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중국내 확진자에 비해 평균 연령이 17세 낮고, 잠복기는 1.6일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 등 차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치사율이 중국보다 낮았던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역학회지(Epidemiology and Health)에 9일자로 발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의 국내 역학 특징'을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ㆍ한국역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발표한 해당 연구에서 우리나라에서 확진된 환자 24명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남자가 14명, 여자가 10명이었다. 연령분포는 중앙값이 42세이고 범위는 21~62세로 모두 성인이었다.
역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확진자 24명 중 15명은 지표환자(우한 방문자)였고 2차 접촉자가 6명, 3차접촉자가 3명이었다.
확진자들이 격리되기전에 주요 노출된 지역은 서울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경기도가 8명 (고양시 3명, 부천시 2명, 구리시 1명, 수원시 1명, 평택시 1명)이었고 인천시 1명, 군산시 1명, 광주시 2명, 나주시 1명 등이다.
잠복기 추정치는 2차 감염자 (6번, 20번, 9번, 14번) 4명에서 1-9일로 나타났고, 3차 감염자 (10번, 11번, 21번) 3명에서 1-4일로 나타나, 평균 3.6일(범위 1-9일)이었고, 중위값은 4일이었다. 중국의 경우 평균 5.2일로 12.5일의 기간 안에 확진자의 95%가 증상을 보였다.
연속감염기간(serial interval, 증상발현 후 다음 감염자의 증상 발현)은 2~3차 감염자의 자료를 보았을 때 평균 4.6일(범위 3-9일), 중앙값은 4일로 추정됐다. 중국이 평균 7.5일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환자들의 증상 발생후 격리(Quarantine or Isolation)까지의 기간은 평균 3일(0~12일)이었다. 특히 위험지역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일본, 태국, 싱가포르에서 감염된 지표환자들의 증상 후 격리까지 의 기간이 10일~12일로 상대적으로 길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감염재생산수(R0)는 0.47로 추정됐다. 감염재생산수는 한 사람의 감염자가 몇 명을 전염시킬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예를들어 R0값이 2라면 환자 한사람이 다른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중국의 경우 2.2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내 전파 상황과 비교해 눈여겨볼 점은 한국과 중국의 중위 연령(전체 인구를 연령의 크기순으로 일렬로 세워 단순히 균등하게 2등분한 연령) 차이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평균 연령은 42세였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59세였고 최고 연령이 89세에 이르는 등 상대적으로 고령층 확진자가 많이 분포돼 있었다.
이에 대해 기모란 위원장은 논문에서 "중국의 환자 연령이 높은 것이 치명률을 높이는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한국에서 RT-PCR을 사용한 분자진단법이 개발돼 민간의료기관에서도 진단이 가능해졌다. 진단되지 않았던 환자들을 조기발견해 지역사회 확산을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은 "중국의 경우 대부분 중장년층 이상,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인구에서 사망사례가 보고됐다"며 "이에 비해 국내 환자 상태는 양호한 수준이다. 국내 의료수준에서 충분히 대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