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한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한국 분원인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저분자 화합물질을 통한 메르스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및 에볼라 연구현황을 발표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2004년 정부의 해외 유명연구소 국내 유치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 연구소로, 프랑스 파리 연구소를 중심으로 전세계 29개국 33개의 연구소를 갖고 있다.
이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호흡기 바이러스 연구실 그룹장이자 호흡기 바이러스 전문가 민지영 박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접국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메르스 발생 패턴을 고려할 때, 한국도 추가 메르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지했다.
특히 메르스는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로, 다른 DNA 바이러스에 비해 변이율이 높아 예방백신만으로는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 박사는 "2012년과 2015년에 발생한 바이러스를 비교할 때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있었다. 때문에 백신으로는 100% 대응하는 것이 어려워 파스퇴르연구소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 분리한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용해, 숙주세포 진입-복제-방출 기작 등을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 메르스 치료물질 개발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민 박사는 "현재 연구중인 저분자 치료물질 개발이 백신을 이용한 메르스 대응 전략을 보완해 줄 수 있다"면서 "초기 진입단계의 저해제로 백신과 비슷한 효능의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간염 연구실 그룹장인 마크 윈디쉬(Marc P. Windisch) 박사는 에볼라 연구현황을 소개했다.
윈디쉬 박사는 "에볼라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에볼라 바이러스 숙주인 과일 박쥐 서식지역이 지구 온난화로 북상하고 있으며, 세계화에 따른 국제적 교류증가는 신종 감염병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미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가 보고된 바 있지만 사람이 감염된 사례 보고는 없었다.
마크 윈디쉬 박사는 "파스퇴르연구소는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개발한 최신 에볼라 세포 배양 시스템을 이용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 치료물질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 배양 시스템은 실제 바이러스를 다루는 것이 아니어서 낮은 생물안전 등급 시설에서도 치료물질 연구를 가능케 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윈디쉬 박사는 차후 약물학적 특성을 가진 항 바이러스성 저분자 치료물질을 찾으면 미국·프랑스·독일·호주에 있는 생물안전 4등급(BSL-4) 시설에서 실제 에볼라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할 예정이다.
또 생물학 본부장 모하메드 하치차(Mohamed Hachicha) 박사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필요시 파스퇴르 국제 네트워크 TF팀을 배치해 치명적인 감염병을 억제하고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