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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협상, 일단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투쟁 계획은 어찌 됐나

의협 집행부-시도의사회장단 회의서 결정, "투쟁로드맵 분명히 제시해야" 지적도

의협 "집행부, 온라인 회원 토론회 등을 통해 투쟁 방법과 시기 등 논의"

기사입력시간 18-06-11 06:06
최종업데이트 18-06-1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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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열렸던 1차 의정 실무협의체.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시도의사회장단의 논의를 거쳐 의정협상을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14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의협 최대집 회장 집행부와 보건복지부간의 2차 의정 실무협의체 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된다. 

의협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가협상이 결렬된 이후 수가인상률 수치 2.7%로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보고됐다. 의협은 건정심 탈퇴(불참)을 선언하고 실제로 건정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의협은 정부와의 공식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저지를 위해 의정협상에 참여하기로 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정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급여화 등 문재인 케어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의협이 의정협상에 참여하더라도 스스로 투쟁 로드맵을 분명히 갖고 이를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협 집행부, 의정협상 유지해 MRI 급여화 저지 

11일 의협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 등에 따르면, 이들은 9일 상견례를 통해 앞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협 집행부는 시도의사회장단에게 의정협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시도의사회장단이 여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협상의 중요한 세부안건은 9월로 예정된 뇌혈관 MRI 급여화다. 지난 3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간 의정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복지부가 비대위와 협의없이 4월 1일자로 상복부 초음파 고시를 강행한 것을 미리 막기 위해서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의정협상을 진행하지 않으면 정부와의 공식적인 대화채널이 전혀 없다”라며 “우선 학회들이 MRI 급여화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개별접촉을 하지 않도록 하고, 의협으로 대화창구를 단일화하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학회가 정부와 직접 대화를 하는 것보다 의협이 학회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설득했다”라며 “의협이 학회를 조율하고 학회 입장을 받아서 복지부와 협의해나가겠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MRI 급여화 수가가 상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MRI 급여화가 되면 중소병원은 전부 문을 닫아야 한다”라며 “또한 급여화 일정인 9월 시행을 못박을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수가협상에 대해서는 “의협이 원하는 수치(7.5%)를 제시했고 정부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수가협상은)이미 우리 손을 떠났다”라며 “의정협상을 통해 심사체계 개선, 실사 등 회원들이 체감하는 문제를 효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의정협상 비관적 전망, 후속 대책 마련 필요  

일부 시도의사회장은 의협에 구체적인 투쟁 로드맵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의협이 실제로 투쟁 로드맵을 발표하거나 논의를 하자고 제시한 것은 없었다”라며 “정부의 수가정상화에 대한 의지 자체가 없어 보이는데, 의정협상에서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분명한 투쟁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다른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건정심 탈퇴 이후에 의정협상은 무의미하다고 본다”라며 “일단 의협 집행부가 의정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시도의사회장단은)일단 집행부를 따르면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정협상에 대한 비관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때 정부의 일정대로 가는 것을 보면 MRI 급여화 등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료계와 협상을 한다고 하면 협상 결과대로 적용할 줄 알았다"라며 “하지만 방사선사의 초음파 검사를 허용하거나, 예비급여(본인부담률 80%의 급여)의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이를 강행한 전례가 있다. 의정협상을 진행하면 MRI 급여화를 위해 의료계와 수차례 논의했다는 빌미만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수가협상이 결렬됐을 때 구체적인 대응책이 없이 청구대행 중단을 한다고 했다가, 반발이 나오니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대응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가협상 결렬을 미리 대비해놨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다 할 후속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의정협상이 진행된 이후에도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5월 25일 이뤄진 첫번째 의정 실무협의체는 의협의 계속되는 질문으로 복지부가 이를 답하는 데 시간을 대거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전 의협 집행부 때 의정협상을 진행한 의협 비대위가 현 집행부에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전 의협 비대위 관계자는 “현 집행부에 회의자료를 전부 제공했고 이를 모두 숙지했으리라고 본다”라며 “다만 세부적인 내용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대화 횟수만 늘어난다면 (문재인 케어를 위해 대화를 충실히 했다는 이유로)정부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만에 하나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고 시민단체들이 의료계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면 정부가 원하는 대로 (문재인 케어를)밀어붙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협, 선불제 투쟁·총파업 등 투쟁 의지 분명하다 거듭 확인 

이에 대해 의협은 투쟁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피력했다. 최대집 회장은 시도의사회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5월 30일 발표했던 성명서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당시 성명서에서 “복지부와 건보공단의 무성의한 수가 협상안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건정심 탈퇴를 선언했다. 건정심 위원 25명 중에서 의협측은 고작 2명에 불과하다"라며 "누가보더라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의료공급자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건정심은 최소한 가입자와 공급자가 절반씩 구성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최 회장은 6월 중 전국의사 토론회를 통해 건강보험 청구대행 중단(선불제 요구) 방법으로 투쟁하거나, 전국의사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의 방법과 시기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시도의사회장들은 환자에게 진료비 선불을 받는 형태인 선불제 투쟁이 가능한지와 더 좋은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의협은 이를 포함한 다양한 투쟁 계획이 있고 논의를 거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균 대변인은 “선불제 투쟁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알아보겠다. 충분한 준비를 통한 총파업 추진 의지도 여전하다. 현 집행부의 태생대로 투쟁은 항상 하기로 했다"라며 "집행부가 투쟁 전략을 세우면서 투쟁 동력을 모으고,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건정심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이제 화두를 던져놨는데 태스크포스(TF)라도 구성돼야 한다.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신중하고 정확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