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충북의대 채희복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3일 "충북대병원 누적 차입금이 1000억원이고 국립대병원들이 망해가는데 정부는 2조원 건보재정만 무한정 밀어 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희복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 결의대회에서 "충북대병원은 2월부터 매월 80억원씩 적자이며, 지금까지 누적 차입금은 1000억원"이라며 "16개 국립대병원의 상반기 차입금은 총 1조 3924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채 위원장은 "지금 국립대병원이 망해가는데 정부가 무한정 밀어넣고 있는 2조원은 국가재정이 아닌 건보재정에서 오고 있다. 정부가 우리의 말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 애초부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인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즉 국민건강보험을 일찍거덜내서 실손보험회사를 가진 재벌들을 위해 의료민영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북의대는 49명에서 125명으로 250%로 정원이 늘었다. 총장은 앞으로 2년 내 200명씩 수용가능한 대형강의실을 6개 짓고, 교수도 앞으로 4년간 매년 35명씩 늘리겠다고 한다"며 "그러나 의대생을 늘리는 목적이 지방, 필수의료를 살리는 것인데 지방의대의 60%가 서울과 경기에서 오고, 졸업장을 받은 뒤 인턴 전공의 수련이 안 되면 다 출신지역으로 돌아간다. 그럼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대정원증원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또한 필수의료는 위험하고 평생 응급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급여도 비필수과보다 더 적다는게 다 드러난 마당에 증원된 학생들 중 누가 필수의료를 지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의평원을 무력화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뤄졌다.
채 위원장은 "교육부는 지금까지 20년간 자신들이 해야 하는 의대의 교육기능 감시업무를 의평원에게 맡기고 서로 좋은 관계로 잘 지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교육부로부터 평가인증기관 재지정을 받을 때 조건부 지정을 해놓았는데 이는 관련규정개정 등을 통해 지정취소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하려고 하는 의평원의 무력화는 필연적으로 의대교육의 질 저하와 무능한 의사들의 양산으로 이어질게 뻔하다"며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평원의 무력화 조치는 대한제국 광혜원으로부터 지난 100년간 뿌리내리고 이제 세계로 도약하려는 한국의학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폭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독립적인 의평원의 존재는 향후 대한민국 의료발전과 의학교육의 질 보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미래의 의사 후배들이 올바른 의대교육을 받고 나와서 계속 의업을 수행하고, 훌륭한 의사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의평원 무력화 저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