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1번 후보로 확정된 주수현 전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그동안 정치와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두 아이를 키우며, 일과 가정의 역할을 다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워킹맘'으로 매일을 성실히 일 하는 평범한 보통 의사에 가깝게 지내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주수현 후보는 서울성모병원 교수 시절 서초치매안심센터장을 겸직하며, 누구보다 노인과 치매 환자들을 가장 가까이서 봐온 현장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한 의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건 정말 작은 부분이었다. 치매 환자, 가족들의 버거운 삶을 지켜주고 버티게 해주는 것은 의사이기도 하지만 결국 정책과 예산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환자들의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떠올리면 화가 나기도, 답답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주 후보가 정책에 관심을 가져던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후 실제로 그는 서초치매안심센터장으로서 치매 환자 관련 프로그램과 단기 돌봄, 치매 친화적 주거 환경 조성 같은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직접 진료하며 느꼈던 문제들을 정책에 녹여 개선했던 경험들은 쌓여 그에게 보람으로 다가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주수현 후보는 “의사라는 한정된 역할 밖에서 훨씬 더 직접적으로 환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경험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너무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둔 청년들을 치료했던 경험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병원을 찾아오는 젊은 환자들은 대부분 취업 준비로 이름 붙은 ‘사회적 빈곤’을 안고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게으른 게 아니라, 실패 자체가 너무 두려워서 시작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는 보통의 사람들이었다.”
약 처방과 상담 이외에도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작은 단계적 경험을 줄 수 있는 여러 지자체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는 게 은둔 청년들을 지켜본 주 후보의 견해다. 그는 “병원에서 이들의 고통을 보고 상담과 약을 처방해 줄 순 있지만, 그들이 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구조를 바꾸는 건 정치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들과의 동고동락했던 경험은 그가 ‘의사’로서의 정체성과 ‘정치 참여’를 연결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더불어 처음 정신건강의학과를 선택했던 이유인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결국 정치라는 길로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주 후보는 “대학 시절부터 집단을 모으고,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을 좋아했다. 리더십이 있다 보니 여자 후배들이 롤모델로 따르는 일도 많았다”며 “예전에는 대학 교수 직책이 영원히 안정된 직장이 될 줄 알았지만, 내가 더 좋아하는 일은 연구보다 사람과 현장의 연결, 진료와 정책의 조율이었다”고 털어놨다.
의정갈등 당시에 대해서도 주 후보는 ‘공감과 협치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의사들과 정치권 사이에선 정원 숫자가 중심이 됐지만, 갈등은 숫자가 아니라 서로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더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숫자에 대한 근거를 빼고 보더라도 정책 전달 방식이 너무 폭력적이었다. 대화 자체도 일방적이고 단절됐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치인들은 정답도 제시해야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를 허물고 다시 쌓아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그중에서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조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 후보는 “국민의힘이 의정갈등 이후 첫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자치단체 의회 비례 1번 후보로 '젊은 의사'로 확정한 것은 지난 갈등 과정에서 부족했던 문제들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본다”며 “개인적으론 향후 일방적으로 의견을 주장만 하는 게 아니라 당과 지자체, 시민과 의료계의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 이들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주수현 후보는 자신의 출마를 “사람에 대한 관심이 쌓여온 결과”라고 언급하면서, 그 관심이 이제는 더 큰 범위로 서울 시민들을 향해 넓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시의원으로서 정치를 하더라도, 정신과 의사로서의 감성과 공감을 절대 잃지 않고, 항상 초심에서 시민 입장에서 느낀 불편함과 어려움을 정책으로 전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