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22일 미국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이 미국 특허청(PTO)에 보낸 서한을 통해 전세계 최대 매출 항암제인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특허 연장 조치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서한에는 버나드 샌더스 상원의원과 캐티 포텉 하원의원,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이 같이 서명했다.
서한에 따르면 2021년 10월까지 키트루다와 관련된 특허 129개가 츨원됐고, 이로인해 특허기간이 2036년 이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에 제약기업들의 특허 애버그리닝(evergreening), 특허 덤불(patent thickets) 등과 같이 특허 시스템을 악용하는 광범위한 반경쟁적 실태에 대해 지적했다.
키트루다는 2014년 9월 흑색종 치료제로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뒤 18개 암종으로 적응증이 확장됐다. 현재 53개 특허가 등록됐고, 추가로 2021년 10월 기준 129개 특허가 출원됐다. 서한에서는 50% 이상이 첫 허가 이후 출원됐고, 키트루다의 핵심인 항체와는 관련없는 의약품의 다른 적응증과 제형에 관한 특허 출원이 74%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MSD의 피하제형에 대한 특허가 등록되면 최소 수년간 특허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미국 특허청에서 추가 특허 등록이 없다면 키트루다에 관련된 핵심 특허는 2028년 종료된다. 반면 미국 특허청에서 새로운 특허를 등록하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은 2036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며, 키트루다에게 35년이라는 긴 특허 독점기간이 주어지게 될 전망이다.
서한에서는 제한된 경쟁으로 키트루다가 출시된 지 5년만에 147% 약가가 상승했으며, 현재 연간 약가는 16만5308달러에 달하며, 이는 고스란히 환자의 재정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지식재산변리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단일 특허에 대한 특허소송비는 최대 400만 달러까지 들고 블록버스터 의약품는 보통 수십개 특허로 보호되기 때문에 소송비용이 크게 늘어 결국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늦추게 된다.
협회는 "2023년 2월 2일 MSD의 결산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MSD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59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키트루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209억 달러였다"면서 "키트루다는 MSD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2%에 달하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키트루다와 관련해 MSD는 모더나(Moderna)와 mRNA 암백신과 병행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젠(Seagen), 아스텔라스(Astellas) 등과도 암 치료를 위한 다양한 병용요법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등 자체적으로 그리고 외부기업과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휴미라 이후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키트루다의 특허에 대해 미국 특허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피하주사 제형 특허 등 키트루다에 새롭게 추가되는 특허가 현재 2028년까지인 특허기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될지 등에 따라 키트루다의 시장 독점 및 경쟁 상황이 크게 바뀔 수 있는 만큼 당사자인 MSD는 물론, 미국 정부 및 의회,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우려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