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의사회 6000여명의 회원 일동은 “대한민국 응급의료계의 별, 우리들의 가슴에 새겨지다”라는 故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추모글을 남겼다.
대구시의사회는 “지난 2월 4일 오후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소식에 의료계의 슬픔은 깊다. 의료계는 불과 한 달 전인 지난해 말, 진료 중에 사망한 故 임세윤 교수’의 비보로 침울한 한 해를 시작했다. 또 다시 전해진 동료의 사망소식으로 인해 그 황망함과 충격을 형언할 수 없다”고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먼저 이번 일로 인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과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라며 “평소 고인은 주어진 일을 밤을 새워 해내는 완벽주의자인데다 일주일에 5-6일 이상을 집에 들어가지 않고, 휴가까지 반납한 채 우리나라 응급의료 발전에 대한 생각만 하고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죽음은 더욱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는 “그래서인지 주검이 된 그의 앞에 있던 책상에는 설 연휴 재난대비, 외상센터 개선 방안, 미완성의 중앙응급의료센터 발전 방향에 관한 서류가 있었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명절의 기쁨을 나누고 있어야 할 시간에 그는 홀로 자신의 방에 앉아 운명을 달리한 순간까지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 발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응급의학계에서 그는 선구자이자 큰 버팀목이었다.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고 발전시키는 데에 항상 앞장섰던 그였다”라며 “응급진료 정보수집체계인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 이동식병원과 닥터헬기 도입, 권역외상센터 구축, 응급의료기관 평가시스템 도입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와 관련된 곳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의료현실을 생각하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로서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고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그가 처음 발을 들였을 때만해도 우리나라 응급의료는 필수 의료영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황무지 수준의 의료영역이었다. 의료소송 등 의료분쟁의 중심이었고, 우리나라의 저수가 의료보험제도로 인해 항상 적자가 생기는 영역이었다. 이에 응급의료는 더욱더 열악한 의료불모지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응급의료발전에 대한 그의 노력과 신념으로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모습은 조금씩 바뀌어 갔고 그가 관여했던 15여 년 간 많은 발전을 하였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찾아온 그의 비보는 우리 모두를 허망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는 “그가 꿈꾸던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미래는 명확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응급환자가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적절한 의료진을 통해 응급치료를 받고 생명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제도 및 체계를 갖추길 바랬다”고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회원들은 열악한 응급의료현실에 안주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죽음의 순간까지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발전과 응급환자 진료 개선에 최선을 다했던 ‘의사 윤한덕’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그의 죽음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응급의료발전에 동참할 것을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