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한의사 면허, 의대와 한의대 교육을 일원화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 한의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일원화를 할 것인지 의료계 내부 컨센서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한국의대·의전원협회는 11일 '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일원화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보다 앞서 의사협회와 의학회는 지난달 23일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서 의료일원화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두 단체는 의료일원화 기본원칙으로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통합하되, 기존 의사와 한의사 면허자는 현 면허제도 유지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25년까지 일원화 완수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세부추진 원칙은 ▲의료일원화가 공동 선언되는 순간 한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 작업 착수 ▲의료일원화가 완료될 때까지 의사와 한의사는 업무영역 침범 중단 ▲향후 의료이원화 부활 논의 금지 등이다.
의대·의전원협회 신좌섭 전문위원장은 ‘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일원화 전망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의료일원화가 필요한 5가지 논거를 제시했다.
▲국민이 혼란스럽고,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병원, 한방병원 쇼핑 때문에 의료자원이 낭비되고 국민의료비가 증가한다 ▲약물상호작용에 의한 부작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측의 비방이 끊이지 않아 의료인의 이미지가 나빠진다 ▲의사인력을 적정 수 이상으로 배출할 우려가 있다.
그는 "의료일원화는 면허제도의 통합, 기성 의료인력의 활동범위 등 복잡한 난제를 안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의료일원화의 진입점으로 의학교육의 일원화가 거론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이 공존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의사와 한의사 상호경쟁체제다.
중국은 의대와 중의대 교육과정에 중서의학 관련 과목을 상호교육하고, 중의와 의사가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일본은 흡수통합체제로 정의할 수 있다.
한의대나 한의사제도가 없지만 의학 및 약학교육과정에서 한방 관련 과목을 교육하는 등 여러 형태의 한의학 관련 교육을 지친 후 의학을 주로 하되 한방 의료를 활용하고 있다는 게 신좌섭 전문위원장의 설명이다.
의학교육 일원화에 대한 기존 논의를 보면 2002년 문옥륜 교수는 통합의학을 목표로 3가지 모형을 제시했다.
첫 번째 모형은 점진적 일원화다.
1단계에 협진체제를 구축한 다음 2단계로 양한방 결합의를 생산하고, 3단계로 양한방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제3의학을 창출하자는 안이다.
두 번째 모형은 의대와 한의대를 의대로 통합해 의대 안에 의학과와 한의과대를 두고 본과 1학년까지 양한방 협진을 포함한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본과 2학년부터 의학과와 한의학과를 분리한다는 것이다.
전공의 과정도 의학과와 한의학과를 분리해 운영하되 상당기간 경과후 제3의학과로 통합하자는 이원적 일원화 방안이다.
세 번째 모형은 삼원적 일원화로, 기존 의대와 한의대는 유지시키되 통합의학과(의학과 한방 비율을 7:3 혹은 8:2)를 신설해 동서결합의를 양산하자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흡수통합론이다.
의사들은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일부 한의학을 필요에 따라 받아들여 흡수통합하자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좌섭 위원장은 "이렇게 하면 의료일원화 경로는 한의대를 폐지하고, 의학을 하는 사람들이 한의학을 과학화하면 돼 아주 간단하다"면서 "물론 이런 방식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의대에서는 한의학을, 한의대에서는 의학을 가르쳐 양측의 교육과정을 통일하는 접근방법도 제안된 바 있다.
오희철(2002년) 등은 한의대에서 서양의학적 교육의 약 75%를 이미 가르치고 있는 만큼 약 1년간 더 교육하면 의대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거의 포함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의대에서 강의하지 않는 한의학적 내용을 1년 6개월간 교육하면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거의 다 포함할 수 있다.
여기에다 각각 1년씩 임상실습이 더 필요하다고 가정할 때 한의대생들은 2년, 의대생들은 2년 6개월간 상대편에서 추가교육을 받으면 의대와 한의대를 모두 수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학교육 기간을 늘려 의대, 한의대 졸업생이 의학과 한의학을 모두 감당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식이다.
"의료일원화 첫번째 과제는 한의학 표준화"
신좌섭 위원장은 교육일원화를 위한 첫 번째 난제로 한의학의 표준화를 꼽았다.
의학은 전 세계적으로 단일한 과학으로서 아프리카든 미국이든 동일하다.
그러나 한의학은 한국 안에서도 여러 계열이 존재하며, 원리나 시술이 표준화되지 않은 영역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신좌섭 위원장은 "한의대에서 문제바탕학습이나 수기시험(OSCE), 진료시험(CPX)을 도입하기가 어려운 것은 이처럼 진단, 치료적 접근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의학교육 일원화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표준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의학교육 기간을 늘리는 방안 역시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없다.
그는 "통합된 의학교육을 거친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갖춰야 할 역량을 개발하는 일에 당장 착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순전히 감으로 말하자면 역량개발에만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좌섭 위원장은 "의료일원화를 시도한다면 의료계, 한의계와 함께 정부, 국민 등 중재자가 참여해 일원화 방향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사협회 이혜연(연세의대) 학술이사에 따르면 의료일원화에 대해 의사, 한의사들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의사협회가 2013년 의사 1229명을 대상으로 의료일원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 47.1%, 반대 43.9%, 기타 9%였다.
반면 2012년 한의사협회가 한의사 13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의료통합 찬성 62.7%, 보통 17.3%, 반대 19.6%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은 "한방이 어떤 것인지는 50년 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50년 뒤 우리 후배, 자식들에게 오늘과 같은 토론을 똑같이 물려줄 것인가, 무언가를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 해결해야 하는 주체는 뭔가 내놓아야 한다. 지금 내가 손해 보기 싫으니까 아무 것도 하지 말자고 할 수도 있지만 손해 보지만 앞날을 위해 무언가를 하자고 할 수 있다"면서 "추무진 회장의 고민이 많은데 (의료일원화 논의를) 주저앉힐 것인지, 나서게 할 것인지 우리가 결정해 주자"고 제안했다.
의료계, 한의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일원화를 할 것인지 의료계 내부 컨센서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한국의대·의전원협회는 11일 '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일원화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보다 앞서 의사협회와 의학회는 지난달 23일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서 의료일원화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두 단체는 의료일원화 기본원칙으로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통합하되, 기존 의사와 한의사 면허자는 현 면허제도 유지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25년까지 일원화 완수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세부추진 원칙은 ▲의료일원화가 공동 선언되는 순간 한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 작업 착수 ▲의료일원화가 완료될 때까지 의사와 한의사는 업무영역 침범 중단 ▲향후 의료이원화 부활 논의 금지 등이다.
의대·의전원협회 신좌섭 전문위원장은 ‘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일원화 전망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의료일원화가 필요한 5가지 논거를 제시했다.
▲국민이 혼란스럽고,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병원, 한방병원 쇼핑 때문에 의료자원이 낭비되고 국민의료비가 증가한다 ▲약물상호작용에 의한 부작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측의 비방이 끊이지 않아 의료인의 이미지가 나빠진다 ▲의사인력을 적정 수 이상으로 배출할 우려가 있다.
그는 "의료일원화는 면허제도의 통합, 기성 의료인력의 활동범위 등 복잡한 난제를 안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의료일원화의 진입점으로 의학교육의 일원화가 거론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이 공존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의사와 한의사 상호경쟁체제다.
중국은 의대와 중의대 교육과정에 중서의학 관련 과목을 상호교육하고, 중의와 의사가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일본은 흡수통합체제로 정의할 수 있다.
한의대나 한의사제도가 없지만 의학 및 약학교육과정에서 한방 관련 과목을 교육하는 등 여러 형태의 한의학 관련 교육을 지친 후 의학을 주로 하되 한방 의료를 활용하고 있다는 게 신좌섭 전문위원장의 설명이다.
의학교육 일원화에 대한 기존 논의를 보면 2002년 문옥륜 교수는 통합의학을 목표로 3가지 모형을 제시했다.
첫 번째 모형은 점진적 일원화다.
1단계에 협진체제를 구축한 다음 2단계로 양한방 결합의를 생산하고, 3단계로 양한방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제3의학을 창출하자는 안이다.
두 번째 모형은 의대와 한의대를 의대로 통합해 의대 안에 의학과와 한의과대를 두고 본과 1학년까지 양한방 협진을 포함한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본과 2학년부터 의학과와 한의학과를 분리한다는 것이다.
전공의 과정도 의학과와 한의학과를 분리해 운영하되 상당기간 경과후 제3의학과로 통합하자는 이원적 일원화 방안이다.
세 번째 모형은 삼원적 일원화로, 기존 의대와 한의대는 유지시키되 통합의학과(의학과 한방 비율을 7:3 혹은 8:2)를 신설해 동서결합의를 양산하자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흡수통합론이다.
의사들은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일부 한의학을 필요에 따라 받아들여 흡수통합하자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좌섭 위원장은 "이렇게 하면 의료일원화 경로는 한의대를 폐지하고, 의학을 하는 사람들이 한의학을 과학화하면 돼 아주 간단하다"면서 "물론 이런 방식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의대에서는 한의학을, 한의대에서는 의학을 가르쳐 양측의 교육과정을 통일하는 접근방법도 제안된 바 있다.
오희철(2002년) 등은 한의대에서 서양의학적 교육의 약 75%를 이미 가르치고 있는 만큼 약 1년간 더 교육하면 의대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거의 포함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의대에서 강의하지 않는 한의학적 내용을 1년 6개월간 교육하면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거의 다 포함할 수 있다.
여기에다 각각 1년씩 임상실습이 더 필요하다고 가정할 때 한의대생들은 2년, 의대생들은 2년 6개월간 상대편에서 추가교육을 받으면 의대와 한의대를 모두 수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학교육 기간을 늘려 의대, 한의대 졸업생이 의학과 한의학을 모두 감당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식이다.
"의료일원화 첫번째 과제는 한의학 표준화"
신좌섭 위원장은 교육일원화를 위한 첫 번째 난제로 한의학의 표준화를 꼽았다.
의학은 전 세계적으로 단일한 과학으로서 아프리카든 미국이든 동일하다.
그러나 한의학은 한국 안에서도 여러 계열이 존재하며, 원리나 시술이 표준화되지 않은 영역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신좌섭 위원장은 "한의대에서 문제바탕학습이나 수기시험(OSCE), 진료시험(CPX)을 도입하기가 어려운 것은 이처럼 진단, 치료적 접근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의학교육 일원화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표준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의학교육 기간을 늘리는 방안 역시 현실적으로 고려할 수 없다.
그는 "통합된 의학교육을 거친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갖춰야 할 역량을 개발하는 일에 당장 착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순전히 감으로 말하자면 역량개발에만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좌섭 위원장은 "의료일원화를 시도한다면 의료계, 한의계와 함께 정부, 국민 등 중재자가 참여해 일원화 방향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사협회 이혜연(연세의대) 학술이사에 따르면 의료일원화에 대해 의사, 한의사들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의사협회가 2013년 의사 1229명을 대상으로 의료일원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 47.1%, 반대 43.9%, 기타 9%였다.
반면 2012년 한의사협회가 한의사 13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의료통합 찬성 62.7%, 보통 17.3%, 반대 19.6%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은 "한방이 어떤 것인지는 50년 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50년 뒤 우리 후배, 자식들에게 오늘과 같은 토론을 똑같이 물려줄 것인가, 무언가를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 해결해야 하는 주체는 뭔가 내놓아야 한다. 지금 내가 손해 보기 싫으니까 아무 것도 하지 말자고 할 수도 있지만 손해 보지만 앞날을 위해 무언가를 하자고 할 수 있다"면서 "추무진 회장의 고민이 많은데 (의료일원화 논의를) 주저앉힐 것인지, 나서게 할 것인지 우리가 결정해 주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