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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나이가 든 것이 피부암인 흑색종 환자에게 나쁜 예후일까?

    [칼럼] 배진건 배진(培進) 바이오사이언스 대표·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기사입력시간 2019-08-30 06:35
    최종업데이트 2019-09-02 09:48

    자료=Cancer Discovery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람은 모두 노화(aging)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노화는 시간경과에 따른 자연적 현상으로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변화를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부위가 피부노화다. 피부는 여러 가지 생리기능을 가진 보호막이면서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미용적 호감을 얻는데 중요한 기관이기도 하다. 노화된 피부는 외견상 보이는 변화와 함께 여러 가지 피부의 기능적 장애를 동반하고 있다.

    노화에 따라 인체의 생리학적 기능이 감소하고 유병과 사망 확률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노화과정이 반드시 노인성 질환과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노화 정도에 따라 질환 발병률이 증가한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암은 어떠한가? 특별히 피부암 흑색종(melanoma)은 나이가 예후지표(prognostic indicator)이며 또한 부정적인 질병 인자다. 쉽게 말하면 나이든 사람이 피부암에 걸리면 진행이 빠르고 생존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노화가 암 진행(tumor progression)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피부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햇빛 노출 등으로 진피층 세포외 기질(Dermal Extracellular matrix, ECM)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collagen)과 히알루론산(HA, Hyaluronic acid)의 함량과 섬유아세포(fibroblast)의 수가 감소되며 이러한 성분과 세포수의 감소 결과, 주름이 발생하고 탄력이 떨어져 처지기도 한다.

    펜실베니아대학교(UPenn) Ashani Weeraratna 박사 연구팀은 나이가 들면서 피부노화에 따른 작은 생리적 변화가 어떻게 멜라노마 전이(metastasis)와 면역 여과(immune infiltration)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두 논문을 발표했다.

    ECM은 세포 외 공간을 채우고 있는 기질조직으로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고분자성분(structural components)으로 이뤄져 있다. ECM은 주로 동물의 구조적 기능을 담당하며, 세포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노화와 질병으로 퇴행화, 손상된 조직의 재생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첫 논문은 ECM변화가 멜라노마 전이에 미치는 영향을 45세 이전과 55세 이후의 '나이든' 두 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다. 먼저 건강한 사람 두 그룹에서 얻은 섬유아세포를 비교했을 때 ECM이 달랐다.

    '젊은' 섬유아세포는 CDM(Cell-derived matrix)이 촘촘히 잘 cross-linked 됐고 '나이든' 섬유아세포는 촘촘하지 않고 그저 줄이 맞았다. 사람 ECM의 '젊음'과 '나이듦'의 차이는 쥐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ECM 내 섬유아세포가 더 이상 성장과 증식을 하지 않음으로써 결합조직 성분들의 함량이 감소, 세포와 세포 간 결합이 느슨해진 것이다. 두 그룹의 섬유아세포에서 분비된 물질에서 차이는 Hyaluronan proteoglycan link protein1(HAPLN1)이라고 이름 지어진 단백질 함량의 차이였다.

    연구팀이 rHAPLN1 단백질을 '나이든' 섬유아세포나 나이든 쥐 표피에 집어넣어주면 CDM 구조가 촘촘해져 '젊음'의 형태로 바뀌었다. '나이든' 흑색종 세포가 더 침습적(invasive)이 됐기에 Weeraratna 박사 연구팀은 HAPLN1 단백질의 감소가 더 침습적으로 되게 만든다고 가설을 세웠다.

    가설대로 rHAPLN1 단백질을 '나이든 '섬유아세포에 넣어준 CDM이 덜 침습적이었다. 또한 rHAPLN1 단백질을 넣어준 YUMM1.7 이라 명명한 세포는 폐(lung)에 덜 전이됐고 폐에 전이된 종양의 크기도 작았다. 그러나 rHAPLN1 단백질 자체는 세포의 증식이나 사멸에 어떤 영향을 주지 않았다. T 세포의 흑색종 세포에 대한 침투력이 나이든 섬유아세포 media에서는 줄어들었고 rHAPLN1 단백질을 넣어준 섬유아세포에서는 활발했다.

    CD4+와 CD8+ T 세포의 YUMM1.7 세포에 침투력도 rHAPLN1 단백질을 '나이든' 쥐에 넣어주면 더 활발했다. 림프절의 HAPLN1단백질 발현 양이 환자의 오랜 생존 기간의 예후지표이기에 연구팀은 암세포와 T 세포 이동에 미치는 rHAPLN1 단백질의 상반된 영향을 촘촘하게 존재하는 ECM에 대한 침투 여하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같은 연구팀은 'Age-Induced Lymphatic Permeability Increases Metastasis'라는 제목의 논문을 2019년 출간했다. 나이든 멜라노마 환자는 젊은 환자에 비해 감시림프절(sentinel lymph node, LN)에는 덜 전이됐으나, 암 시작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조직에는 많이 전이됐고 암에 대한 생존율이 낮았다. 이런 같은 결과를 YUMM1.7 쥐 모델에서 실험적으로 재현해 LN 전이는 적었으나 폐의 전이는 더 많았다.

    연구자들은 증가된 lymphatic permeability가 이런 현상을 맨 위의 사진처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이든 환자의 LN은 젊은 환자들보다 ECM의 촘촘함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첫 논문에서 가정한대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HAPLN1이 줄어든 결과다. HAPLN1이 줄어들면 endothelial permeability가 증가하고 흑색종 세포가 이 장벽을 뚫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ECM은 주로 개체의 구조적 기능을 담당하며, 세포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노화와 질병으로 퇴행화, 손상된 조직의 재생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ECM 내 섬유아세포가 더 이상 성장과 증식을 하지 않음으로써 결합조직 성분들의 함량이 감소, 세포와 세포 간 결합이 느슨해진다.

    총체적으로 이 두 논문은 ECM 조직이 얼마나 촘촘한 지가 흑색종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포외 기질(ECM)이 느슨하게 변화되는 것이 나이든 흑색종 환자의 전이가 더 잘 일어나도록 한다고 설명한다. 노화에 따른 피부의 물리적인 변화가 흑색종 전이를 통해 잘 설명된다.

    피부의 노화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실험에 사용한 rHAPLN1 단백질이 도움을 줄 것 같다. 사람들이 피부 노화에 좋다는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은 알지만 제일 중요한 요소를 잘 모르고 있다. HAPLN1은 이름 그대로 히알루론산과 프로테오글리칸을 연결시키는 단백질이다. 이렇게 삼성분 복합체(ternary complex)를 이뤄야 팽팽한 구조를 이루는데, 나이가 들수록 일어나는 물리적인 변화로 이 연결 단백질 HAPLN1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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