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르다...프랑스 의사 파업과 ‘소환령(réquisition)’으로 살펴본 기본권 보장
[메디게이트뉴스] 프랑스에서 개원 의사 중심으로 벌인 파업이 약 10일간 지속된 가운데 지난 1월 15일에 종료됐다. 이번 파업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쉽지 않으나 파리 궐기대회 참가자는 약 2만 여명이고, 그중 일부는 이웃 국가인 벨기에 망명이라는 초강수 형태의 상징적 파업 행동에 나섰다. 망명에 동참하기로 한 의사 중 약 300~500명의 의사는 소환령을 받아 파업에 동참할 수 없었다고 전해졌다. 프랑스 의사 노조 단체들은 rquisition(소환, 동원, 복귀 요청 등으로 번역됨)으로 일컬어지는 소환 대상 의사 수의 증가와 행정당국의 과도한 월권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따지고 보면 파업도 합법적인 조치이고 소환이라는 징벌적 조치 역시 모두 합법적 수단이다. 그러나 소환은 엄격히 제한돼야 하고, 비례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 프랑스에서의 법 적용의 기본 원칙이다. 파업을 주도한 한 공동 대표는 일부 소집 대상 의사는 병원에서 지속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공식적인 유급 당직 일정이 없는 전문의들이었으며, 또 다른 소집 대상 의사는 당일 당직이 아닌 농촌 지역의 일반의들이었음을 상기시켰다. 프랑스에는 공공 응급의료서비스의 당직 명단에 등록된 의사는 공중보건법 L6314-1조에 따라 공공 서비스로 간주 되는 당직 의무가 부여된다. 주로 개원의를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설립된 체계로, 정규 진료 시간 외에 예정되지 않은 응급 진료를 제공하는 제도다.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규제가 따른다. 파업 초기부터 개원 일반의들은 외래 환자의 진료 당직 근무를 거부했다. 파업에 참여하는 의사는 지역 보건국(ARS)에 당직 근무 거부 의사를 통보하고, ARS는 지역 의사회(면허기구)와 협의하거나 해당 의사와 직접 연락을 취해 당직 근무 참여 여부 또는 대체 인력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결정한다. 필요한 경우, ARS는 지방자치단체 일반법 제 L.2215-1조에 따라서 긴급성을 이유로 관할 도지사에게 소환령을 요청할 권한이 있다. 차원이 다른 프랑스의 기본권 보장, 우리나라는 국리민복 가장한 전체주의적 애국심이 디폴트 값 사립 병원의 경우 응급 상황이나 유급 당직 근무(PDSES: Permanence Des Soins En tablissement de Sant: 병원 당직과 응급의료 제도)에 참여할 때만 공공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생긴다. PDSES 운영의 책임 역시 지역 보건국(ARS)과 각 병원에 있다. 공공 응급의료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병원이 지속적인 진료를 제공할 수 없어 환자 치료의 연속성이 저해될 경우, 도지사는 필요한 의사를 동원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해당 인력을 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파업을 막겠다는 이유를 내세워 자동적 인력 징발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프랑스 판례 역시 이 점에 대해 견고한 일관성을 유지한다. 프랑스의 전국 응급의료 노조 전문 변호사는 소환의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력 징발은 파업을 무력화하는 수단이 아니라, 최소한의 응급 의료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지역 도청의 요청은 반드시 특정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개별 또는 집단 요청은 반드시 명시돼야 하며, 적절한 통신수단인 직접 전달, 수령 확인 가능 등기우편, 전화 등으로 통보해야 한다. 해당 의사에게 이메일로 요청서를 발송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이메일 수신 기록이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하고, 수신 증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행정기관이 요청서 발송 사실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의사는 처벌받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소환 요청서 사본은 요청 절차 전에 사전에 제출해야 하고, 요청서는 법적 근거를 갖춰 요청 대상 의사의 신원, 목적, 사유, 장소, 기간, 시간, 그리고 비용 지불 방식 등을 명시해야 한다. 의사 파업 상황에서 소환령 발동은 국가 보건의 긴급 상황에서만 엄격히 제한, 정부가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변질된 수단으로 악용 못 해 의사가 요청을 거부할 경우, 공중보건법 제 L4163-7조에 따라 3750유로의 벌금형을 부과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형사 소송, 전문직 책임 배상 청구, 징계 조치 등이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단 두 가지 예외 사항이 있는데, 불가항력적 상황(질병, 업무 불능)이거나 또는 기술적으로 부적격(지정된 업무가 소집된 의사의 통상적인 업무와 양립할 수 없는 경우) 한 상황이다. 소환령은 보건 비상사태에서 필요한 경우로 엄격히 한정되는 것이고, 그 이상은 안 된다. 의료 비상 호출 서비스를 제외하고, 도지사는 보건 위협이나 비상사태 발생 시 공중보건법(법률 제3131-1호 이하, 제3131-8호)에 의해 소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예외적인 보건 상황에만 적용된다.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인 국무원의 판례를 보면 모든 징발은 정당하고 비례적이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프랑스의 도지사령에는 골절 환자의 즉각적인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 의사가 필요한 응급실이 과부하 상태에 있거나, 혹은 의료진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 예상치 못한 응급 상황 발생과 같이 구체적인 사유가 반드시 명시돼야 한다. 하지만 지역 내 모든 의사를 징발할 수는 없고, 꼭 필요한 범위로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 도지사의 소환령에는 징발 대상 개인 또는 기관, 수행해야 할 임무 또는 과업, 징발 기간, 보수 또는 보상 조건이 상세하게 명시돼야 한다. 이러한 명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해당 법은 이를 형사 범죄로 간주할 수 있다. 노조 전문 변호사에 의하면, 원칙적으로는 벌금 1만 유로에 6개월 징역형이지만, 지금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의사 파업에 대한 소환령은 공중 보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 수단이나, 자동적이거나 자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률과 판례에 명시된 엄격한 실질적 및 절차적 조건을 준수해야만 한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독재 정권의 긴급조치나 업무개시명령과 유사한 조치로 보이나, 명확히 다른 점은 필요한 의사의 징발 조치는 필요한 경우에 국한해서 매우 구체적으로 실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업무개시명령은 국민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조치로 위헌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 모든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결사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치다. 의사 파업에 관한 프랑스의 시각을 보면 여전히 파업은 파업대로 존중하고,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조치 간 균형 유지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파업이나 사직을 종용하는 교사 혐의도 처벌하겠다는 우리나라 복지부는 아마도 국제적으로 가장 독선적이고 무법적인 조직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아마 지금도 상당수 정부 관리는 국민의 복리를 위하여 의사 집단을 탄압할 수 있다는 전체주의적 애국심으로 단단히 뭉쳐있을 듯하다. 참고 문헌 https://www.lequotidiendumedecin.fr/liberal-soins-de-ville/exercice/les-requisitions-de-medecins-sont-elles-hors-cadre-ce-qui-est-autorise-ce-qui-ne-lest-pas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