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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먼 병원으로 산모 이송 과다출혈로 사망, 산부인과 의사 벌금 1000만원

의료과실로 식물인간된 환자, 병원이 책임져야…故 신해철 씨 집도의 징역 1년 등 주요 대법원 판결

기사입력시간 18-12-04 06:14
최종업데이트 18-12-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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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올해 의료계의 눈길을 끈 대법원 판결은 어떤 사건이었을까. 거리 먼 병원으로 산모 이송시켜 과다출혈로 사망케 한 의사 유죄 판결과 의료과실로 식물인간이 된 환자에 대해 과실이 있는 병원이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있었다. 고(故) 신해철 사건에서는 집도의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와 사망환자에 대한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또한 세 번에 걸쳐 간호사 강제추행한 병원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거리 먼 병원으로 산모 이송시켜 과다출혈로 사망케 한 의사 유죄

지난 2월 대법원은 산모의 출혈 원인을 잘못 판단하고 거리가 먼 병원으로 산모를 이송시켜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된 의정부 소재 산부인과병원 의사 D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의정부 소재 한 산부인과병원 의사 D씨는 지난 2009년 12월 산모가 자연분만 직후 출혈이 계속되자 질 안쪽 자궁경부 열상을 봉합했는데도 출혈이 멈추지 않아 이송을 결정했다. 

D씨는 당시에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응급구조사 권유를 물리치고 서울 강남 소재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산모는 이 과정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산모의 사망원인은 산도손상으로 인한 산후출혈로 밝혀졌다. 하지만 당시 D씨는 산모의 출혈 원인을 단순 이완성 출혈로 잘못 진단하고 질벽을 봉합했다. 봉합 이후에도 출혈이 계속됐지만 D씨는 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D씨의 과실을 인정한 뒤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과 2심의 판결을 받아들였다. 

앞서 1심과 2심은 D씨가 파열봉합이나 자궁적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인근 상급병원으로 이송했다면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의사 D씨의 과실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의료과실로 식물인간 된 환자, 예측보다 오래 살아도 병원이 책임져야

지난 4월 대법원은 의료과실을 일으킨 충남의 한 대학병원이 입원 중인 식물인간 환자를 상대로 진료비 지급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 병원이 치료비를 계속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B씨는 지난 1998년 5월 A 대학병원 소속 의료진으로부터 수술 및 치료를 받은 후 의료과실로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B씨와 그 가족은 2003년, 2007년, 2014년 총 세 차례에 걸쳐 해당 병원을 상대로 식물인간이 된 B씨의 수명에 따른 치료비와 개호비 청구에 관한 의료소송을 진행했다. 

1차 소송과 2차 소송에서 대법원은 병원의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3차 소송에서 대법원은 B씨와 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청구한 2014년 이후 A씨의 치료비에 대한 소를 각하했다. B씨와 가족이 종전 2차 소송에서 2012년까지 치료비와 2037년까지 개호비를 손해배상 받은 것을 두고 2차 소송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A 병원은 식물인간이 된 환자 B씨가 예상했던 수명보다 오래 생존해 계속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2015년 1월 1일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 발생한 진료비  980만6120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B씨와 가족들을 상대로 진료비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B씨와 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2013년 이후 발생한 치료비를 청구하는 것이 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해당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2차 의료 소송에서 병원이 B씨에게 배상해야할 손해는 모두 전보됐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병원이 B씨의 치료비를 지불해야한다고 선고했다.

故 신해철 사건, 업무상 과실치사 외에 '의료인 비밀누설 금지' 징역 1년 

지난 5월 대법원은 故 신해철씨 사건에서 외과 의사 C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 더불어 사망 환자의 비밀을 누설한 의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원심인 징역 1년을 확정했다.  

1심은 C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비밀누설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심은 환자 사망 후의 비밀누설 행위는 의료법에 의해 금지되는 행위로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사망한 환자에 대한 정보를 누설한 행위도 구 의료법 제 19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의료인의 비밀 누설 또는 발표 행위에 해당한다는 2심의 판단을 따랐다. 

구 의료법(2016년5월29일 개정 전) 제 19조에 따르면, 의료인은 의료·조산 또는 간호를 하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 이때 '다른 사람'에 사망한 사람도 포함되는지 여부가 법적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의료인의 비밀누설 금지의무는 개인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밀유지에 관한 공중의 신뢰라는 공공의 이익도 보호하고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 형성된 신뢰관계와 이에 기초한 의료인의 비밀누설 금지의무는 환자가 사망한 후에도 본질적인 내용이 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세 번에 걸쳐 간호사 강제추행한 병원장 징역 1년 실형 선고

지난 8월 대법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의 간호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에게 징역 1년 실형을 확정했다.

경기 용인 소재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 E씨는 지난 2015년 1월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내에서 간호사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지는 등 세 번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은 피해자인 간호사가 성추행을 겪은 뒤 10개월이 넘도록 계속 근무한 점 등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을 인정하지 않아 병원장 E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피해자가 경찰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추행 당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진술한다고 판단해 피해자의 진술을 인정해 병원장 E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은 "피해자가 세 번의 강제추행 이후 수간호사에게 근무시간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조치가 취해지기 전 사직했다가 병원 총무부장으로부터 근무환경 변화를 듣고 경제적 사정도 있어 복직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받아들였다. 

2심 법원은 병원장 E씨에게 "추행행위 정도가 가볍지 않고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상대로 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한 E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