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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중인 의사 폭행해도 집행유예

    때린 환자보다 솜방망이 처벌이 더 밉다

    기사입력시간 2016-04-21 06:24
    최종업데이트 2016-04-21 07:59




    진료중인 의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응급환자 진료를 수차례 방해했음에도 불과하고 법원은 집행정지를 선고하는데 그쳤다.
     

    춘천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의료법 위반,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화천의료원 응급실에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방문했다.
     
    A씨는 당시 응급실에서 근무중이던 공중보건의 C씨에게 대뜸 "너, 나 몰라? 내가 원래 맞는 주사 있으니까 그거 빨리 놓아라. 어린놈의 새끼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러냐. 니 애비여도 이렇게 치료할거냐"고 소리쳤다.
     
    또 A씨는 C씨가 응급환자인 골절환자를 진료하려고 하자 욕설을 하며 "내가 응급환자인데 왜 저 사람부터 치료 하냐"고 폭언을 퍼붓고 때릴 듯한 자세로 위협했다.
     
    A씨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달 사이에 총 3회에 걸쳐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을 폭행하거나 협박, 위력을 가했고, 의료용 기물을 손상하는가 하면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
     
    응급의료법 제12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수차례 응급의료법을 위반해 응급환자를 진료중인 의료진을 폭행하거나 협박 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대했다.
     
    춘천지법은 "병원 응급실은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숙하고, 편안한 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이를 훼손할 경우 그 피해와 위험성이 커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법원은 "A씨가 응급실에서 공보의와 간호사에게 문신을 보여주며, 폭언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움으로써 의료진뿐 아니라 응급환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혀 죄질이 좋지 않고, 폭력전과가 수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우울증과 충동조절장애로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허리의 고통이 극심한 상태였으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정상을 참작,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의사가 엘리베이트 안에서 환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해 동두천중앙성모병원은 당직 의사가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사직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응급실 운영을 포기하겠다고 보건소에 신고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법원은 가해자에게 벌급형 판결을 내려 반발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