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문신사법’의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하위법령 마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비의료인 문신 허용 자체를 반대하던 의료계도 최근에는 감염관리와 응급처치 체계 등 안전관리 분야에 의료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며 법 시행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는 하위법령 마련에 있어 의료계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복지부는 문신사법 하위법령 마련과 제도 시행 준비를 위해 문신사단체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문신사단체 40여 곳이 참석했으며, 문신사 국가시험 및 면허체계, 문신업소 개설등록, 위생·안전관리 기준, 시설·장비 기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복지부는 특히 법 시행 후 2년간 국가시험·면허 수요와 현장 여건을 고려해 일정 요건을 갖추면 면허 없이도 문신업소를 임시 등록할 수 있는 특례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날 김한숙 건강정책국장은 “문신사법의 취지가 비의료인의 문신행위를 허용하되, 안전과 위생을 관리하여 국민건강에 위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므로, 안전한 문신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라며, “문신사단체뿐만 아니라 의료계, 학계 등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여 현장에서 문신사법이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문신사법은 지난해 9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92년 대법원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단한 이후 33년 만에 비의료인 문신 시술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미용·심미 목적의 문신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지만, 현행 의료법상 의사가 아닌 사람의 문신 시술은 불법이었다. 그러나 타투 산업 확대와 직업 선택 자유 논의가 이어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도화 요구가 지속돼 왔다.
복지부는 당시 “법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고 문신 이용자와 시술자의 건강·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제정된 문신사법에 따르면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한 문신사는 문신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문신 제거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문신업소는 시설·장비 등 일정 요건을 갖춰 시·군·구에 개설등록해야 하며, 문신사는 매년 위생·안전교육과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 사용 기구 소독·멸균, 감염 우려 폐기물 처리, 시술 기록 보관, 부작용 발생 시 신고 등도 의무화됐다.
보호자 동의 없는 미성년자 문신행위와 문신업소 외 장소에서의 시술은 금지되며, 손해배상 책임보험 가입도 의무화됐다.
문신사법 제정 과정에서 의료계는 감염과 출혈, 알레르기, 신경손상 등의 위험을 이유로 비의료인 문신 허용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의료계 내부에서는 법 시행이 현실화된 만큼 안전관리 체계 구축 과정에는 의료전문가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동하는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는 최근 열린 문신사법 관련 토론회에서 “의협은 공식적·비공식적으로 법 정착을 위해 많은 도움을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며 “의협 내부에 우려의 목소리도 많지만 직역 간 갈등을 정부가 균형 있게 조절하고 합리적 대안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문신사법은 공포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복지부는 현재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