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에 앞장 선 의사들. 2007년 8월 MBC 다큐스페셜.
일제에 맞선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는 얼마나 될까?
메디게이트뉴스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의사 독립운동가들을 정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08년까지 의협창립 100주년기념의 일환으로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한 조사연구를 실시했다.
독립운동에 참가한 국내 의사, 의대생뿐만 아니라 만주를 포함한 중국, 러시아, 연해주, 몽골, 일본, 미국 등 전세계에서 활동한 인물들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 행적을 남긴 의사 독립운동가 156명을 발굴했다.
대표적인 의사 독립운동가로는 서재필, 김필순, 이태준 등이 있다.
서재필(1863~1951, 미국 조지워싱턴대 의학부 졸업)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김옥균, 박영효, 박영교, 서광범, 홍영식 등과 함께 1884년 12월 4일 갑신정변의 주역으로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조지워싱턴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1895년 12월 귀국해 독립신문을 창간하는 한편, 독립협회를 창립했다.
그는 3・1운동 후 독립운동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기의 병원과 문방구점 등 재산을 팔아 7만 6천불을 쏟아 넣고, 1926년에는 완전히 움직일 수 없는 무일푼의 처지가 되기도 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되자 과도정부의 특별의정관에 선임되기도 했지만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듬해 86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정부는 그가 독립운동에 끼친 공훈을 기려 1977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독립운동가 김필순
김필순(1878~1919, 제중원의학교 졸업)은 만주와 내몽고 지역에서 독립운동 기지를 개척한 인물이다.
그는 1908년 제중원의학교를 제1회로 졸업했는데 도산 안창호와 결의형제를 맺고 1907년 신민회가 조직될 때 회원이 되었으며, 1900년대 세브란스병원에 재직하면서 자신의 집을 독립운동가들의 협의 장소로 제공했다.
김필순은 1911년 중국으로 망명해 이동녕, 전병현 등과 함께 서간도 지역의 독립운동기지 개척에 힘썼고, 내몽고 치치하얼에 수십만 평의 토지를 매입, 100여 호의 한인들을 이주시켜 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독립운동의 후방 기지로 개척했다.
그는 의료업을 하면서 독립운동에 종사하던 중 1919년 9월 1일 일본인 의사가 건네준 우유를 먹고 순국했다.
정부는 1997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태준(1883~1920, 세브란스의학교 졸업)은 몽골지역 독립운동기지를 개척했고 신민회 자매단체인 청년학우회에 가입하면서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이태준은 남경지역으로 망명한 후 울란바토르로 이동해 동의의원을 개업, 명성을 얻었다.
그는 몽골 왕궁을 출입하며 국왕의 어의가 됐고, 이상촌 건설이라는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임시정부 지원을 위한 레닌자금 운송 책임자 역할을 했다.
이후 북경에서 의열단에 가입하고 폭탄제조 전문가를 소개해 의열단의 투쟁을 본격화하는데 기여했다.
이자해(1893-1960)는 1919년 예배당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등 시위를 주도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소식을 접하고, 서간도지역으로 건너가 대한독립단에 가담했으며, 이후 북경으로 건너가 중국군 제18기병연대 야전병원장을 맡으면서, 광복군의 교두보를 만들어 나갔다.
이는 중국 북부지역에서 한인 청년들을 광복군으로 보내는 등 전방기지이면서 연락거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의사 독립운동가 조사연구는 안동대 사학과 김희곤 교수가 맡았다.
김희곤 교수는 13일 "의사 출신 중 독립유공자 포상자는 67명으로 전체 포상자의 0.6%에 지나지 않지만 의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근대화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인 그룹, 새로운 상층부를 형성하기 시작한 직업군 가운데 의사들의 참여도는 어느 직업군보다 앞선다"면서 "이는 새롭게 떠오른 귀족(Noblesse)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Oblige)를 다하려 했던 모습을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의 자취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사업은 2008년 이후 중단됐다.
김 교수는 "당시 의사 독립운동가 발굴 사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교재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졌으면 의학교육 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좌로 부터 서재필, 주현측, 신건식, 이희경, 박성행, 김창세, 최경하/ 둘째 좌로부터 신영삼, 나창헌, 허영조, 고수선, 최정숙, 한금원, 문창모/ 세쨋줄 좌로부터 오복원, 한위건, 이의경, 장지락, 황애시덕, 이태준, 이범교. 의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