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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판후 조사(PMS): 의약품 안전성·유효성 재심사해 허가사항에 반영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21-04-28 10:40
    최종업데이트 2021-04-28 22:5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시판후 조사(PMS)에 대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PMS와 관련된 대표적인 용어로 재심사, 시판후 조사와 사용성적조사가 있는데 일단 그 용어부터 정확히 정의한다.

    ‘재심사’란 신약이나 신약에 준하는 전문의약품에 대해 최초 허가일로부터 재심사 기간 이내에 허가 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이상사례 등을 조사·확인해 안전성·유효성을 다시 평가하는 제도이다.(1) ‘시판후 조사’란 품목허가를 받은 자가 재심사 대상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사항과 적정한 사용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 검토, 확인 또는 검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사용성적조사, 특별조사, 시판후 임상시험 등 재심사 기간 중 실시하는 조사를 말한다.(2) ‘사용성적조사’란 시판후 조사 중 재심사 신청에 필요한 의약품 사용성적에 관한 자료의 작성을 위해 조사대상자의 조건을 정하지 않고 일상 진료하에서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사항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말한다.(2)

    간단히 정리하면 ‘재심사(Re-examination)’는 신약의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위한 제도이고, ‘시판후 조사(Post-Marketing Surveillance: PMS)’는 이 제도에 따라 재심사를 받기 위해 재심사기간 동안 실시하는 조사(연구)이고, ‘사용성적조사(Use Result Surveillance)’는 시판후 조사의 가장 대표적인 연구방법이다. 재심사는 신약 등의 품목허가시 허가조건이므로 시판후 조사는 제약회사의 의무이고, 재심사기간 동안 시판후 조사를 시행해 재심사를 통과해야 품목허가를 유지할 수 있다.

    ‘신약 등의 재심사 기준’이 1995년 제정됨에 따라 재심사 제도가 시행됐으니 그 역사가 오래됐다.(참고. 임상시험을 위한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도 1995년 시행됐다) ‘신약 등의 재심사 업무 가이드라인’에 본 제도의 배경과 목적이 다음과 같이 잘 설명돼 있다.

    시판전 임상시험은 관찰기간이 제한되고, 관찰대상자 수가 한정되며, 엄격한 대상자 선정기준을 적용하므로 그 결과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 어렵다. 시판후 다양하고 많은 환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복용할 때 임상시험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심각한 이상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신약 등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해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 초기의 약물사용 양상을 일정기간 동안 관찰해 의약품 개발 및 허가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이상사례 및 그 발생 상황, 안전성·유효성에 미치는 요인 등을 재심사해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1)

    이런 배경과 목적하에 약사법 제32조(신약 등의 재심사) 제1항은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 중 신약 등에 해당하는 의약품은 그 품목허가를 받은 날부터 품목에 따라 4년에서 6년이 지난 후에 식약처장의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법제화했다.(3) 재심사를 위해 의약품 등의 안전에 규칙 제23조(신약 등의 재심사 신청 등) 제1항은 재심사를 받으려는 자는 의약품 재심사 신청서에 정기보고 결과자료 및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한 자료를 첨부해 식약처장에게 제출하라고 규정했다.(4) 식약처장은 재심사신청서를 검토해 재심사결과통지서를 발급하고 재심사 결과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의 주의사항 또는 의약품 분류 등 허가사항의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명시한다.(2)

    ‘신약 등의 재심사 기준’은 재심사 대상 품목의 조사대상자의 수, 재심사 자료의 요건 및 조사 자료의 작성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해 재심사 업무에 적정을 기함을 목적으로 식약처가 고시했다.(2)(1995년 제정시는 보건복지부가 고시) ‘신약 등의 재심사 업무 가이드라인’은 재심사의 방법·절차 등에 관한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권고사항과 예시를 제시했다.(1)(2011년 식약처 제정) 시판후 조사를 담당하는 직원이나 안전관리책임자는 재심사 기준과 업무 가이드라인을 잘 숙지해야 한다. 

    시판후 조사를 실시하고자 하는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시판후 조사계획서를 시판 1개월 전까지 식약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2)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품목허가 이후 약물 수입 및 병원 리스팅 등 시판까지 시간이 소요되므로 조사계획서를 준비할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2015년 7월 신약과 희귀의약품부터 위해성 관리계획(Risk Management Plan: RMP)이 도입됐고 제약회사는 품목허가 신청시 해당 의약품의 부작용 및 위해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RMP를 제출해야 한다.(5)

    제약회사는 RMP의 ‘추가적인 의약품 감시계획(additional pharmacovigilance plan)’으로 보통 시판후 조사를 선택하므로 RMP에 시판후 조사에 대한 개요(synopsis)를 기재해야 한다. 따라서 다국적제약사는 허가자료를 준비할 때부터 미리 본사와 논의해 시판후 조사 계획을 승인받고, 품목허가 신청시 해당 계획을 RMP에 포함해야 하므로 준비 일정이 빨라졌다. 

    가장 최근(2020년 12월) 재심사 기준이 개정되면서 두가지 중요한 변경이 있었다. 시판후 조사 중 특별조사의 일환으로 시판후 데이터베이스연구가 추가됐고, 시판후 조사계획서 중 고정 증례 수(신약 3000명, 기타 신약 및 자료제출의약품 600명)항목을 삭제했다.(2) 특별 조사의 하나로 언급된 ‘시판후 데이터베이스연구(Database Study)’는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의약품의 이상사례에 대한 질병 종류별 발현 상황과 품질, 유효성 및 안전성 등에 관한 정보의 검출·확인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연구를 말한다.(1)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에는 일정기간 동안 수집된 환자의 의무기록, 건강보험 청구자료, 환자등록체계 및 기타 환자 건강 상태에 대한 데이터 등을 체계적으로 전산화한 것을 말한다.(1) 식약처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으니 고전적인 사용성적조사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판후 조사를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사대상자 수는 해당 의약품의 적응증 등 특성을 고려해 품목별로 산출해 결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2)(재심사 기준 제6조 제3항) 3000명 또는 600명이 아닌 경우 제약회사는 조사대상자 수 산출에 필요한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2)(제6조 제4항) 근거 자료로 해당 적응증의 국내 유병률, 실제 환자수, 해당·유사 품목의 처방건수 또는 급여청구액, 안전성 중점 검토 항목에 해당하는 약물이상반응 및 발생률 등을 제출할 수 있다.(1) 재심사 기간 중 조사대상자 수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품목 허가일로부터 재심사기간 만료일까지 최소 1/2이 경과된 이후이고 재심사만료일까지 최소 1년 남은 시점까지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1) 품목의 특성, 해당 질병의 환자수, 등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조사대상자 수를 결정할 수 있다면 제약회사의 부담도 덜고 추후 대상자 수 조정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부터 의약품의 전주기 안전관리를 위해 위해성관리계획(RMP)이 도입됐는데, RMP 품목의 78%가 재심사 대상으로도 지정돼 자료의 중복 제출에 대한 개선과 체계적인 의약품 시판후 안전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재심사 제도를 2022년까지 폐지하고(2023년부터 재심사 신규 지정 중단), RMP로 통합 운영하는 ‘의약품 시판후 안전관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6)

    개선 방안은 아래 그림과 같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1단계는(~2020년) RMP와 재심사의 중복 자료 제출을 해소하고, 2단계(~2021년)는 RMP의효율성을 강화하고, 3단계(~2022년)는 시판후 안전관리를 RMP로 일원화하는 것이다.(6) 특히 재심사는 제네릭 의약품의 진입을 막는 자료보호와도 관련되므로 2022년까지 재심사 폐지와 함께 별도의 자료보호 제도를 신설할 계획이다.
     
    다국적제약사는 시판후 조사를 준비할 때마다 본사에 재심사 제도를 설명하고, 건건이 시판후 조사 계획과 예산을 승인받아야 한다. 신약 품목허가시 한국에 특이적인 시판후 조사를 승인받기 위해 본사 설득이 어려웠는데 재심사 제도가 RMP로 일원화되면 제약회사는 RMP에 집중할 수 있고, 시판후 안전관리의 국제조화를 통해 본사와 업무 협조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문헌 
    1. 신약 등의 재심사 업무 가이드라인.식약처 민원인 안내서. 2019. 12
    2. 신약 등의 재심사 기준.식약처 고시. 2020. 12. 14
    3. 약사법 제32조(신약 등의 재심사). 2020. 10. 8
    4.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23조(신약 등의 재심사 신청 등). 2019. 12. 12
    5. 의약품의 위해성관리계획 가이드라인. 식약처 민원인 안내서. 2019. 12
    6. 식약처 보도자료. 의약품안전국 의약품안전평가과. 2020.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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