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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의사들이 시위를 하지 않는 이유…정부는 합리적인 의료수가 보상, 환자는 의사 신뢰

일반의 연봉 평균 30만 호주달러...호주에서 의사되려면 잡오퍼와 검증 과정 통과가 관건

기사입력시간 18-03-26 12:30
최종업데이트 18-03-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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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택 호주 마이헬스 메디컬센터 원장 특별 인터뷰
호주 한국 의사 40~50명 수준…절차상 수개월에서 2년까지 소요돼 난항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호주에서 의사를 하려면 의사 면허시험을 보고 나서 잡오퍼(Job Offer)를 받고 수개월에서 2년에 이르는 등록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한국 의사들이 호주 의사면허 시험을 합격하더라도 실질적인 의사 생활을 하기까지 정보가 부족하고 걸리는 시간이 많아 지레 포기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는 국가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를 운영한다. 호주 정부는 의사들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고 합리적인 의료수가를 보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은 의사를 신뢰한다. 이에 따라 호주 의사들의 직업 만족도는 높다. 호주 의사들은 한국 의사들처럼 정부 정책에 반대해 대규모 시위를 갖는 일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의사들 스스로 치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낭비 요소를 줄인다. 
 
이같은 내용은 호주 마이헬스 메디컬센터 원장이자 의사포털 메디게이트 ‘지구醫(지구의)’ 코너에서 온라인 상담을 해주는 이영택 가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소개됐다. 지구醫는 한국이 아닌 국외에서 의사생활을 하는 의사를 말한다. 그는 호주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젊은 의사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이달 18일 '호주에서 의사 되기'를 주제로' 지구醫' 특별 강연을 가졌다. 그의 강연과 추가 인터뷰를 토대로 호주 의사의 장점과 호주에서 의사되는 방법을 들어봤다.

2016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의료비 지출 규모를 보면 한국이 7.7%이며 호주는 호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9.0%에 근접한 9.6%를 기록했다. 국민 1인당 경상의료비는 호주(4708달러)가 한국(2729달러) 보다 1.5배 이상 높다. 호주는 인구 1000명당 의사와 간호사수도 한국보다 많다. 반면 한국은 호주에 비해 환자 1인당 연간진료 건수와 병원 재원일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1인당 연간 진료횟수는 한국(7140건)이 호주(1295건)에 비해 무려 5배가 넘었다. 
 
한편, 메디게이트뉴스와 메디게이트는 지난 18일 제34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기간 중 '지구醫'를 포함해 '딴짓하는 의사들', '유전체와 정밀의료의 미래' 등 3가지 세션으로 의사와 의대생을 위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호주 의사 생활한지 벌써 8년, 사립병원 두 곳에서 진료 중
 

-한국에 방문한 것을 환영한다. 한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다가 처음에 어떻게 호주에 가게 됐나.
ㅌ▲이영택 호주 마이헬스 메디컬센터 원장 
"처음에는 호주에 MBA를 공부하러 가려고 했다. 한국에서 병원을 설립할 계획이 있었다. 그래서 병원 경영을 공부해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영주권을 받으려고 알아봤다. 영주권을 받으면 세금이나 보험 혜택 등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영주권을 받고 호주로 이주한 뒤 아내가 먼저 호주에서 아예 취업을 하게 됐다. 이후 호주 의사면서 시험을 준비하고 아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막상 호주에 건너가니 호주에서 의사를 할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었다. 1980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호주에서 의사가 된 한국 의사는 20여명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 의사라고 하더라도 교포 2세들이 많았던 탓이다. 본인은 2005년부터 호주 의사면허를 알아보기 시작해 2010년부터 정식으로 호주 의사로 일하게 됐다.

호주에서 의사되는 과정은 상당히 까다롭다. 시험을 치르는 것이 끝이 아니었다. 의사면허 시험을 치른 다음에 잡오퍼를 받았다. 인턴부터 가정의학과 전문의까지 트레이닝을 다시 받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우리나라에 없는 일종의 주치의 개념이다. 환자를 진료하고 이상이 있으면 다른 병원으로 의뢰를 보낸다. 지난 8년동안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5~6군데에서 일했다. 그 중 현재 두 곳의 민간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호주는 의료비를 국가가 부담하는 형태인가. 호주의 보험제도에 대해 소개해달라.
 
"호주는 의료비를 국가에서 부담하는 메디케어(Medicare) 제도를 운영한다. 그래서 공공병원을 이용하면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은 없다. 공공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를 맡는 대학병원이자 수련병원으로 이해하면 된다. 공공병원은 교과서적인 치료를 하고 환자 안전(Patient Safety)에 각별히 유의한다. 민간병원은 당직의사나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 전문의) 몇 명만 24시간 상주하는데, 공공병원은 레지던트 등을 포함해 100여명이 상주한다. 이에 따라 민간병원 환자가 이상이 생기면 공공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한다. 

하지만 환자가 공공병원에 방문하면 의사를 선택할 권한은 없다. 응급 상황이 아닐 경우라면 대기하는 일도 많다. 백내장 수술처럼 응급 상황이 아닐 때는 6개월 이상 기다리기도 한다. 환자 본인이 원하는 의사를 선택하고 싶거나 조금 더 빨리 진료를 받고 싶다면 민간병원에 가야 한다.  민간병원에서도 보험에 등재된 치료는 메디케어에서 해당 수가만큼 전부 보상한다. 나머지 추가되는 비용은 보험회사와의 계약에 따라 보험회사와 환자가 부담한다.
 
호주에서는 의사가 아니어도 민간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 민간병원은 다양한 형태의 기업형 병원이 대부분이다. 한국처럼 의사 개인이 자영업 형태로 병원을 운영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피고용인(employee)의 개념으로 일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의사는 요일이나 시간을 쪼개 여러 곳의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자영업 개념의 개인 병의원이 없거나 의사가 여러 곳에서 일하는 것이 한국과 많이 달라 보인다.
 
"대부분의 의사는 진료 시설을 갖춘 병의원 시설을 사용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의사는 그 병원에 몸만 들어가서 일하면 된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고 입원시킨다. 약물 투여를 하거나 검사를 한다. 공공병원 의사라면 해당 병원에 환자를 입원시킬 권한을 갖는다. 민간병원 의사도 스스로 그 시설을 직접 갖출 필요는 없고 치료만 하면 된다. 모든 병원 시설을 한국처럼 준비하는 순수한 자영업자는 없다고 보면 된다.

호주 시스템은 시설관리나 행정은 병원에 맡기고 진료만 할 수 있어서 편하다. 입원실이 있고 간호사가 있는 환경의 사용료를 내는 개념이다. 수입에서 20~40%를 병원에 주고 나머지 60~80%를 의사 몫으로 가져간다."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차이는 무엇인가. 호주에서도 국가보험 외에 민간보험도 활용하고 있나. 
 
"얼마 전 환자 한 명이 편도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해서 민간병원 이비인후과로 의뢰를 보냈다. 해당 환자는 700만~800만원의 진료비를 부담했다. 물론 이 환자는 메디케어를 가지고 있어서 공공병원에서 무료로 수술을 할 수 있다. 대신 환자는 원하는 의사를 선택하지 못하고 수술날짜도 선택하지 못한다. 환자 가족은 빨리 수술 받기를 원해서 민간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비용은 따로 부담했다.
 
공공병원은 진료의 우선 순위에 따라 진료를 한다. 생명과 관계되는 것들은 신속하게 치료하지만, 그렇지 않은 진료는 대기를 하는 일이 많다. 만약 환자가 수술을 빨리 받고 싶거나 유명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싶다면 공공이 아닌 민간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호주는 국가보험 체계를 갖추면서도 민간보험 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진료비의 결정은 의사와 환자의 계약 관계로 이뤄지고, 정부가 강제로 의료비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메디케어에서 보장하는 5분 이상 20분 이내의 진찰료는 37호주달러(약3만원)다. 하지만 의사별로 70호주달러(약5만8000원)를 받기도 한다. 전문의라면 100~200호주달러를 받기도 한다. 진찰료 등 의료비를 의사가 마음대로 산정할 수 있다. 이 때 메디케어는 정해진 37호주달러를 책임지고 진료비와 메디케어 수가의 차액 33호주달러 이상은 환자가 부담하거나 민간보험에서 지불한다.  

즉 환자는 진료를 받은 다음 자신의 진료비를 지불한 영수증으로 메디케어와 민간 보험회사에 청구한다. 의사와 보험회사 간 논쟁이 생길 일이 별로 없다."
 
호주에서 의사하면 연구와 교육, 다양한 수련 가능
 
-호주에서 일하는 한국 의사는 얼마나 되나. 
 

"호주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의사가 그리 많지는 않다. 정확한 통계는 호주 의사면허 취득기관 AMC(Australian Medical Council)와 호주의료인등록국 AHPRA(Australian Health Practitioner Regulation Agency)를 통해 알 수 있으나, 대략 40~50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의사는 한국과 호주, 양쪽에서 진료하고 생활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주의 의사 면허 취득 과정은 의사면허 시험에 원서를 내고 시험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앞서 말한 대로 호주는 잡오퍼(Job Offer)를 받아서 직장을 등록하는 게 의사가 되는 첫 번째 단계다. 그래야 인증을 받고 의사 면허가 나온다. 한국 의사들은 여기서 경험이 별로 없고 정보를 별로 갖고 있지 않다. 호주 병원은 의사를 채용할 때 경력과 상황을 고려해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친다. 일했던 병원이나 정부기관 등을 상대로 해당 의사에 대한 크로스체크(이중검증)를 한다.

호주는 한국과 달리 전 세계 의사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상당히 엄격한 검증을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검증 시간이 1~2년까지도 소요된다. 한국 의사들은 이 과정을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잡오퍼를 받더라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사 등록이 쉽게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한국과 면허 등록 시스템 자체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호주 의사 되기는 한국에서의 의사 국가고시와 의사면허 발급 이후 취업 과정을 생각하고 준비하면 안 된다."

-호주에서 의사 생활을 할 때 어떤 점들이 좋은가. 
 
"한국은 의대 교수가 되지 않는 이상 연구를 하기가 어렵다. 호주는 개원을 하면서도 연구를 할 수 있고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다. 여의사라면 결혼하고 육아를 하면서 의사생활을 하기가 힘들다. 호주에서는 3일 일하고 3일 쉬거나,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하고 이후에는 육아가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의사는 전화로 환자를 문진하고,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안내하는 일도 할 수 있다. 한번에 여러 곳의 병원에서 일할 수도 있다. 
 
호주는 수련의 선택 폭이 넓고 다른 진료과의 수련을 하는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수련의가 전공을 수련받다가 다른 진료과로 전과도 가능하다. 가정의학과 의사가 6개월에서 3년간 마취과나 외과 또는 피부과 수련 등을 할 수 있다. 안과 수련중 가정의학과 수련을 받고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하기도 한다. 정부가 모든 수련을 책임지고 비용을 지원한다. 수련은 병원 단위가 아니라 진료과 단위로 모집한다. 그러다 보니 전공의는 다양한 병원에서 일할 수 있다. 교육 기관이나 교육해주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병원 이동도 가능하다. 
 
특히 한국과 다르게 호주는 환자들의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환자는 의사의 조언을 잘 따른다. 환자 스스로 의사의 조언이 자신의 일상에 지장을 받는다면 정부에 보상을 청구하기도 한다.

대신 의사 스스로도 치료에 상당히 엄격한 과정을 거친다. 치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동료 평가제도(Peer Review)를 실시한다. 일종의 의료사고 배상책임 보험 가입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의 과실이 아닌 경우 정부가 의료사고의 모든 부분을 책임진다. 정부는 의사들의 정책에 귀 기울인다. 의사들도 낭비가 될만한 치료나 스탠더드(표준)에 맞지 않는 치료는 주의한다. 호주의 의료시스템은 매우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호주에서 의사를 하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호주는 한국과 다른 의료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관련된 홈페이지를 읽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 호주에서 의사가 되길 원하더라도 호주의 의료시스템이 너무 다양한 단어로 표현되고 있어서 힘들어 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한국 의사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호주는 의사면허에 합격하고 바로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국은 의사면허 시험에 합격하면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의사 면허증이 나온다. 이를 가지고 병의원에 취업을 하거나 개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호주는 시험에 통과한 이후부터가 진짜다. 잡오퍼를 받고 검증을 거쳐 의사로 등록하는 과정이 수개월에서 2년도 소요된다. 이 과정이 빠진다면 의사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한국 의사들이 이런 호주의 보편적인 시스템을 잘 몰라서 많은 질문을 받는다."
 
-현재 의대생이 호주 의사를 준비한다면 기회가 많이 열려 있을까.
▲이영택 호주 마이헬스 메디컬센터 원장 

"호주는 7~8년 전부터 의대 졸업생이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공공병원에서 의사를 수련시키고 있는데 수련을 받을 수 있는 자리는 한정돼있다. 호주 현지 의대생들의 경쟁이 생기면서 외국 의사들이 수련 받을 수 있는 기회(Junior Doctor)도 줄었다.
 
전문의를 원하는 의대생은 졸업하면 인턴 1년을 마치고 나서 레지던트를 시작한다. 한국의 레지던트는 호주에서는 '레지스트라'라고 부른다. 인턴과 레지던트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인턴은 수퍼바이저(수련 담당 전문의) 없이는 환자에게 약물 처방을 하지 못한다.

만일 한국에서 전문의를 취득한 의사가 호주에서도 전문의를 원한다면 한국에서의 수련 경력 일부를 호주 경력으로 인정받고 나머지 수련을 호주에서 받아야 한다. 하지만 트레이닝 자리가 없는 것이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꼭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한국 의사들은 일종의 주치의인 GP(General Practitioner)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다.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차의료를 맡는 것이다. 
 
대신 호주 의사의 수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GP의 평균 수입이 약 30만 호주달러(2억5000만원)다. 전문의는 이보다 10만~20만달러 정도 더 많이 받는다. 여기서 병원의 시설, 인력 사용료 등을 30%를 빼야 한다. 이렇게 되면 20만 호주달러 가량 나온다. 하지만 의료수가가 충분하다 보니 연봉이 적절히 책정돼 있다고 본다."

-외국의사가 일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건강보험법 19AA조항에 의해서 외국 의사는 일을 할 때 별도의 전문의가 없어도 메디케어 청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영주권을 따면 이 특혜를 받을 수 없다. 영주권을 딸 때 유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법 19AB조항을 보면 외국 의사는 10년동안 메디케어를 제한한다는 법이 있다. 하지만 면제 조건이 있다. 의사가 부족한 지역(DWS, District of workforce shortage)에서 근무하는 조건이다. 많이들 알고 있는 시골 지역에서 일하면 된다는 조건이다. 또한 모든 시험을 통과 하지 않고도 의사 등록을 할수 있는 의사가 필요한 지역(AON, Area of Need)도 있다. 여기서는 실기시험을 따로 보지 않고 필기 시험만으로도 일할 수 있다.
 
호주 의사 구인구직 광고 사이트(https://www.seek.com.au/)를 보면 구인광고가 1000건 이상이 있다. 외국 의사를 찾는 광고도 많다. 한국 의사들은 필기시험은 정말 잘 준비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인식하길 바란다."
  
호주 의사들은 시위 거의 없어...적정수가 보상 대신 의사들도 낭비요소 줄여 
 
-한국 의사들은 지난해 12월 10일에 이어 올해 3월 18일 문재인 케어 반대와 적정수가 보상을 위한 시위를 열었다. 이후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에 강경한 투쟁을 내세우는 최대집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정부가 원가 보전이 되지 않은 수가 산정을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제대로 된 수가 산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의사들도 본질에서 벗어난 치료를 많이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서로 비정상적인 의료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누가 먼저 제대로 된 시스템을 위해 발을 내딛는지가 중요해 보인다. 정부는 의사들에 먼저 해달라고 말하고, 의사들은 정부 스스로 의료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호주는 매우 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충분한 수가 산정을 해주는 대신 의사들도 낭비 요소에 주의한다. 또한 한국은 건강의 책임을 환자 스스로 져야 하지만 호주는 국가가 책임지는 것으로 돼있다. 만약 의료사고로 소송에 휘말린다면 정부가 환자와 소통을 하고, 의사는 필요한 내용만 전달하면 된다. 

호주는 보통 15분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료를 한다. 처음 방문한 환자라면 20~30분간의 시간을 할애한다. 현재 하루에 8시간 진료하면서 환자 25명을 진료하곤 한다. 한국처럼 환자를 한꺼번에 많이 진료하지 않는다. 만약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다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배운대로 진료하지 못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진료했을 것이다.

호주는 근로기준법인 주당 40시간을 준수하려고 애쓴다. 이를 초과하면 해당 의사가 초과 노동을 하는 데다, 정부나 병원은 그만큼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되기 때문이다. 호주는 인력이나 재료비 등의 비용을 충분히 부담한다."

-정부가 잘못된 의료제도를 강행할 경우 호주 의사들은 투쟁을 하지 않나. 

"일단 정부는 의사들로부터 제안받은 제안을 가급적 수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호주와 한국이 다른 것은 의료 행정과 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있어 보인다. 만약 정부가 잘못된 의료제도를 시행한다면 의사들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선거로 말한다. 메디케어가 주축이다 보니 선거의 주요 공약에 의료가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호주 정부는 혈액검사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혈액검사에 일부 본인부담금을 내게 하자는 정책을 내놨다. 의사들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건강 이상을 발견하기 어렵고 환자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더 큰 의료비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의사들은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주장을 국민에게 전달한다. 의사들 스스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실상을 알려 주장을 관철시킨다. 이런 의사들의 활동은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해당 제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폐지됐다."
 
-앞으로 호주에서의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가.
 

"장기적으로 호주에서 병원 설립을 해보고 싶다. 지금도 병원을 공동 운영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한국 의사들의 풍부한 경험과 호주의 시스템을 융합한 병원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호주는 한국과 다르게 병원에 대한 투자가 열려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병원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가 굉장히 많다. 보건의료의 일차적인 책임을 정부가 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인 환자의 질병 예방을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의 관리를 하고 검사를 받도록 하는 '케어플랜'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호주는 말로만 제도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의사들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의사가 각종 정부 제도를 잘 활용하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앞으로도 호주 현지 환자들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이영택 원장의 '호주 의사 되기' 강연에 의사와 의대생 150여명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