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중환자의학회는 20일 코로나19 및 비코로나19 중환자병상 부족 및 진료체계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학회는 "최근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급격히 증가해 지난 19일 1029명을 기록했고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병상 가동률도 79.1%로 한계에 이르렀다"라며 "정부와 보건당국의 코로나19 중증화율에 대한 빗나간 예측과 이에 기반한 잘못된 대응전략은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혼선, 환자, 보호자,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특히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있어서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병상동원 체계에서의 부족한 병상 확보, 분산된 병상과 환자들에 대한 운용 및 관리에 따른 한계를 드러내며 우려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서 발생하는 제반 문제들은 이미 비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향후 코로나19 및 비코로나19 환자를 포괄하는 의료체계 전반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학회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보건당국이 내놓고 있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진료에 대한 일련의 정책들은 비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가 없다. 그대로 시행될 경우 일선 진료현장에서 다양하고 심각한 부작용과 갈등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했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12월17일부터 적용되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에 대한 격리해제 기준의 상한을 20일로 변경하고 20일이 초과되는 경우 손실 보상을 일체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학회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은 코로나19 중환자병상 동원으로 인해 비코로나19 중환자병상 감소가 심각하고 집중치료가 계속 필요한 코로나19 격리해제 중환자의 치료를 전담할 병원이나 병상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격리해제 중환자에게 우선적으로 해당 병원의 비코로나19 중환자병상을 제공하라는 명시적 지침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학회는 "병원 내에서 중환으로 악화되는 환자, (응급)수술 후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 응급실로 내원하는 중환자를 비롯한 다양한 비코로나19 중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라며 "심각하게 부족한 비코로나19 중환자병상을 코로나19 격리해제 중환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데에 따른 윤리적 결정, 환자 및 보호자와의 소통 등의 문제를 중환자 진료에 전념하고 있는 일선 의료진에게 전가하는 것이며 추가적인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보건당국은 정책적 조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코로나19 중환자 진료제한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공표하고 신속하고 적절한 제도적 조치를 강구해 일선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라며 "또는 코로나19 격리해제 중환자 치료를 전담할 병상이나 병원이 확보되거나 적절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그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마지막으로 "정부는 중환자진료 전문가들과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 권역별 중환자병상 확보, 중증도 분류, 입퇴실 기준, 병상 배정, 이송 등의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전략을 비코로나19 중환자 진료체계와의 연관성을 고려해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중환자진료 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