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정부가 추진하는 '결핵안심국가 실행계획'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인 및 결핵관리간호사 등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부)가 지난해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인 결핵발병지표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선제적 예방에 중점을 둔 '결핵안심국가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과 관계부처(교육부, 법무부, 병무청)와 협력해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 종사자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고교 1학년 ▲교정시설 수용자 등 대상으로 잠복결핵감염 검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질본부는 2022년까지 결핵발생률을 절반수준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노인·외국인 등 취약계층의 결핵관리 및 전문인 교육을 신규로 추진하고, 대제내성 결핵관리, 접촉자 조사, 잠복결핵감염 검진·치료, 법·제도 개선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질본부는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제2기 결핵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공청회를 지난 18일 실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의협은 결핵예방을 위해서는 의료인, 결핵관리간호사에게 실질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결핵발생률을 절반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제2기 계획안은 제1기 사업보다 전략적으로 구성돼야 하지만 현재 제시된 계획은 제1기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수준으로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무엇보다 환자에 대한 혜택에 집중하는 것 외에도 의료인과 결핵관리간호사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의협은 현재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 종사자 신규 채용 후 1개월 이내에 결핵검사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법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이 직원들의 결핵검사를 실시하는데 드는 검사비용 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소한의 지원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미 의협은 지난번 국회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를 채용하면, 그 즉시 결핵검진을 의무화하거나 주기적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자, 정부의 예산투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민간 의료기관에만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낮은 정책참여와 편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의협은 "결핵진료를 하는 의사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수 있도록 종합병원급에서는 결핵입원 환자를 중증도가 높은 환자로 지정하는 간접적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에서도 정부의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협 측은 "결핵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격리병상에 입원시키면, 정부는 격리병실비용 1인실의 절반정도만 지원하고 있으며, 결핵환자 진료 시 필요한 N95 마스크, 음압시설 등의 지원은 일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공청회에서 잠복결핵검사 진행 후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정부는 잠복결핵과 관련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나 집단시설, 공공시설에서의 잠복결핵검사 진행 후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어 일선에서는 혼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이드라인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