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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은 수차례 경고해왔던 여당의 총선 참패...잘못된 의대 증원 정책 즉시 중단하라

    민주당도 지역의사제법 등 강행 우려에 정부 정책 변화만이 해결책...전공의들과 의대생들 동의 없이 중재나 합의 불가능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

    기사입력시간 2024-04-11 08:16
    최종업데이트 2024-04-11 08:1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압도적인 여소야대 정국이 재연됐다. 여당의 총선 참패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당을 차지하면 여당의 정부 책임론은 당연 수순이다. 

    총선 결과를 보면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등 의료개혁도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 장기화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며 정부심판론에 힘을 싣는 역효과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의 분노가 표현됐다. 

    여당, 총선 참패 겸허히 수용하고 의대 증원 정책 즉시 중단하라 

    제대로 된 계획도 없이 선거용으로 의료 분야 전문성과 특수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의대 증원 2000명을 강행하려는 정책을 밀어붙인 결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들의 휴학원 제출 등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말았다.의사들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겨우 유지돼 오던 의료현장이 참담하게 무너졌다. 

    여당은 사필귀정에 따른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의사들은 이미 이번 총선 결과를 예측했다. 의사들에게 치욕적인 모욕을 주는것도 모자라 법률 위에서 국민들과 소통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정부의 공권력으로 정부의 최대 우군이던 의사들에게 칼을 들이댔던 정부의 몰락을 경고해왔다. 

    아집과 독선으로 법 위에 군림 하려하고 정책 결정의 절차를 무시하고 비민주적으로 잘못된 의료정책을 밀어붙인 정부 실책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의대증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가 아니라, 완전 무효 선언으로 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됐다. 

    국내 대형병원 전공의 비중 40%, 대형병원 줄도산 위기 

    전공의가 사라진 대형병원의 경영난은 과도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의존이 주원인이다. '빅5' 병원은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 병원들은 고질적인 저수가(낮은 의료비용) 체계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전문의 대신 전공의의 최저임금 수준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왔다. 

    국내 의료 수가는 원가의  70~80% 수준으로, 원가도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의들은 수술·입원·응급실 환자 등을 돌보며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해왔다. 한국 의료는전공의가 사라지면  멈출 수밖에 없다, 

    의대 증원은 단순히 의료계만 연관된 게 아니라 입시 문제와도 직결된다. 의대증원으로 사교육 시장이 술렁이는 등 의대 열풍으로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도 정원의 절반을 채우지 못했다. 의대입시를 위한 자퇴 재학생이 이공계 정원의 과반수를 넘고 사교육 시장은 지방으로 조기유학이 시작 등은  이미 전 국민에게 현실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병원들의 손실도 어마어마해서 상급종합병원당 평균 84억8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10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은 평균 224억7500만원의 수익이 감소했으며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순손실이 511억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현 사태가 이어질 경우 조만간 대학병원들의 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 

    대형병원들이 병원 운영, 미래 투자 등을 위한 적립금인 '고유 목적 사업 준비금'으로 전문의 채용 등에 투자하기 보다 병상 확대 등 시설에 투자해왔다. 대형병원 9곳은 수도권에 병상 총 6600여 개 규모의 대규모 분원 11곳을 설립, 저임금의 노동력 착취에 필요한 전공의 공급을 위한 2000명 의대 증원일 뿐이다.  

    중증·응급환자 진료 담당 응급의료체계 붕괴 위기 

    응급의료도 붕괴 위기에 처했다. 8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서울 권역응급의료센터 7곳 중 고대구로병원과 서울의료원을 제외한 5곳은 '진료 불가능 메시지'를 띄웠다.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거점 병원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상급종합병원 혹은 300병상을 초과하는 종합병원이 모두 문을 닫은 것이다.  

    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최후 보루인 응급의료 체계도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의대증원으로 인한 사태의 해결을 위해 사용한 돈이 이미 5000억원이 넘은 데다 앞으로 얼마나 천문학적인 세금이 더 들어갈지 알 수 없다. 사태 발생 이전에 이 비용이 필수의료에 투입됐다면 이토록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과 인턴들의 임용 포기로 벌어질 연쇄반응으로 향후 5년간의 전공의 부재를 감당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다수 민주당의 지역의사제 등 밀어붙일 우려...전공의 빠진 중재나 합의 의미 없어 

    야당이 총선 승리를 기회로 국회가 나서서 정부와 의료계를 중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거나 총선에 참패한 정부와 의료계가 일단 조율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전제 조건은 반드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여한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동의 없는 어떠한 중재나 합의의 시도도 의미가 없다. 

    특히 압도적 다수당이 된 민주당의 주요 공약은 장기 의료 수요를 고려한 합리적 의료인 증원이다. 민주당 역시 의대증원을  전제로 협상할 공산이 크다.  

    더구나 민주당은 지역의대 및 공공의대 신설을 내세우면서도 지역의사제 법안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합의안 도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의대증원 사태가 정부여당이 참패한 원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전향적으로 정책 변화를 해야 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 의대증원 강행해 선거 패배에 따라 국민들이 내린 명령은 정부의 잘못된 의대증원 관련 정책을 즉시 중단하라는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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