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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반복되는 진료실 폭행

    난동 피워도 고작 '벌금형', 법 개정 미적

    기사입력시간 2015-11-21 07:56
    최종업데이트 2016-01-24 22:49


     동두천중앙성모병원은 진료중인 의사가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자 응급실을 반납하는 등 강경 대응한 바 있다
     

    진료중인 의사들이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지만 이들에 대해 법은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진료실의 환자와 의사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의료인폭행방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지만 19대 국회 회기 안에 통과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회사원인 전모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의 모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전씨는 방사선사가 촬영을 위해 가만히 있어달라고 했지만 계속 몸을 움직였다.
     
    보다 못한 의사 성모 씨가 전씨의 몸을 고정시키기 위해 두 다리를 잡았다.
     
    그러자 전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오른쪽 다리로 의사의 어깨를 누르고, 손으로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안경이 벗겨지게 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 때문에 전씨는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는데 그쳤다.
     
    최근 대한응급의학회지에 발표된 '응급실 폭력과 폭행대응의 이해 및 변화조사' 연구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지역 수련병원 30곳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236명 중 218명( 92%)이 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 경험자가 201명(85%), 신체적 위협이 140명(59%), 신체적 폭행이 59명(25%) 이었으며, 폭력 경험 사실이 없다는 전공의는 18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제주지법이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운 강모 씨에 대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강씨는 술에 취해 119구급차로 병원 응급실에 후송돼 진료를 받은 후 담당 의사가 간호사에게 자신을 응급환자가 아니라고 설명하자 주사 바늘을 뽑고 5분여 동안 난동을 부렸다.
     

    발로 누르면 경찰서로 자동 출동 요청이 가는 '폴리스콜'. 의사와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응급의료법 제12조(응급의료 등의 방해 금지)에 따르면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강씨처럼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는 드물다.  
     
    강씨 역시 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다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 누범가중과 함께 경합범가중이 적용돼 실형이 선고된 것일 뿐이다.

    이에 따라 이학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 소위 의료인폭행방지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19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할지 미지수다. 

    의료법 개정안은 누구든지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의료기사 및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의료기관 종사자, 진료를 받는 환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할 수 없고, 만약 이 조항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