이나 체온이 상승하는 등의 생체 증상이 있었다. 외부 전문가인 소아와 감염 전문가, 역학 전문가 등으로부터 종합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패혈증이 사망원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분주에 대해서는 반드시 다른 용기로 옮겨 담아서 분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외국 문헌을 검토한 결과, 분주를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미국 약전(USP797)을 보면 무균환경에서 분주를 하도록 했다. 또한 분주한 것은 12시간 이내에 사용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으로 분주 행위 자체가 감염유발을 일으킬 수 있고, 소포장 단위 생산을 장려한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트로박터균의 유전자 지문이 다르다는 변호인들의 주장도 반박했다. 이 과장은 “실험 방법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등장한다"라며 "이에 대한 근거는 논문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주사제 자체나 주사기구도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이 과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로트번호를 확인해 동시에 제조한 것을 모두 수거해서 조사했지만 이상이 없었다. 스모프리피드는 외국계 제약회사 생산 제품인데, 전 세계 공급체계에서도 이상이 없었다”라며 "서울경찰청은 수액세트와 쓰리웨이 무균 실험한 결과 음성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중심 정맥관 끝 부분에서 시트로박터균이 오염되지 않은 문제도 반박했다. 그는 “시트로박터균에 의해 오염된 스모프리피드가 중심정맥관의 통해서 들어간다. 중심 정맥관 팁에서 균이 확인되지 않은 데 대한 명확한 결과 해석은 제약사항이 너무 많았다”라고 했다. 

    그는 “중심정맥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액이 흐른다. 중심정맥관 팁에서 어떤 균이 집락화하는 상황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중심정맥관 팁을 수거해 확인했을 때는 (팁이)상당히 말라있는 상태였다. 균이 있다 하더라도 생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해당 주사제를 투여받은 5명 가운데 쌍둥이 환아 1명은 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생존했다. 이에 대해 다른 쌍둥이에 비해 좀 더 상태가 나은 것으로 의무기록상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상태) 차이가 일부 기여할 수도 있었다. 애시당초 해당 환아에 주사제가 투여되지 않고 오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어떤 행위에서의 오염이라는 것은 단정하지 못했다. 이 과장은 “각각의 조사내용에서 보면 모든 행위가 연속적으로 잘못됐다는 가정이 있다"라며 "과정 하나하나의 잘못을 알기는 어렵다. 당시 시간을 거슬러서 가지 않는 이상 문제가 있는 개별 행위를 설명하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의료진 변호인들이 그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