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의료인이 강력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의사 면허 취소 처분 여부에 대해 내부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료인의 면허를 제재하는 의료법개정안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의료인의 면허가 타 전문 직종에 비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전문직종들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그러나 의사만 제외돼 있다. 이는 명백한 특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뜻을 펼치겠다"며 간접적으로 동의를 표했다.
대전협은 의료인들에 대한 대외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의료계 내부 자정작용 차원에서 이번 설문조사를 계획했다. 이번 계획은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가 먼저 대전협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체적 논의를 위해 대전협 한재민 회장과 아산병원 전공의 관계자, 서연주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 아산병원에서 회의를 진행, 의사들이 직접 나서 의료인 강력 범죄를 줄일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재민 회장은 "의사들의 강력범죄에 대한 면허취소를 통해 의료계가 스스로 자정하자는 의견을 전공의들 사이에서 조사할 예정"이라며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계가 먼저 나서 자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다만 어느 범죄까지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등 추가적인 논의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설문조사와 향후 논의를 통해 중범죄 의료인의 면허취소 필요성과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연주 전 부회장은 "전임 집행부에서 관련 회무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 논의에 함께 참여하게 됐다"며 “회무의 연속성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재민 회장의 이번 회무 움직임은 소위 빅5병원 전공의와 이전 대전협 집행부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회장은 "이번 논의는 새로운 집행부가 빅5 병원에 먼저 손을 내밀고 같이 나아가자는 시그널로 봐도 무방하다"며 "집행부는 앞으로도 이런 노력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대내외적인 결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행부의 가장 첫 번째 가치는 모든 전공의가 발걸음을 맞추는 것이다"라며 "빅5병원 전공의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동일하다. 향후 갈등요소를 어떻게 풀어갈지 추가적인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