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6번 김동석 후보가 의협회장에 당선되면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키는 동시에 차기 총선에서 모든 정당에 여의사 한명씩을 비례대표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6일 오후 6시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에 여의사 추천을 포함해 ▲비급여 공개 강제화 불복종 운동 ▲의사 노조 출범 ▲온라인 실사 강력 대응 ▲오송 제2회관 지원 총력 ▲임원 공개 추천과 탕평인사 등 6개 공약을 발표했다.
총선에 여의사 비례대표로 추천
김 후보는 의협회장으로 당선되면 차기 총선에서 모든 정당에 여의사 한명씩을 공개적으로 비례대표를 추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비례대표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비율로 선정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선정 가능성이 높은 여성 의사를 추천하고 정당을 설득하겠다”라며 “지인이나 잘 아는 사람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와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해서 잡음이 없게 하고, 추천된 후보가 전폭적으로 의사들의 지지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향후 의협이 비례대표 추천에 성공하면 여야에서 의협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한번 성공하면 관례로 만들어놓을 수도 있다”라며 “의협이 선거운동을 하고 치과의사, 간호사 등 4~5개 단체에서 다같이 선거운동을 펼쳐 어느 국회의원을 만들자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의협회장의 자격 조건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본인은 물론, 의협 임원 누구도 재차 임기 중이나 후에도 정치에 나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회장뿐만 아니라 부회장이나 상임이사 중에서도 정치를 하고자하는 사람은 제외할 것이며, 적어도 임기 중에는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라며 “의협회장이 정치에 직접 관여하고 편향된 행보를 보인다면 의료계 전체에 큰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회원들을 위한 의무가 아니라 자신의 출세를 위한 회무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의협은 공익적인 성격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익단체다.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두루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 회장이 된다면 치우침이 없는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좌훈정 선대본부장은 "김동석 후보는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여의사의 비례대표 추천은 정치적 중립성을 재차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천 받은 여의사들이 투명한 선정과정을 거쳐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으로 일을 한다면 의료계의 소속감을 갖고 활동할 수밖에 없다. 능력있는 의사들이 의료계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급여 공개 강제화 불북종 운동
김 후보는 4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의원급 의료기관 비급여 공개 강제화에 대해 불복종운동과 같은 강력한 대응책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 1월 19일 사비를 들여서 헌법 재판소에 비급여 관련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으며,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 제도의 부당함을 알리고 대응할 방침이다.
김 후보는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에 대한 처벌 규정까지 만들어 강제적으로 법률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다하기 어렵게 만든다. 의료비 절감에만 매몰돼 국민들에게 획일적인 진료를 강요한다. 의사들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렇게 되면 의사들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진료현장에서 비급여 진료비로 인한 불필요한 다툼이 생기거나 의사들이 좋은 비급여 치료법이 있어도 사용을 꺼린다면 결국 국민들이 손해를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 소원 등 법률적 대응 외에도 자료제출을 최소화하거나 비협조하는 등 불복종운동 전개도 고려하고 있다. 부당한 제도는 어떤 식으로든 강하게 대응하고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기 내 의사노조 출범
김 후보는 당선 후 임기내 의사노조 출범을 공약으로 내걸고 의사노조 출범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의협이 복지부의 감독을 받고 있고 공익이나 학술단체로의 역할까지 수행해 이익단체로서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 이후 숱하게 만들어졌던 각종 투쟁기구들 역시 의협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실효성 있는 강력한 투쟁을 선도하지 못했다”라며 노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의협을 통한 투쟁은 별다른 효과가 없다.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방식으로 의사 권익 투쟁에 나서야 한다. 벌써 오래 전부터 의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의료현장에서 걸핏하면 폭행을 당하고 있고 경영난으로 도산하는 회원들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더 이상 노조 설립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공의 노조와 병원의사노조, 준비중인 교수노조 외에도 개원의노조 등 각 직역 노조들을 차례차례 출범시키고 기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모든 직역을 아우르는 '전체 의사노조'를 출범할 계획이다. 개원의 노조 역시 1인사업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등 노동권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준회원으로 가입시키거나 법외노조로 운영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 후보는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휴파업을 선택하면 행정처분 등이 두려워 동참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노조를 통해 의사들의 정당한 단체 행동이 법적인 안전성을 담보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현지조사에 대한 강력 대응
김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를 핑계로 변칙적이고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온라인 현지조사나 현지확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즉각적으로 중단할 것을 경고했다.
김 후보는 “현지조사는 권한을 가진 복지부 공무원이 현장에 방문하지만 온라인 조사는 절차도 없고 자의적이다. 심평원 직원들이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끊임없이 자료를 요구하고 일방적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건보공단 역시 온라인으로 현지확인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온라인 조사를 통해 무차별 환수가 이뤄지고 있다. 가령 의료급여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오지 않은 의료급여 환자 진료비를 전액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라며 "지정 의료기관이 있는 의료급여 환자가 타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 의료급여 진료의뢰서가 있어야 한다. 갑자기 몸이 불편하거나 다른 지역에 있다가 현지 병의원을 방문하면 의료급여 진료 의뢰서를 받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지조사의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일정기간 전에 통보하도록 의무화하고 법률적 근거가 없는 온라인 조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송 제2회관 건립 총력
또한 김 후보는 오송 제2의협회관 건립에 대해 의협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송 제2회관 건립은 2019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부지 매입을 의결됐다. 하지만 의협 대의원회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분과위원회에서 오송 제2의협 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이 부결됐고 네 차례 납부해야 하는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김 후보는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 신축에 따른 재정 부담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의협의 문제라고 본다. 지난 3년간 의협의 회원들을 납득할만한 회무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여름 투쟁 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거액의 성금을 모금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촌동 신축기금이든 오송 제2회관 건립비용이든 이를 마련하지 못하는 것은 의협의 책임이다"라며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회관신축 기금을 낼 수 있는 마음이 생기도록 의협 회무가 그만큼 중요하다. 또한 의협의 사회적인 역할을 강화하면서 회원들에게만이 아니라 사회단체에서 자발적인 기부금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제2회관이 들어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전국 각지에서 접근이 뛰어난 입지와 보건의료 관련 부처가 있는 이점이 있다. 인근 세종 행정수도에도 복지부를 비롯한 중앙부처가 자리잡고 있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사업이다”라며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나 연수원, 각종 연구소 등을 유치한다면 건립비용의 몇배나 되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의협 조직 혁신과 탕평 인사
이밖에 김 후보는 각계인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개적인 추천과 검증을 거쳐 상임이사진의 절반을 구성하고, 나머지 절반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진영에서 추천을 받아 구성하는 탕평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의협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낡고 정체된 조직이라는 점이다. 40여명의 임원과 100명을 웃도는 직원들이 일하는 거대조직이지만 비효율의 극치라는 평을 받았다”라며 "이를 환골탈태할 수 있는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특히 의협에 별다른 경력이 없는 임원이 들어오다 보니 자신의 임무를 파악하는데만 수개월이 걸리는 사실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의협 임원은 준비된 사람이 즉시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지, 수련을 시키는 곳이 아니다”라며 “선거용으로만 제시됐지만 능력에 상관없는 측근이나 코드 인사를 하다 보니 의협 역량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개적 추천과 검증을 거쳐 상임이사진의 절반을 구성하겠다"라며 "뺄셈이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 능력이 있는 분이라면 다른 후보 진영에서도 모셔와 의협을 발전시키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그러면서 “의협의 힘을 빼겠다. 의협이 어떤 직역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위해 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