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국회에 발의된 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 관련 법안비용을 추계했을 때, 기관 범위에 따라 323억원에서 2876억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NABO 추계&세제 이슈’를 통해 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 관련 법안비용을 추계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중 발생한 의사 살해 사건을 계기로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의료기관 내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를 제압하는 등 사건현장을 즉시 통제할 수 있는 안전관리 전담인력 배치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 일본 등의 경우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응급실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거나 안전요원 무장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에서도 최근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해 의료기관에 청원경찰 배치를 의무화하고 그에 따른 소요 비용의 보조 또는 지원을 규정한 ‘청원경찰법 일부개정법률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등 5건의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들 법안의 쟁점 요소로 △청원경찰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의료기관의 범위(정신과 개설 의료기관·응급의료기관 등) △청원경찰 배치에 대한 보조·지원 비용부담 주체(국가·지방자치단체 등)를 꼽았다.
자유한국당 김기선 의원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보안요원을 배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유민봉 의원안은 응급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 비용의 50%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것으로 가정했을 때 연평균 323억원의 재정소요가 예상된다”라며 “김기선 의원안은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해 연평균 2876억원의 재정소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회에 발의된 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 관련 법안과 보건복지부의 정책에 차이가 있다. 배치인력의 역할과 요건, 인력 배치할 때 의료기관 종류별 우선순위, 비용 보조 또는 지원 비율 등에 따라 재정소요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부터 의료계와 전담조직을 구성·운영해 지난 4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폭행 발생 비율이 높은 일정규모 이상 병원, 정신병원, 정신과 의원에는 비상벨, 비상문, 보안인력을 갖추도록 의료기관 준수사항에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일정규모 이상 병원에서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시설, 인력을 확보한 경우 일정 비용을 수가로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지원기준과 내용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의료계는 보안인력 투입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비용 지원 등 개별 항목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실제로 보안인력을 투입하면 나쁠 것은 없겠지만 사람을 늘리는 만큼 비용 지원 부분에 대해 각론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대학병원은 청원경찰을 배치하고 개인병원은 특별순찰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라며 “개인병원의 경우 청원경찰을 확보할 경제적 여유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에 안전인력을 배치한다고 하면 병원 관련 법 개정, 인건비 부분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