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부산의대 교수들이 12일 의대생들의 유급이 현실화되기 전에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부산의대 교수협의회는 이번 의대정원 증원 문제에 있어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곳 중 하나다. 앞서 부산의대 교수협은 11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교수, 의대생 등 7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정부가 신속히 대화에 나서달라'는 취지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8일엔 교수와 의대생 10여명이 차정인 총장을 찾아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부산의대 교수협의회 오세옥 회장은 이날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대생들의 대량 유급이나 휴학 사태가 확실시되기 전에 행동을 실시하게 될 듯하다"며 "의대교수 입장에서 학생 유급은 굉장히 현실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전국의 의대생들이 동시에 유급돼 버리면 다음 학년과 합쳐서 같이 수업을 해야 하는데 의대와 교수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현재 전공의 이탈과는 또 다른 의료 절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각 의대들은 수업 일수를 채우려면 아무리 늦어도 4월 안에는 개강해야 대규모 유급 사태를 피할 수 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각 대학은 1학기 수업 일수를 적어도 15주 확보해야 한다.
시기적으론 4월 말이 유급을 피하기 위한 현실적인 마지노선이지만, 앞서 2월부터 수업을 진행해 결석 일수가 한계에 달한 한림의대는 지난 주 이미 출석 일수가 미달된 본과 1학년 학생들에게 유급 예고 문자를 보낸 바 있다.
일부 의대는 오는 14일이 휴학을 확정하고 등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인 곳도 있다. 즉 14일이 지나고 이대로 휴학계 처리가 되지 않으면 현재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 대부분이 수업 거부로 처리돼 단체로 유급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오세옥 회장은 "교수들이 다 비슷한 생각이다. 집단 유급은 의대와 교수들에게 감당 불가능한 사건이기 때문에 부산의대를 제외한 다수 의대 교수들도 같은 의견일 것"이라며 "다만 교수 집단행동은 교수협의회 차원으로 주도한다기 보단 개개인 교수별로 자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합의하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 2000명 증원에서 1명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정부와 어떻게 대화하느냐"며 "정부가 빨리 의대생, 전공의, 교수, 의협 등을 모아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