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의료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AI 진단과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빠른 성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KTB 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디지털 헬스산업 발전을 위해 디지털 헬스센터를 별도로 설립했다. 이후 최근 1년 사이 미국내 헬스케어 투자는 디지털 헬스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아직 초기 태동기로 관련 기업들도 신생기업이 다수다. 실질적 성과도 미미한 상태지만 기업가치 평가에서는 성장 산업 초기 프리미엄을 받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다.
특히 원격의료 기업들의 성장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M&A와 IPO 이슈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제휴·투자유치, AI 영상진단과 신약개발 기업들은 적용범위 확대와 기술이전 등으로 시장에 관심을 끌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원격진료, 처방의약품 택배, 개인의료정보 활용 등과 관련한 제도적 규제 등으로 오히려 의료계나 산업계 니즈가 존재하고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한 AI 진단·AI 신약 개발 성과가 빠를 것이라는 게 KTB투자증권 연구원들의 분석이다.
최근 의료 패러다임은 기존의 치료에서 예방과 진단으로 변화하며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진단 알고리즘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 후 환자 영상을 판독하는 AI 의료 영상기기의 역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판독시간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돋보이는 기업들은 루닛, 뷰노, 딥노이드, 제이엘케이다. 지난해 말 국내에서 허가된 64개 AI 의료기기 중 37개가 AI 영상 진단기기 기업인 해당 기업들의 제품이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본격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수가 적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한시적 수가 적용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사례가 전무하다.
KTB 투자증권은 “수가가 없는 상황에서도 AI 진단기업들은 매출을 내고 있다”며 “수가를 받게 된다면 병원 도입 건수가 늘며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AI 신약개발 분야 역시 컴퓨터 성능 발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이 대중화 등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KTB 투자증권은 AI 신약개발사의 경우 ▲직접 신약 개발 ▲항체 및 mRNA 등으로 영역 확장 ▲ 임상 전 주기로 플랫폼 확장 등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세 가지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해외 기업들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기술이전 체결 사례가 없지만 국내 제약사들과 계약을 통해 연내에 본격적으로 임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KTB 투자증권은 “국내외 기업들이 AI를 통한 신약개발의 효용을 검증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은 임상에 진입하게 되면서 기업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으로는 국내 유일 상장사인 신데카바이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스탠다임, 온코크로스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