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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 지연 넘어 세포 재생으로…세계 첫 역노화 유전자 치료 사람 대상 임상 개시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 녹내장 환자 시신경 재생 목표로 첫 환자 투여…기존 항노화 치료와 차별화

    기사입력시간 2026-06-12 07:23
    최종업데이트 2026-06-12 07:2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노화된 세포를 다시 젊은 세포처럼 기능하게 만드는 이른바 '역노화' 유전자치료가 세계 최초로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기존 항노화 임상이 노화 속도를 '지연'시키거나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임상은 손상된 기존 세포를 '재생'시키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네이처는 6월 9일 보스턴의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가 개발한 세포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 치료제가 첫 환자에게 투여됐다고 보도했다. 협회는 이를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역노화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의 인체 임상시험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임상은 노화된 세포를 부분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해 젊은 세포처럼 기능하게 만드는 유전자치료를 검증하는 시험이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녹내장의 일종을 대상으로 하며,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의 신경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녹내장 환자에게서 손상되는 시신경은 정상적인 재생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세포가 완전히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부분적 재프로그래밍 방식을 택했다. 이를 위해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4개 유전자 가운데 3개를 활용한다.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이들 유전자를 망막 신경절 세포에 전달한다. 또 독시사이클린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할 때만 유전자가 활성화되도록 설계해, 필요 시 발현을 켜고 끌 수 있도록 했다.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면 유전자는 비활성화된다.

    이번 1상은 녹내장 환자 최대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회사는 향후 안구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환자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시험의 핵심은 효능보다 안전성 검증에 있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은 오래전부터 일부 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소의 동물실험은 부분적 재프로그래밍이 안전하게 시행될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사람 대상 검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애틀의 장수 예방의학 회사 옵티스팬(Optispan) 공동 창립자 맷 캐버라인은 “인간에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유전자 재프로그래밍은 큰 장점이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며 “눈은 다른 장기에 비해 생명을 위협하는 부작용 위험이 낮아 이 기술을 처음 시도하기에 적절한 부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접근의 근거는 동물실험에서 제시됐다. 2020년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 연구진은 시신경이 손상된 쥐에서 해당 3개 유전자를 활성화했을 때 신경세포 재생이 촉진되고 노령 쥐와 녹내장 쥐의 시력 손실이 회복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설치류와 원숭이 모델에서도 연구를 이어왔고,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협회는 이번 임상이 기존 항노화 전략과 결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항노화 임상은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이른바 ‘좀비세포’ 표적 치료나 메트포르민 등을 활용해 노화 진행을 늦추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반면 이번 시험은 세포를 없애지 않고 기존 세포를 젊게 바꾸는 방식으로, 노화를 ‘지연’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도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