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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의원, '비대면의료' 제도화 의료법 개정안 발의…'의원급', '재진' 한정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20일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는 비대면진료를 비대면의료로 명칭을 변경하고, 비대면의료를 하려는 의료기관은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도록 했다. 또 비대면의료 시 지켜야 하는 사항을 법률에 명시해 비대면의료를 제도화하는 한편 안전하게 비대면의료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하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해당 의료법 개정안에는 비대면의료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환자를 1회 이상 대면해 진료한 경우’로 한정해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환자'로 비대면의료의 대상을 한정하고 비대면의료 단독 의료기관 운영은 금지했다. 신 의원은 "코로나 시기 한시적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 건수가 벌써 3661만건을 넘었다.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의료계와 국민 모두 사용하면서 장점과 단점을 경험했다"며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의 보완제로 안전하게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법안을 발의한 이유를 밝혔다. 신 의원은 "일차의료인 의원에서 재진 이상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비대면 전담으로 하는 의료기관을 지양해 의료체계의 왜곡을 막고자 한다. 또한 동네 주치의 같은 의사가 단골인 지역주민 환자를 대면과 비대면 의료를 접목해 양질의 체계적인 진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다"라고 전했다. 또 "앞으로 다가올 고령사회를 대비해 비대면 진료, 디지털헬스케어와 인공지능, 지역사회의 보건의료와 돌봄의 통합, 지역사회 가치 기반의 의료를 바탕으로 미래의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같은 당 강병원 의원과 최혜영 의원에 이어 야당에서 발의한 세 번째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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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하 위원장 "간호법 등 저지 위한 단식 투쟁 시작…투쟁에 목숨걸겠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박명하 위원장이 20일 법안 저지를 위한 단식에 돌입했다. 비대위는 23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가결될 경우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에 단식투쟁 동참을 요청하고 4월 초 전국적인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반약 간호법 논의가 4월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면 우선 단식투쟁은 중단된다. 박명하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단식 투쟁 기자회견에서 "천막 안은 춥고 남루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방문해주신 회원들의 격려와 응원, 그리고 사회 각계 각층 인사들의 관심과 공감으로 힘을 내어 지속해올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박 위원장은 "이번주 목요일인 23일 국회 본회의를 앞둔 시점, 한 걸음 더 나아가 저는 오늘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하고자 한다"며 "의협 비대위원장으로서 부여받은 막중하고도 절박한 책임감으로, 저 자신부터 몸을 던져 의료악법들을 막아내기 위한 선봉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단식투쟁이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독단적인 입법 행태에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는 게 박 위원장의 바람이다. 그는 "오늘 시작되는 저의 단식은 이 모든 보건복지의료인들의 분노와 울분이 고스란히 모인 결정체와도 같다"며 "목숨을 건 투쟁의 길에 비대위와 14만 의사회원, 400만 보건복지의료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지지와 성원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 그는 "오는 23일 본회의에 악법들이 상정돼 가결되는 경우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의 단식투쟁 동참을 요청할 것"이라며 "4월 초 전국적 규모의 집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법안이 4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법안이 23일 본회의에 미상정되거나 부의만 된다면 일단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비대위 차원에서 더 강력하고 다각도의 투쟁을 추진해나가면서, 차후 본회의 일정에 따라 단식투쟁을 재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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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의사회 "정부-의협 비대면진료 합의, 가이드라인 수준 불과…법안 개정 반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오는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에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심의될 예정인 가운데 의료계에서 비대면진료 법안 개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의료현안협의체 2차회의에서 '재진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선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위험성이 충분히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비대면진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 국회 논의를 앞두고 공식적으로 비대면진료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세헌 정책부회장은 19일 2023년 춘계학술대회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가 허용됐다가 일상적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의사회는 반대 입장"이라며 "한번 법으로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면 이후 초진, 2~3차 의료기관까지 확대되는 등 입맛에 맞게 변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사회가 비대면진료 법안 개정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규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에서 산업 친화적인 법안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승진 공보이사는 "비대면진료를 보조수단으로 재진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비대면진료 전담의료기관을 금지하는 등 합의는 환영한다"며 "다만 비대면진료의 도구라 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 공보이사는 "비대면진료 플랫폼 기업은 사업초기 다수의 사업자가 경쟁을 펼쳐 고객경쟁을 할 때까진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어느 순간 사업자가 지배적 위치에 오르게 되면 의료 공부자나 의료 수익자 모두 지배적 사업자에 의해 좌지우지돼 적절한 대체와 통제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비대면진료를 시장경제 하에서 서비스 업체와 환자와의 계약과 선택에 따른 서비스 산업으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을 이용한 하나의 치료제의 일종으로 의사가 디지털치료제를 처방하는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게 의사회의 견해다. 정 공보이사는 "환자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약제도 제약회사가 생산하지만 환자에 공급되기 위해선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며 "중개 플랫폼 역시 디지털 서비스 업체에 의해 생산되더라도 환자에게 적용되기 위해선 의사가 여러 플랫폼의 효과성과 위해성을 주체적으로 판단해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배 총무부회장은 "조만간 비대면진료가 불법이 되고 플랫폼 업체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다 보니 정부가 산업의 생존을 위해 국민 생명권을 양보하겠다는 입장인 것마냥 행동하고 있다"며 "복지부와 의협의 합의는 약간의 가이드라인일 뿐이다. 쟁점 내용이 충분히 숙성되지 않을 것은 여전하다. 진단 과정에서 별 것 아닌줄 알았던 질환이 하루만에 급성으로 악화되는 사례는 수 없이 많다"고 지적했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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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4와 의료: 기술의 홍수속에 길을 잃은 의료인들을 위한 안내서
[메디게이트뉴스] GPT4가 3월 14일 공식 발표됐다. 메디게이트뉴스의 요청에 따라 쓰던 “ChatGPT 와 의료” 칼럼의 마감 시한이 지나고, 독촉 문자에도 무덤덤해질 무렵 초고가 완성됐다. 그런데 3월 14일 OpenAI 로부터 GPT4가 발표된다는 청천병력과 같은 소식이 들려왔고, 이 글을 처음부터 다시 써야하는 재난이 발생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아마 “또 뭐가 나왔다고?” 라는 생각이 들었으리라. 다행히 당일부터 GPT4의 얼리엑세스가 가능했고, GPT4의 기능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원고를 이틀 안에 마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을 쓰는 데 GPT4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에 공동 저자이기도 한, 자기 자신의 단점에 대해 설명해주는 데조차 주저함이 없었던 GPT4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 이제 ChatGPT의 후계자인 GPT4가 공개됐으니, 이 글에서는 GPT4가 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와 가능한 응용 분야 및 그 한계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하지만 많은 나의 주변 동료 의사분들은 다른 주제들보다는 역시나 GPT4가 의사를 '대체'할 것인가가 제일 궁금한 것 같다. 알파고 때도 그러했지만 이 쉬지도 않는 떡밥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있을 때마다 나와 같은 디지털 헬스 의료인의 귀와 측두엽을 괴롭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의사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에 제일 만만한 직업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 반면에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메디게이트뉴스 칼럼리스트까지 AI로 대체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알파고를 이야기할 때도 '당장 내년에 IBM 왓슨이 국시를 볼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일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다를까? 이번에야말로 GPT4가 청진기를 목에 걸치고 서울시 광진구 국시원에 나타날 것인가? 좀 상투적이고 오그라드는 말투로 표현하자면, 이제 우리는 GPT4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존 AI와 다른 GPT 시리즈의 특성을 들자면, 특정 작업(예를 들자면 X-Ray에서 암 위치 찾기)을 위해 트레이닝된 것이 아니라 작업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 있었다. 기존의 ChatGPT가 일종의 수퍼 챗봇, 즉 텍스트(질문)를 읽어 텍스트(답변)을 만드는 인공지능이라면, GPT4는 '멀티모달(Multimodal)'이라고 하는 특성을 지닌다. 만약 GPT4를 일종의 카카오톡 인공지능처럼 생각한다면, 사용자는 여기에 문자로 답장을 하는 외에 사진을 업로드할 수도 있고 GPT4는 이 모두를 고려해 답변을 내놓는다. 상상해보자. GPT4에 한 사람이 신호등 앞에 서있는 사진을 보낸다. 질문을 입력한다. “내가 이 앞에 서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GPT4가 “신호등이 빨간 불이므로 건너면 안됩니다”라고 답한다. 만약 의료에 대입한다면 이런 예를 생각해 볼 수 있다. X-Ray 사진을 주고, “지금 사진에서 중심정맥관(Central venous catheter)이 보이는가? 있다면 좌표를 알려줘” 라고 질문하는 예를 들 수 있다. 적어도 “이론적으로” GPT4, 혹은 미래의 GPT는 “중심정맥관의 위치는 우심방 아래이며 좌표는 (350, 240) 입니다.”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적절한 위치인가” 라는 추가 질문에 “적절한 위치입니다”라고 답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엑스레이등 의료 이미지에 특화된 추가 트레이닝 없이 다용도 AI로 개발된 GPT4가 현 버전에서 이 정도 정확도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개발 속도를 봤을 때 불가능한 영역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GPT는 “인터넷을 모두 외운 인간”이 아니다 처음 알파고가 나왔을 때를 생각해 보자. 컴퓨터가 내가 모든 수를 능가하는 수를 둔다. 의사 혹은 다른 형태의 전문인(예를 들어 변호사)이 느끼기에 이런 바둑의 ‘실력’은 나는 범접할 수도 없는 엄청난 지성이 모니터 뒤에 숨겨져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아마도 일반인들은 이 '지성'이 훨씬 간단한 것처럼 보이는 문제, 예를 들어 뭐 아픈 사람에게 약을 처방한다는 것 같은 바둑보다는 훨씬 시시하고 단순해보이는 일은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결은 다르지만 처음으로 계산기가 나와 인간이 평생동안 암산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몇초만에 해결하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아주 옛날에는 '계산'이라는, 지금은 어느 정도 하찮은 단순작업으로 여겨지는 일이 당시에는 가장 고도의 인간 지성의 표현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GPT3가 발표된 것은 2020년이었다. 이 버전이 실제로 ChatGPT와 거의 유사하게 동작했음에도 당시에 일반인 사이에서는 지금처럼 잘 유명세를 타지는 않았다. 작년부터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ChatGPT (GPT 3.5)의 제일 큰 특징은 ‘채팅’이라는 형식이었다는 것이다. 간단한 질문에도 전문가가 노력해 만든 웹사이트 서비스의 컨텐츠를 방불케 하는 답변을 뱉어내고, 미국 의사 국시에도 합격한다는 ChatGPT에 있어 '스크린 뒤의 거대한 지성'이라는 환각은 더 커지지 않았는가 싶다. 사실 GPT뒤에 이런 지성적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GPT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문서들을 통해 트레이닝돼서 질문에 매치되는 '있을 법한' 문서를 실시간으로 조합하는 기계적 존재이다. GPT는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답변 얻기'라는 목적에만 초점을 맞추면GPT4를 일종의 '슈퍼 구글'처럼 이해하는 것이 편하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기본적으로 구글이나 지식인은 유저가 찾는 콘텐츠를 찾아주지만, 이미 구글에서 찾을 법한 문서로 훈련된 GPT4는 유저가 원할 만한 답을 즉석에서 조립한다. 구글에 비해 ChatGPT는 훨씬 다양한 질문의 형태를 소화할 수 있고, 질문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같은, 지금 질문을 하는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답변을 준비해준다. 즉, 실제로 이 두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의 목적은 '답변 얻기'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 챗이라는 형식 때문에 발생하는 착각- 어떤 존재가 인터넷을 모두 외우고 이해해서 실시간으로 네이버 지식인보다 빠르게 이런 지식을 토해내고 있다는, 사실상 거의 신적 존재가 존재한다는 환상-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GPT는 “모든 질문에 완벽한 답을 하는” 존재로 발전할까? 기술은 엄청나게 빨리 발전하고 있다. 알파고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때가 어제같더니, 갑자기 ChatGPT라는 기술에 익숙해질까 할때 GPT4가 등장한다. GPT10 쯤에 도달해서는 모든 질문에 대해 완벽한 답변을 해주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그런 날이 왔을 때는 정말 의사를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않을까? 어차피 인생의 모든 것이 질문과 답변을 통해 해결되며, 많은 의사들이 지인들이 카카오톡으로 의료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해 답변을 해줌으로써 실질적인 의료행위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먼 미래에, GPT가 모든 질문에 대해 완벽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세상이 왔다고 하자. 바야흐로 의료인들은 직업을 잃을 것인가? 동료 의사에게 약간의 위안을 주자면, 만약 그러한 세상이 온다고 하면 직업을 잃는 것은 아마도 우리만이 아닐 것이라고 해주고 싶다. 이 세상이 '완벽한 답변'으로 해결되는 곳이며, 실제로 인공지능이 거기에 도달한다고 가정해보자. UN은 GPT10에게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해법을 물을 것이고 순식간에 세계평화가 이뤄져 이 국제기구의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을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GPT10에게 손흥민과 김민재, 이강인을 주축으로 한 최고의 전술을 물어볼 것이고 축구감독 역시 곧 AI로 대체될 것이다. GPT가 최고의 레시피들을 알려주어 백종원 선생님의 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날이 다가와 혹시 여러분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적어도 여러분은 혼자가 아닐 것이니 상대적 박탈감은 덜 할 것이라 말해주고 싶다. 정말로 그런 날이 온다면 말이다. 답이 아니라 질문이 문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라는 영국의 공상과학 소설에는 깊은 생각(Deep Thought)이라는 어떤 질문에도 완벽한 답을 해주는 수퍼컴퓨터가 등장한다. 알파고를 만든 회사인 딥마인드(DeepMind)도 이 초지능 컴퓨터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인간보다 월등한 지능을 가진 초지능 외계인들이 행성의 모든 자원을 사용해 이 수퍼컴퓨터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이 과정에는 자그마치 700만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고, 결국 깊은 생각은 완성된다. 이제 외계인들은 이 컴퓨터에게 하나의 질문을 할 단 한번의 기회를 얻는다. 모든 외계인들이 대형 광장에 모여 월드컵 응원과 같은 환호를 보이는 가운데 외계인의 대표가 걸어나와 엄숙하게 묻는다. “깊은 생각이여! 이 우주 전체, 그리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은 무엇인가?” 그러자 깊은 생각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멍청한 질문인가요? 대체 그게 무슨 뜻이죠?” 그렇게 단 한번의 기회가 어처구니 없이 사라졌고, 이 외계인들의 수백만년에 걸친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이 우화는 어떤 면에서는 좋은 질문이 좋은 답변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려 하고 있다. 의사로서 여러분들은 아마 의학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이나 네이버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구글이나 네이버는 환자들이 쓰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서비스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의료에 대한 지식과 통찰이 있기 때문에 좀더 구체적이고 의미있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과의사는 “응급 초고도 고혈압(Hypertensive emergency)에서 뇌의 허혈(Brain ischemia)를 피하며 혈압을 내리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하지, “간질병이 있는데 뭘 먹으면 좋아? 케일 녹즙?”이라고 질문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들은 환자들이 병상에서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을 하는 광경을 보면 아마 의사가 대체될 것인가를 걱정하기보단 오히려 잘못된 질문과 그에 따른 엉뚱한 결론이 나는 것에 대해 걱정스러운 경우가 많을 것이다. GPT를 사용하더라도 이 점은 변하지 않는다. 인공지능과 검색엔진들이 점차 발전해 여러분이 원하는 정보를 다 빨리, 적절하게 얻을 수 있겠지만, 그 ‘원함’은 잘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정확하며 실제로 의미가 있는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경험과 통찰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데 의미있는 정보가 얻어진다. 환자들은 모두 다른 상황에 처해 있으며, 그 상황들로부터 적절한 질문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GPT는 의사의 역할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의사의 판단을 더 강력한 것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물론 환자들도 이런 서비스로 더 좋은 통찰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 정도는 거의 확실히 의료인들보다 약할 것이다. 채팅을 넘어: 헬스케어에 있어 GPT 진정한 쓰임새 나는 대화라는 형식 떄문에 일반인들의 GPT의 진정한 쓰임새에 대해 혼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채팅의 형식 때문에, 채팅이라는 일을 하는 지성의 존재를 계속 상상하고, 응용 분야에 있어서의 상상력도 의사 대신 퇴원 후 환자 상담을 해준다는 등 대화라는 형식에 묶이게 되지 않는가 싶다. 이제 '컴알못 (컴퓨터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조금 당황할 만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어려운 용어를 말해서 죄송하지만, 여러분은 API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OpenAI는 이미 GPT의 응용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API를 공개하고 시범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이 API를 통해 다양한 IT 서비스들에 GPT가 연동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이 기술의 응용 분야가 단순한 채팅이라는 형식을 벗어나게 된다. 잠시만, API가 뭔데? 여러분들을 괴롭히기 위해서 전문용어를 쓴 것이 아니다. API를 너무 복잡한 개념으로 생각하지 말자. 그게 쇼핑몰이건 EMR이건 혹은 GPT던간에, 모든 IT 서비스는 다양한 '기능'의 연합으로 만들어진다. API는 하나의 기능을 서비스간에 전달하기 위한 전달체(vehicle)로 생각할 수 있다. 여전히 알쏭달쏭하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여러분은 EMR 회사의 경영진인데, 어느날 약물을 처방할 때 인공지능으로 삭감 가능성을 처방창 옆에 표시해주는 기능을 구현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 이 기능을 회사 내부에서 직접 만들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한 외부 '인공지능 업체A'가 이런 기능을 개발했음을 알고 협업을 하기로 했다. 이때 여러분의 EMR이 하는 일은 의사들이 처방을 할때 처방 정보를 모으고, A업체의 '삭감 가능성 예측 API'에 이 정보를 담아 전송하는 것이다. API를 다르게 비유하자면 서비스와 서비스가 약속된 형식으로 서로 전화 통화를 하는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이 인공지능 업체 A는 아마도 삭감 예측 API 외에도 다양한 인공지능 API를 개발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고, 고객들에게는 API 호출 건수당으로 비용을 청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EMR을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이 API는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고 오직 기능으로써만 간접적으로 보여진다. OpenAI, 그리고 그 경쟁업체들은 GPT의 기능을 API를 통해 외부에 공개, 다른 업체들이 자신들의 서비스, 소프트웨어 내부에 다양한 기능으로 내재화할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즉, 기존 API들의 많은 기능들을 GPT의 API에 평문 명령어를 태우는 것으로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API에 "기록지에서 병명을 뽑아 ICD10으로 전환하고 리스트로 변경해 보내줘”라는 문장을 담는 것만으로 OpenAPI의 API가 지금까지 복잡한 기술로 대체했던 타 회사 API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GPT는 여러분의 눈 앞에서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EMR 안에 '환자에게 진료 요약 보내기' 버튼이 생긴다고 생각해보자. 이 버튼이 눌러지면 EMR는 GPT를 API를 통해 호출하고, 의무기록을 의사가 아닌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재조립해 의사가 이를 검수한 후 카카오톡으로 각 환자에게 전송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실제 GPT 자체는 사용자의 눈앞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 외 수도 없는 기능들이 GPT 혹은 기타 초대형 인공지능 모델 API들을 통해 구현되고 다양한 서비스에 결합될 것이다. 의료에 적용하기에 있어 나타나는 GPT-4의 한계점 GPT는 '빅데이터에서 자신이 봤던 문서들과 구별할 수 없게 비슷한'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훈련되고 만들어졌다. 즉, AI는 '최대한 그럴싸한 (어느 전문가 블로그에 있을 법한)' 답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GPT는 흔히 아주 설득력있게 들리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부정확한 정보가 섞여있는 답변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이 경향성을 OpenAI에서는 GPT의 환각성(Hallucination effect)이라 부르는데, 예를 들어 GPT 에게 “2018년 내과 전문의이자 뉴욕과 보스턴을 왕복하며 사는 스타트업 창업자인 박중흠 의사가 피습된 사건에 대해 말해줘” 라고 물으면 갑자기 “박중흠 의사는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가는 암트랙 고속열차에서 2018년 11월 3일 오후 6시에 총에 맞았으며, 그가 크게 공헌했던 미국의 한인의협회와 교민 사회에서는 충격에 빠져…” 와 같은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OpenAI에서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대적 훈련(Adversarial Training)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 문제가 어느 정도 감소됐음에도 불구하고 GPT4가 내놓는 답을 아주 자세히 읽어보면 이 현상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서 10년 안에 심근경색이 발생할 확률을 알려달라” 라고 하며 환자의 정보를 주면, AHA/ACC에서 만든 공식을 들이대며 차근차근 계산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검산을 해보면 계산이 틀리거나, 성별이나 나이 등 실제 제공하지도 않은 변수를 마음대로 만들어 계산하는 모습 등이 여전히 나타난다. GPT4에게 문서를 주고 “총 몇 글자인지 알려줘” 하고 해보라. 나의 테스트에서 GPT는 이렇게 답했다. “흠, 영어로 된 문서이군요. 저는 당신의 ‘글자수‘라는 개념을 A-Z에 속한 알파벳 캐릭터, 숫자 및 특수문자 (!@#$%^& 등) 및 숫자의 총합으로 이해합니다. 이모티콘 등은 일반적인 ‘글자’라는 개념에 속하는지 모호하므로. 제 임의로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에 따라 문서의 길이는 정확히 302 글자입니다.“ 문서 길이는 1000자가 넘었으므로 답은 완벽하게 틀렸지만, 자신의 판단 준거까지 늘어놓는 이 대단한 자신감에 나조차 깜빡 넘어갈 뻔한 경험은 실로 진귀하였다. OpenAI 역시 논문에서 “현재의 GPT4는 ‘매우 자신있게 틀리는 경향성(’GPT-4 can also be confidently wrong in predictions”)이 있다고 표현하며 이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정확한 준거가 답의 확실성과 유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간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도 확인된다. 질문을 약간 바꾸면 또 맞기도 하여 일관적이지 않다. 따라서 의료에 적용하는 데 있어 지금 단계에서의 GPT는 완전 자동화를 하는데 이용되기보단 전문가의 검수를 넣을 수 있는 영역에 한정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환각성은 장기적으로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지난 며칠간의 GPT4 테스트에서 어느 정도의 향상을 (특히 영어로 질문했을 경우) 이미 확인해볼 수있었다. 의료에 있어 아마도 더 풀기 어려운 문제는 GPT의 낮은 방향 전환성(Steerability)이다. GPT는 방향 전환성에 있어서 곤란을 겪는데, 이는 GPT가 내놓는 답의 패턴을 우리가 원하는 내용과 형식으로 바꾸기가 극도로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GPT4에게 병원의 응급실 고혈압 치료 프로토콜을 주면서, 병원 인턴들이 응급실에서 고혈압 치료를 하는데 있어 보조를 해줄 수 있는 챗봇으로 기능하게 하려 한다고 해보자. 아무리 GPT4에게 우리 병원의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치료를 추천해달라고 해도, 곧 여러분은 GPT4가 프로토콜에서 벗어나 위키피디아에 있을 법한 일반적인 정보를 기반한 답변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GPT의 강력함 자체가 수백만권의 책에 해당하는 텍스트를 읽은 것에 기반하므로, 이에 기반한 답변을 우리의 약간의 요구사항으로 (우리 병원 프로토콜에 맞춰 바꾸어달라) 변형하기 극도로 어려움에 기인한다. 또한 의사를 대상으로 한 간략한 포맷으로 변경하려고 지시해도, 곧 역시나 위키피디아에서 볼 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형식으로 계속 돌아가려는 경향성을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OpenAI에서는 컨텍스트 시스템(Context System)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나 완전한 방향 전환성에 도달하는 것은 아마도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GPT의 편향된 경향성은 GPT가 훈련된 빅데이터의 평균적 측면의 반영이며, 또한 이는 GPT의 강력함의 원천이기도 한,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들과 기타 여러 GPT의 단점들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혹은 거의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는 문제가 있을 것일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지금 이 단계에서 이 기술을 의료에 적용하려는 의료 전문가들은 적어도 현재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즐겨라: 의료인들이 스스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미래 의료인이 GPT4를 두려워하는 대신, GPT와 같은 초대형 인공지능 모델은 의료인들이 코딩 등 기술적 지식 없이도 의료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GPT4를 이용, 다양한 의학적 '기능' (예를 들어 퇴원 기록지를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요약으로 바꾸는)들을 복잡한 코딩이 없이 의료인들이 직접 '기술'함으로써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의료인들은 자신들의 특정한 분야의 지식을 이용, 자신들의 분야에 기여하는 기능들을 실제로 구현함으로써 자신들이 속한 의료기관이나 혹은 분야 전체의 혁신에 기여하기 용이해지는 미래가 펼쳐졌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환자의 안녕에 기여하는 혁신적인 솔루션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 GPT등 인공지능 모델에 기반한 수많은 서비스들이 출시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는 기준 바로 전날 (3월 16일)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을 들 수 있다. 이 서비스들은 그 자체로 챗봇이 아니지만, 그 뒤에 언어 모델이 API의 형태로 숨어 수많은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의료인들에게는 어떤 기술이 자신의 직접을 위협하기를 걱정하는 대신, 스스로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의료인들의 전문성과 언어 모델의 API의 힘을 결합해 여러분은 여러가지 기능을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다. 여러분이 GPT를 통해 만드는 수많은 기능들은 실제로 보고 만져볼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코딩 없이도 앱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노코드(No-Code) 플랫폼 등, 기술의 배포의 장벽을 극단적으로 낮춰주는 최신 IT 경향과 접목하면, 여러분이 직접 이런 기능들을 EMR 등 다른 서비스들 안에 내재화하거나 심지어 직접 앱등 서비스를 제작하고, 자기 자신의 의료기관 혹은 전 세계에 배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미래가 올 것이라 생각하자. 이런 새로운 기술들을 의료인이 이용해 더 나은 의료의 워크플로우(workflow), 더 나은 환자 경험과 예후, 그리고 더 나은 의료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왜 내가 굳이 혁신을 주도해야 하냐 묻는다면,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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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심뇌혈관 질환과도 관련된 '수면'…"건강에 꼭 필요한 수면" 강조
'세계 수면의 날' 특별기획 세계수면학회(World Association of Sleep Medicine, WASM)는 수면과 관련된 의료·교육·사회적인 문제를 환기시키고, 수면장애를 예방·치료함으로써 수면질환과 관련된 사회적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매년 낮과 밤이 똑같아지는 춘분 직전 금요일을 '세계 수면의 날' (World Sleep Day)로 정하고 있다. 올해 세계 수면의 날은 3월 17일이며, '수면은 건강에 필수적이다(Sleep is Essential for Health)'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세계 각지에서 관련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세계 수면의 날에 발표된 수면건강과 수면산업의 주요 내용을 모아서 다뤄본다. ①경제 불황에 불안·우울로 잠 설치는 사람↑…한국인 85% 수면의 질 저하 증상 경험 ②수면장애가 산업계에도 큰 영향...디지털 치료기기 1호 '솜즈', 불면증 치료제로 포문 ③스탠퍼드대 쿠시다 교수 "실험실에서 하는 수면 연구, 5~10년 안에 집에서도 할 수 있을 것" ④수면 검사와 불면증 치료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해결되는 시대 올까 ⑤치매‧심뇌혈관 질환과도 관련된 '수면'…"건강에 꼭 필요한 수면" 강조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대한수면연구학회와 대한신경과학회가 '건강에 꼭 필요한 수면'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17일 프레지던트호텔 31층 슈벨트홀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인의 최근 수면 동향부터 노인과 청소년의 수면 건강, 심뇌혈관계 건강과 직결된 수면 무호흡 치료 현황과 개선점 등 다양한 수면 이슈가 다뤄졌다. 대한수면연구학회 정기영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수면은 하루만 놓쳐도 우리 몸의 신체적, 정신적, 인지 기능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며 "수면은 우리 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기능과 연결돼 있지만, 평상시에 노금만 노력하고 관리를 잘 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며 건강을 유지하는 데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인 평균 수면 시간 증가, 주말 '따라잡기 수면' 늘어…"수면 시간 당기는 노력 필요" 먼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전진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신경과 장윤혁 교수팀이 실시한 한국인의 수면 동향에 대한 연구 논문(Trends in sleep duration in Korea: The Korean time use survey, 10.1016/j.sleep.2023.01.025)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장윤혁 교수팀 논문에 따르면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19년 수면 평균 시간은 7시간 15분으로 2004년도에 비해 약 35분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도의 평균 취침 시간은 11시 45분이었고, 평균 기상 시간은 7시 8분이었다. 특히 2004년에는 8시간 이상 잠을 자는 비율이 절반을 못 미쳤는데, 2009년 이후로는 8시간 이상 잠을 자는 사람의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진선 교수는 "한국인의 수면 시간이 최근 15년간 조금씩 증가했으나 대부분 주말의 수면시간 증가로만 반영됐으며, 주중 취침 시간은 평균 오후 11시 45분으로 늦은 편이다. 일종의 따라잡기 수면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중 취침 시각을 조금 더 일찍 당길 필요가 있다"며 "취침 시간을 당기기 위한 제도 및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억 저장과 연관된 '수면'…6시간 이하로 잠 부족하면 치매 발생 위험 30% 증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혜리 교수는 노인의 뇌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수면을 주제로 수면과 뇌 건강의 연관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혜리 교수는 수면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가 기억의 저장임을 설명하며 치매 예방에서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에서 학습 후 수면을 취할 때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결과를 내놓았으며, 이는 기억 중추인 해마가 잠을 잘 때 활성화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수면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8000여 명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25년간 추적관찰연구를 했는데, 평균 7시간 잠을 자는 사람을 기준으로 수면 시간이 줄어들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올라갔다. 특히 6시간 이하로 짧게 자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잘 잔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3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면 부족이 치매와 관련이 있는 이유는 뭘까?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기억 중추라 알려진 뇌의 해마가 심하게 위축되고, 뇌에 비정상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수면 부족은 뇌의 신경 독성물질 침착과 관련이 있다. 수면을 취하면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 등 신경 독성물질의 청소 작용이 일어난다"며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기전에 따라 낮 동안 신경 독성물질 농도가 증가했다가 자는 동안 떨어진다. 잠을 자는 동안 뇌 안쪽 혈관 주변 공간에서 물이 흘러나와서 정맥 주변 공간으로 다시 이 물이 흘러 들어가 뇌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물의 흐름이 생긴다. 이 과정에 물청소처럼 뇌에 쌓여 있는 신경독성 물질이 씻겨 내려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박 교수는 뇌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면습관으로 ▲낮잠 ▲술 ▲침대에서 TV와 스마트폰을 피하고, 대신 낮에는 운동하고 밤에는 침대에서만 자는 습관을 들일 것을 조언했다. 수면무호흡증, 고혈압·당뇨·부정맥·심부전↑…양압기 치료 확대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심뇌혈관계 건강과 수면무호흡증을 주제로 발표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호흡이 감소 혹은 중단되는 일이 자는 중 반복되는 증상을 의미하며 우리나라 수면무호흡증 유병률은 40세 이상 성인 27.1%, 여성은 16.8%로 남성이 더 많다. 수면무호흡증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잠을 자는 동안 산소는 줄고, 이산화탄소는 늘어나 우리 뇌의 호흡 중추를 자극해 잠에서 깨어나 기도가 열리면서 호흡을 하고 다시 수면에 들어갔다가 깨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황경진 교수는 "이 같은 과정은 몸에 긴장을 줘 교감 신경을 자극시키고 부교감신경계를 억제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킨다. 이처럼 저산소증의 각성 상태에서는 혈압과 맥박이 올라가고 몸의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심장 내 산소 공급 저하로 심장이 부담되면서 동맥경화와 부정맥,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의 정도가 심할수록 고혈압과 당뇨병 발생률도 높다는 연구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고혈압 발생률이 2.89배 더 높고,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해 당화혈색소가 3.69배 더 높았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평균 3.56배 더 높고, 사망률도 3.3배 더 높다는 연구도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러한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양압기 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문제는 양압기 치료를 하고 싶어도 제도적 문제로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황 교수는 "최근에는 건강보험도 적용되면서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양압기 치료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양압기 치료는 요양기관 입원 시에는 원내 제공한 양압기가 아닌 경우 요양비 중복 지급으로 청구가 불가능해 비급여 기준 매달 8만9000원(건강보험 적용 시 1만9000원)을 내고 사용하거나 별도로 양압기를 구입(200만원 내외)해야만 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지나치게 엄격한 순응도 평가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임에도 양압기 보험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현재 양압기를 건강보험으로 급여 혜택을 받으려면 30일 중 4시간 이상 양압기 사용 일수가 21일 이상 있어야 한다는 순응도 기준이 있다. 하지만 교대근무자 야간 근무자, 대형트럭운전자와 같은 특수노동자들은 사용 공간의 제한으로 이 순응도 평가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이 기준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마다 개개인이 갖고있는 수면 환경이 다르다"며 "환자 개개인의 상황을 나라에서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의사들을 믿고 의사의 처방권이 여유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면 더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개선을 요청했다. 소아청소년 수면위상지연증후군, 주간졸림증 커…스마트폰 사용 줄이고, 수면 교육 강화해야 마지막으로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선경 교수는 청소년의 수면 건강 및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선경 교수는 "수면학회가 정한 6~12세 어린이의 적정 수면 요구량은 9~12시간이고, 13~18세 청소년은 8~10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를 지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소아청소년 수면 건강 이슈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과 주간 졸림증이었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사춘기부터 청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일반적인 리듬에 비해 수면 시간이 늦춰지는 장애로 '올빼미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이와 연관된 것이 주간 졸림증으로 잠은 늦게 자지만 학업 등으로 일찍 일어나야 하다 보니 낮 시간에 졸림 증상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선경 교수는 그 이유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로 인한 밝은 빛과 등교 시간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한 연구에서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4.4시간을 보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시간을 전부 게임하고 오락만 하는 것은 아니고, SNS나 웹서핑, 공부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밝은 빛을 오래 보는 것은 잠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청소년, 사춘기가 되면 수면 위상이 뒤로 밀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는 어느 정도 심리적 영향이 큰데,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일찍 자라고 아무리 해도 일찍 자지 않는다. 그러면 아예 학교를 늦게 가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면 교육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본인들은 늦게 자는 것의 불편함을 모른다. 건강한 수면 습관의 중요성과 교육이 청소년의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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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위, 의료 광고 비급여 진료 공개·건보 국고지원 일몰제 등 심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 온라인 광고 비급여 진료 공개 여부와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제 등을 심사한다. 복지위는 오는 21일 제1법안소위와 22일 제2법안소위를 열고 의료광고 관련 의료법 개정안 4건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16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의료광고 관련 법안 중에선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지난 15일 발의한 의료법개정안이 특히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개정안은 의료광고 심의기준이 의료법 등 관계법령에 위배되거나 국민의 보건과 의료경쟁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복지부 장관이 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계법령에 위배되는 심의 기준은 비급여 진료비, 치료전후 사진 게재, 치료 경험담 등의 광고 활용 금지 등이 꼽힌다. 현행법은 모든 의료광고에 사전 심의·사후 모니터링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심의기준 설정 및 업무수행은 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가 각각 구성한 의료광고심의위원회(자율심의기구)에서 수행한다. 의료계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비급여 진료비, 치료 전후 사진, 치료 경험담 등 자율심의기구가 광고에 활용되는 것을 막고있던 내용들이 대거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안은 기존 일 평균 10만명 이상인 인터넷 매체를 의료광고 사전심의대상으로 했던 규정에 사각지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일 평균 이용자 수와 관계없이 모두 의료광고 사전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당 김성주 의원 안의 경우, 광고대행사에 의한 의료광고에 대해서도 책임규정을 신설하는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 고영인 의원안은 의료광고 자율심의기구에서 불법 의료광고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보건복지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나, 복지부의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의료광고 자율심의기구에서 총 1753건의 불법 의료광고를 적발했으나 이 중 48%인 850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거나 단순히 안내문을 발송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이에 개정안은 의료광고 모니터링 결과를 제출받은 복지부가 불법 의료광고에 대해 일정 기간 내에 시정명령, 업무정지, 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과징금 또는 형사고발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그 조치 결과를 자율심의기구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했다. 건보 국고지원 일몰제는 민주당 의원들 주장대로 폐지할 것인지, 5년 연장안으로 갈 것인지가 쟁점이다. 5년 연장 법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종배 위원장이 대표 발의했다. 해당 안은 국고 지원 유효 기간을 2022년 12월 31일에서 2027년 12월 31일로 수정했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 규정에 따라 국고에서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지원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국고지원 비율은 100분의 14정도다. 이에 다수 야당 의원들은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의 14%에서 전전연도 건강보험료 실제수입 17% 등 지원 비율을 상향하고 일몰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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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현장 파고든 '디지털 헬스케어' IT 솔루션…스마트 진료실로 탈바꿈 기대
국내 최대 의료기기전시회 KIMES 미리보기 국민보건 향상과 의학술 발전 및 의료, 병원 관련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3)가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Better Life, Better Future)’라는 주제로 3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전시장(COEX) 1.3층 전관에서 개최된다. 국내외 1300여 개사가 KIMES에 참가해 첨단의료기기, 병원설비, 의료정보시스템, 헬스케어·재활기기, 의료관련용품 등 3만5000여점을 전시 소개한다. 한국이앤엑스와 메디게이트뉴스는 공동으로 의료계 주요 독자들이 주요 전시품목을 미리 알아보고 보다 효율적으로 KIMES에 방문할 수 있도록 사전 안내한다. ①의원급 EMR, 유비케어·비트컴·이지스 전통강자에 세나클·메디블록·씨젠·더존까지 ②첨단로봇부터 가정용까지 다양한 재활기기…놀이·필라테스 등 뉴 트렌드도 등장 ③마이크로 의료로봇‧뼈 임플란트용 3D 프린팅 필라멘트…수술실의 미래 엿본다 ④뷰노·웨이센 등 진단 넘어 개인 건강관리로 진화하는 AI... 심장·뇌 질환 사전 예측 ⑤병원 밖에서 만나는 '주치의'…비대면 진료부터 식사·수면관리까지 ⑥요양병원·재택 노인 재활부터 디지털 돌봄 기술까지 '실버케어' 한눈에 ⑦코로나19 안정화에 활기 도는 'K-뷰티'…미용‧성형 뉴 트렌드 한 자리에 ⑧진료 현장 파고든 '디지털 헬스케어' IT 솔루션…스마트 진료실로 탈바꿈 기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주로 병원 밖에서 건강 증진을 위해 활용됐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의료현장에 파고들면서 의사의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제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KIMES 2023'(키메스)에서는 의료기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목표로 한 다양한 IT 기업들이 각자 개발한 IT 솔루션으로 의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한다. 이번 키메스에는 진료실과 접수실, 건강검진센터 등에서 건강정보를 통합관리하고 공유하는 시스템부터 다양한 환자 정보를 AI 기술로 한 번에 분석해주는 시스템까지 진료실에서 의사들의 미충족 니즈를 타겟한 다양한 제품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의료기관 내 건강정보 통합관리 및 공유 시스템 'MD PACS' 미라벨소프트(부스번호C609)는 현직 내과 개원의사가 대표이사이고 다양한 진료과목 개원의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회사로 의사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를 개발했다. 미라벨소프트는 이번 키메스에서 1차 의료기관의 진료실‧접수실‧내시경실‧건강검진실 등 실제 진료환경에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건강정보 통합관리 및 공유시스템 ‘MD PACS’를 소개한다. 'MD PACS'는 PAC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건강정보 통합관리 및 공유 시스템으로, 환자용 앱인 '케어포미', 'MD PAD', 'MD검진', 'MD게이트웨이' 등의 시스템과 연동된다. 현재의 의료환경은 EMR, PACS, 건강검진프로그램, 수탁기관 등의 시스템이 원활하게 연계가 안되고, 각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에만 정보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가 진료하기 어려운 의료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미라벨소프트 관계자는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본격 시작되면 의료기관들은 기존의 검사정보 이외에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획득한 다량의 건강정보도 참고해야 해 현재보다 복잡한 환경에서 진료를 하게 될 것이다. MD PACS는 의료기관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 병원 진료 및 경영에 도움을 줌으로써, 의사들이 환자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미라벨소프트는 의료기관에 디지털 헬스케어가 가능한 새로운 진료환경을 제공해 환자 건강정보가 쉽게 공유되어 효율적인 진료가 가능한 환자 맞춤형 의료기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헬스케미 플랫폼도 공개할 예정이다. 건강검진센터 수검자 정보 통합관리 'U2Check SMART' 유투바이오(C210)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된 국내 유일의 IT/BT 헬스케어 융합기업으로 이번 키메스에서 유튜체크 스마트(U2Check SMART)를 주력으로 소개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제품은 건강검진센터에 특화된 헬스케어 IT 솔루션으로 수검자가 검진 예약부터 문진, 검사, 결과 수신까지 디지털 경험을 통해 손 쉽게 건강검진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표준화된 RFID 기술을 기반으로 건강검진센터를 이용하는 수검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고, 시스템 내 CRM을 이용해 하이퍼링크를 통한 특정이벤트 SMS 기능, 반복되는 Task를 규정한 일괄 SMS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EMR과 연계가 가능해 정보교환이 용이하고 PACS 연동을 통한 이미지 연동 기능도 지원한다. OMR연동으로 문진 입력 시간을 최소화하고,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 및 검사결과 조회가 편리하다. 이외에도 모바일 연계를 통한 검진 예약 서비스를 비롯해 전자문진 작성, 검진결과/검진 리포트 조회, 건강수첩, 검진·진료 안내, 대기 현황 조회 등 환자가 병원에 머무르면서 필요한 정보와 병원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투바이오 관계자는 "종합검진을 큰 규모로 시행하는 검진센터나 대형 병원은 수검자의 동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수검자의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싶다는 니즈가 존재한다.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헬스케어 IT 솔루션 유튜체크 스마트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료실 내 편의성 높여줄 제품에 의료계도 관심 이처럼 진료실 의사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각종 IT 솔루션이 공개되는 데 대해 의료계는 기대를 보내고 있다. 서울 소재 의원을 운영하는 개원의 A씨는 "디지털 헬스 등 IT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진료환경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며 "3분 진료로 대변되는 의료 현장에 다양한 행정 업무를 줄여줄 기술들이 도입된다면 환자들의 진료 만족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환영할만 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개원의 B씨는 "최근 새로 개원을 준비하는 젊은 의사들은 디지털에 능하기 때문에 디지털화된 신 기술을 진료실에 도입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당장 기존의 시스템을 버리고 사용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의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확실하다면 새로 개원하는 병의원에서는 충분히 실험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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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 박외진 대표 "AI 병원정보시스템 '나디아'로 해외시장 공략"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기존의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특정 목적을 가진 제품을 만든다면 우리는 그런 제품을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를 갖고 있는 회사다. 비유를 하자면 다른 회사들이 게임 팩을 만드는 회사라면 우리는 게임 팩을 꽂는 게임기를 만드는 셈이다.” AI 전문 기업 아크릴 박외진 대표는 17일 서울 강남구 아크릴 본사에서 의료기기산업 기자단과 만나 루닛, 뷰노 등 다른 의료 AI 기업들과 아크릴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아크릴은 AI 개발·운영 플랫폼 조나단(Jonathan)은 기획부터 서비스 제공까지 AI 도입 전주기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의료, 추천, 자연어 등 6개 분야에서 40여개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아크릴의 AI 병원정보시스템(HIS) 나디아(NADIA) 역시 조나단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아크릴은 나디아를 도입한 병원들이 ▲진료 효율화 ▲임상분석 시간 단축 ▲의무기록 자동화 ▲환자 대면시간 단축 ▲업무자동화 ▲환자 모니터링 효율화 ▲비대면 원무행정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나디아는 일반적인 병원정보시스템이 조나단 위에 올라가 있는 형태”라며 “병원 내에는 레이블링이 잘 된 환자 데이터가 AI 훈련에 사용될 수 있는 퀄리티로 정제돼 쌓여있다. 나디아는 이 데이터를 병원에서 필요로 하고 IRB가 잘 돼 있을 경우, 바로 조나단으로 보내 원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크릴은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유수의 병원들과 손잡고 나디아, AI 기술을 융합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도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병원들마다 보유하고 있는 유니크한 데이터들이 있는데, 해당 데이터들을 활용한 SaMD를 구축하고 싶다고 제안이 오면 우리 플랫폼을 이용해 함께 개발하는 작업을 한다”고 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과는 욕창 단계 진단 보조 및 처방을 추천하는 SaMD를 서울의대와는 소아청소년의 ADHD를 조기 중재하는 SaMD 등을 만드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아크릴의 시선은 해외 시장을 향해 있다. 규제와 싸워나가야 하는 국내 시장보다는 의료 AI가 반드시 필요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보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나디아는 규제 문제가 있는 국내보다는 의료 AI가 꼭 필요한 곳 위주로 확산하려 한다”며 “아크릴은 필수적인 권리로서 의료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지역을 노리고 있다. 이지케어텍이나 유비케어 등이 갖고 있는 시장에 들어가서 싸우는 전략을 생각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디아는 현재 우즈베키스탄 병원에서 시범 운영을 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소재 병원들과도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300병상 미만의 병원들을 타깃으로 나디아를 판매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4000병상 정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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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점 수준의 당뇨병관리 실태…교육 시간 확대·급여화·아이쿱 '닥터바이스' 대안될까?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당뇨병은 합병증, 사망 등으로 이어지지 않게 적극적인 예방·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지만, 국내 당뇨병 환자의 관리 성적은 낙제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차원에서 이를 개선하고자 '당뇨병 교육자' 양성과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수가가 없어 개별 병원들이 지속적으로 이행할 동력은 없는 실정이다. 대한당뇨병학회 김난희 교육이사(고려의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조재형 정보이사(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제약바이오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사업을 보다 체계적·지속적으로 시행하고 관리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급여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현재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뇨병은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고 혈당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양한 만큼 평생에 걸쳐 환자 스스로 관리가 필요하다. 혈당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증 발생률은 물론 사망률까지 크게 높이기 때문이다. 당뇨병 관리 제대로 안 되는 이유는? '교육' 문제는 국내 당뇨병 관리 성적이 낙제점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조절률은 HbA1c(당화혈색소) 6.5% 기준 24.5%로 4명 중 1명만 학회에서 제시하는 목표혈당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혈당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즉 HbA1c가 8.0% 이상인 환자가 19.5%였다. 이는 당뇨병 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근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 3가지 이상의 약제를 투약하는 환자들이 40%에 근접하고 있으며, 10%에 가까운 환자는 인슐린을 자가 투약하고 있어 저혈당 등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기존의 단편적인 정보전달 중심의 교육으로는 당뇨병 관리에 한계가 있다. 1만3017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실험 메타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질이 담보된 당뇨병 교육이 환자의 사망위험을 26%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구체적으로 10시간을 초과하는 당뇨병 자기관리교육을 받은 환자(평균위험비: 0.60, 95%CI 0.44–0.82, P = 0.001, I2 = 0%), 당뇨병 자기관리교육을 반복 받은 환자(평균 RR: 0.71, P = 0.001; I2 = 0%), 구조화된 교육과정을 이용한 당뇨병 자기관리교육을 받는 사람(위험비: 0.72, P = 0.01, I2 = 0%), 직접 소통을 이용한 당뇨병 자기관리교육을 받는 사람(위험비: 0.75, P = 0.02, I2 = 0%) 등에서 사망위험 감소에 대한 당뇨병 자기관리교육의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당뇨병학회는 지난 1999년부터 당뇨병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제도를 도입, 교육자를 양성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학회가 진행하는 엄격한 교육과정을 통과한 교육자들로 질이 담보된 당뇨병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병원을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지정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총 88개이며, 이 중 60개의 병원에서 교육인증병원 현판식을 진행중에 있다. 당뇨병학회 조재형 정보이사는 "아무리 좋은 약이 나온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당뇨병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조절률을 높이려고 약만 강하게 쓰면 저혈당 부작용이 크고, 환자 개인적으로 먹거나 행동하는 것에 따라 혈당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난희 교육이사는 "당뇨병 치료의 근간, 즉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생활습관조절이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에 따라 혈당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며, 생활습관개선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조절이 안 될 때 약을 복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이사는 "의사, 간호사가 24시간 환자를 따라다닐 수 없기 때문에 생활습관조절은 환자 스스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육이 중요한데,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환자의 행동이 교정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교육이라는 것이 눈으로 보기에는 약을 쓰지 않아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앞선 메타분석 결과처럼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교육은 간과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학회에서 적극적인 사업 시행해도 지속가능성 불투명…급여 등 제도권 안에 '교육' 분야 포함돼야" 학회에서 교육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수가나 지원이 없어 진료현장에서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정부에 정확한 규정 없이 1회, 1시간의 교육에만 인정비급여 형태로 교육비를 인정하고 있어 제대로 된 교육을 지속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에서는 올바른 교육을 위해 1회 이상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해 전담 교육자를 고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학회 측은 당뇨병 관리율을 제고하려면 환자 개별 교육 요구도에 따라 시간을 달리하고 교육 상담료 규정도 현실화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급여화'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김 교육이사는 "당뇨병은 정보가 굉장히 다양해서 환자별로 다른 질문에 대처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려면 전문적인 지식, 경험, 노하우가 중요한데, 병원별로 교육담당자의 전문성과 교육시간 등이 다르고 환자 개별적 관리도 불가능하다"면서 "학회 교육위원회에서는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00시간 이상의 실무경험과 다양한 교육을 이수한 의사나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등을 대상으로 '당뇨병 교육자' 자격증을 부여하고 의사를 포함해 3명이상 교육자격증을 갖춘 곳에만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1회만 비급여로 인정해주는데, 교육시간은 최소 10시간 이상으로 늘려야 하고 1대1 교육 뿐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가 함께 모여 환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팀 어프로치 교육도 중요하다. 또한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여러 번 교육을 해야 하며 직역별로도 필요에 따라 교육을 추가해야 한다"면서 "환자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탄수화물양 계산, 인슐린 용량조절, CGM 사용법 등 환자별 교육 난이도에 따른 개별 수가적용도 필요하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해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병원은 전담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 개발에 정작 전문가 소외?…"만관제 등 실효성 높이려면 '학회'와 손 잡아야" 또한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당뇨병 교육도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대로된 커리큘럼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수백명의 환자를 등록해야만 교육 전담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어 제대로된 교육을 담보하기 어렵고, 환자의 상태에 따른 교육의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집중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조 정보이사는 "환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지만, 교육을 전담할 간호사(코디네이터)를 뽑으면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실제 코디네이터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에서 300명 이상을 등록해야 한다"면서 "더욱이 건강보험공단에 교육 여부를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차의료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참여하는 환자 한 명을 등록하는데 20분 이상이 소요돼 교육은 사라지고 증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가항목에 교육을 얼마나 열심히, 얼마나 잘했는가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인슐린을 투약하거나 많은 약제를 복용함에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는 보다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한데, 지금과 같은 일차의료만성질환 관리 사업의 체제에서는 그 취지와는 다르게 당뇨병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을 주로 등록하는 것이 수월하다. 반대로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오히려 등록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차등하는 조건이 너무 많으면 복잡하겠지만, 최소한 약을 3가지 이상 쓰거나 인슐린을 투약하는 환자, 초진 환자 등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조금 더 큰 수가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학회 측은 정부가 '당뇨병 교육'에 대해서는 전문가 단체이자 수십년간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갖고 교육을 진행한 학회와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이사는 "만관제 교육시스템 개발 시 처음부터 정부의 컨택 포인트를 학회로 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학회 교육자 인증시 다양한 조건이 있는 반면 현재 만관제 케어코디네이터는 실무경험 없이 몇시간의 교육만으로 활동이 가능하다"면서 "당뇨병환자를 기존에 많이 본 케어코디네이터가 아니면 다양한 당뇨병 환자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대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 문제로 케어코디네이터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면 교육자료 등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은 당뇨병학회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뇨병학회의 다양한 교육 컨텐츠를 활용해도되고, 학회와 당뇨병교육간호사회, 당뇨병교육영양사회와 함께 공동으로 교육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교육의 질을 잘 만들려면, 당뇨병학회가 오피니언 리더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3000여개 교육 콘텐츠 담은 닥터바이스…EMR연동 가능·부실 교육 대안될까? 한편 만성질환관리 플랫폼 기업 아이쿱(iKooB)은 의사와 환자 간 소통에 도움을 주는 플랫폼 닥터바이스(Doctorvice)를 통해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당뇨병 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닥터바이스는 의사가 중심이 된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3000여가지 교육 콘텐츠를 환자의 다양한 유형에 맞춰 기성복처럼 갖추고 있으며, 환자가 찾아오면 유형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교육 프로그램에 맞춰 제공한다. 닥터바이스는 현재 의사랑EMR과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증빙자료 제출도 가능해 증빙에 낭비되는 업무시간 절약도 가능하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에 참가해 관련 서비스를 시연할 예정이다. 1차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사랑과 연동되기 때문에 비용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조 정보이사는 "아무리 좋은 기기가 나와도, 아무리 좋은 앱이나 약제가 나와도 만성질환은 평생 관리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가 오면 진단하고, 설명하고, 교육하고, 처방하고, 변화를 발견하고 평가해서 다시 약을 처방하고 변화를 확인하는 무한 반복을 환자의 평생에 걸쳐 계속해야 한다"면서 "인공지능이 발전하더라도 책임을 가지고 마지막에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은 결국 의사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의 교육과 상담에 적합한 시스템을 이용하고 여기에 더해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엔진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닥터바이스(Doctorvice)를 활용시 현장에서 환자에게 직접 화면을 보면서 교육을 할 수 있고, 프린트물이나 메신저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환자가 앱을 설치하면 그 앱으로 전송도 가능하다"면서 "뿐만 아니라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설문(Patient Reported Outcome, PRO)이나 환자의 의료기기가 제공하는 정보를 연결할 수도 있어 의사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환자 맞춤 교육 프로그램 제공도 가능하다. 따라서 1차 의료기관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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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비만 여든까지 간다…조기 개입 없으면 당뇨병·사망위험 급증"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살이 키로 간다는 말은 틀렸다. 소아청소년시기 비만은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비롯 합병증과 사망 등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조기에 개입해 치료를 해야 한다." 대한비만학회 홍용희 소아청소년이사(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한국소아당뇨인협회 교육이사(경일대 간호학과 교수)는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당뇨병연합이 개최한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생활습관 교정·치료제·CGM 적용 등 지원과 법제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순천향의대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실태'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3분의 1 이상이 과체중이며, 특히 남아에서 두드러졌다"면서 "중·고등학생 비만 유병률 역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했다. 복부비만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남자고등학생의 30%가량이 복부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소아비만을 판정하는 정확한 기준은 확립돼 있지 않지만, 흔히 체질량지수(BMI)를 통해 비만 정도를 평가한다. 체질량 지수가 85~95 백분위 미만이면 과체중, 95 백분위 이상이면 비만으로 판정한다. 특히 소아비만은 지방조직 세포의 수가 증가하고 크기도 커져 피하층과 체조직에 과도한 양의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홍 교수는 "더욱 문제는 소아청소년기 고도비만 증가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2030년에는 소아청소년 고도비만 환자가 성인의 수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살은 키가 된다'는 말은 틀렸다. '세 살 비만이 여든까지 간다'는 인식 하에 조기 중재와 치료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소아비만환자 중 84%가 성인에서 비만으로 이어졌으며, 특히 34%는 BMI 40이상의 고도비만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소아비만환자는 한 번도 비만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률이 4배 이상 높았고 사망률도 크게 증가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은 물론, 만성염증, 심혈관계질환,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수면장애, 천식, 성조숙증도 동반했다. 홍 교수는 "국내 소아청소년기 학생들의 공복혈당 증가 중이다. 공복혈당이 100 이상 학생이 지난 2010년 5.3%에서 2021년 13.2%로 약 2배 증가했다. 소아청소년기 2형당뇨병 역시 15년만에 4.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모두 비만이 주요한 원인이다. 게다가 청소년기에 비만할수록 중장년기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증가했고, 성인기 암발생의 주요 인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사회적인 낙인과 심리 문제, 따돌림 등으로 우울감이나 식이장애와 같은 정신문제까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반드시 조기 개입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청소년기 비만이 해결되면 2형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절반 이하(4배→2배)로 낮출 수 있고 합병증 발생과 사망률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며 "소아청소년시기 비만환자는 1차적으로 집중적인 식사치료와 운동치료, 행동치료 등을 시행하며, 지속적인 체중증가와 비만 동반 질환이 조절되지 않을 때 전문의에 의한 2차적치료인 약물치료, 수술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아서 소아비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원인 중 하나며, 출생 전 다양한 요인부터 정신, 유전, 가족력, 신경내분비 등 복합적인 작용을 통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개인이나 가정의 책임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면서 "소아청소년기 비만 증가를 억제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필수다. 이를 위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혜련 교수는 '국내 소아청소년 당뇨병 실태' 주제발표를 통해 소아청소년기 2형당뇨병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비만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당뇨병은 성인 비해 혈당 조절 어렵고 빠른 속도로 케타세포 기능 부전이 나타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합병증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데, 발병 시기도 사회생활을 활발히 해야 하는 30대로 빨라져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면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기대수명도 15년 정도 단축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 개입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습관 개선과 관리, 경구용 혈당강하제 또는 인슐린 치료를 비롯해 주기적 당화혈색소 측정과 연속혈당측정기 활용 등이 좋은 중재방법이 될 것"이라며 "현재 1형당뇨병환자만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데, 소아청소년 당뇨병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는만큼 2형까지 확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훈 대한당뇨병연합 대표이사도 "소아청소년 2형당뇨병 환자는 1형보다 3배 많지만, 1형과 달리 2형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비만과 비례해 소아청소년 2형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에 국회와 정부에서 치료 지원에 대한 법안을 제정하고 조기 개입과 관리를 위한 적정 수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 박철영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과 대한비만학회 김성수 회장(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도 "10대에서 비만과 당뇨병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국가 의료비 증가는 물론 노동력 등 사회경제적 손실도 상당해질 것"이라며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관심 기울여 소아청소년 비만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이사 박정환 교수(한양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건강상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도 많이 동반된다. 저소득층 청소년에서 비만이나 2형 당뇨병이 보다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가족력, 유전, 사춘기 여부 등에 따라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소아∙청소년의 주어진 환경과 병력에 따라 맞춤 관리와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가정, 지역사회 내 학교에서의 단계별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법적 지원을 약속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비만은 만성질환의 강력한 위험요인인 동시에 연간 14조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라며 "입시위주 학업, 운동부족, 코로나19 등으로 소아청소년 비만이 더욱 심각해졌다"며 "살은 키가 아닌 성인병으로 간다. 이는 더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인만큼, 예방적 관점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상승을 억제하는 다양한 정책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정숙 국회의원도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비만은 질병이다. 이를 방치하지 않고 치료의 대상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입법적,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2023.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