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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개원가의 진찰료 인상 요구에 담긴 함의

    [칼럼]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기사입력시간 2026-10-14 09:12
    최종업데이트 2026-10-14 09:12



    [메디게이트뉴스] 프랑스 일반의 개원 의사들로 구성된 이익단체 ‘미래의사회’는 최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찰료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얼마 전에 인상된 진찰료 30유로(약 4만 7000원)는 더 이상 ‘적정진료’를 보장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프랑스 미래의사회는 현행 진찰료 수준에서 50유로(약 7만 8000원)로 인상해야 적정하다는 보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단순히 ‘진찰료를 얼마 올릴 것인가?’보다 ‘의원 한 곳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이에 필요한 인력과 운영 자금은 어느 정도이며, 이 비용은 과연 누가 부담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가 더 본질적인 질문으로 파악된다. 프랑스는 이웃 주변국에 비해 진찰료도 낮고, 의원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보조 인력의 고용이 버겁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다른 유럽 국가의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의료 보조 인력, 약사뿐 아니라 진료 지원과 행정 인력을 고용하도록 ‘공적 재원’으로 지원하는 나라들이 있다. 다만 일반 불특정 사무직원의 급여를 국가가 보조하는 방식보다는 특정 직종을 고용하면 보험자나 의료체계에서 인건비의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와 유사한 가장 직접적인 사례는 프랑스 건강보험제도로써 의료보조인 고용 재원(aide à l'emploi d'un assistant médical) 제도를 통해 개원의가 의료보조인(assistant médical)을 고용하면 그 고용비를 직접 지원한다.

    지난 2024년에는 의료 협약에서 해당 지원액을 5% 포인트 올렸고, 일정 조건을 충족한 일반의는 ‘1.5~2.0’ 범위에서 전일제 인력(FTE)도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 취약지역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3년 차 이후 1.5 FTE에 연간 3만 3000유로(약 5200만 원), 2 FTE에 4만 4000유로(약 6900만 원)를 지원하고, 환자 수가 매우 많은 의원은 최대 7만 6000유로(약 1억 1900만 원) 정도 지원받는다.

    영국 독일 등 선진국 개원의 지원 정책 단순한 인건비 보조 아닌 의료 질 향상 목표 

    더 흥미롭게도 올해부터 프랑스는 여러 일반 의학 전문의인 GP가 진료보조인력(assistant médical)을 공동으로 고용하는 방식도 지원에 포함했다. 그룹 의원이나 다직종 일차 의료센터(Maison de santé pluriprofessionnelle, MSP)가 보험자와 계약하고, 여러 의사가 한 명 이상의 보조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진료보조원(assistant médical)은 간호사가 아니다. 환자 안내와 진료 준비, 기록과 행정지원, 기본적인 진료 지원 등을 담당하며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집중하도록 시간을 확보하는 직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영국은 이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다. NHS의 추가역할 비용보전제도(Additional Roles Reimbursement Scheme, ARRS)는 일차 진료 연결망(Primary Care Network)에서 다직종 인력을 채용하면, 그 인건비를 NHS 재원으로 보상한다. 2024~2025년에 약 2만 6000개의 추가 직무를 지원토록 설계했다.

    특히 2025~2026년 ARRS 재원은 약 17억 파운드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3조 1137억 원 규모다. 현재는 활용 가능한 직종의 유연성도 크게 확대했다. 진료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응급구조사, 사회적처방연계담당인력(practice nurse, pharmacist, physiotherapist, paramedic, social prescribing link worker)등 관련된 직종을 다양하게 포괄했다. 이처럼 일반의 진료에 필요한 다직종 조직으로 만드는 비용을 NHS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2025~2026년 사이 직원 유형과 숫자에 대한 제약도 크게 완화했다고 한다. 

    독일은 간접적 지원 형태로 근거바탕 의료비 지불에 직원 및 개원 운영비용의 부담을 덜어준다. 스위스도 의료수가에 진료 원가를 반영해 상당수의 지원 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프랑스 개원의들도 독일과 스위스의 진료 지원 인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만성적이고 고질적인 저수가 진료비에 의한 의원 경영에서 보조 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언감생심 알아서 충당하도록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고령화 인구에 대한 만성질환 관리, 통합 돌봄, 재택의료 등 보조 인력의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여전히 의사의 행위별 수가에 대한 제한 이외는 이렇다 할 지원책은 보이지 않는다. 지역 수가도 논의되나 지역 인력지원은 아직 없다.

    선진국의 개원의 지원 정책을 단순한 ‘의원 직원 인건비 보조’라고 보면 안 된다. 정부나 보험자가 직원 고용을 지원하는 대신 의원에 추가 환자 수용, 접근성 향상, 만성질환 관리, 예방, 진료 조정 등의 성과를 요구한다. 프랑스의 지원제도도 추가적인 환자 진료 목표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지필공 등 총체적 의료 위기에 봉착 한국 실질적 지원과 거버넌스 운영 틀 마련해야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를 적용한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모델 산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의원에 의사 1인당 일차 진료 활성화를 위한 보조 인력 지원제도 기금(Primary Care Practice Support Grant)을 만들어, 의사 1명이 일반행정과 의료비서 0.5 FTE와 진료 지원 인력 0.5~1 FTE 정도를 고용하도록 건강보험이 인건비 일부나 전체를 지원하는 것이다. 의료체계가 갖는 고용효과의 증대도 함께 기대해 볼 수 있다.

    즉 사회적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대신 참여 의원에는 단순히 환자를 더 많이 보라고 요구하기보다, 환자당 충분한 진료 시간 확보와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 예방 서비스, 진료 연계와 회송, 야간 및 휴일에 접근성 향상 등 의료적 성과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의료를 위한다는 정책에 지역의 보조 인력 지원제도는 여러모로 파급효과가 좋을 듯하다. 이렇게 하면 정부 정책의 논리가 의사 진찰료 인상이라는 단일 명제에서 진료실 생산능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바뀌는 것이다. 프랑스 일반 개원의가 요구하는 진찰료 인상의 주장과 진료보조인력 지원 정책을 같이 놓고 보면, 정책적으로는 두 가지 방법론으로 해석될 수 있다.

    수가를 충분히 올려 의사가 직원을 직접 고용하도록 하는 방법과 보험자가 직원 고용비를 별도로 지원하는 방법인데, 프랑스는 사실상 이 두 방식을 혼용하고 있고, 영국은 후자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 

    이것은 한국의 저수가, 다빈도 외래 구조 개선이나 지역완결형 의료, 고령화 대처를 논의할 때 상당히 중요한 비교 사례로 보인다. ‘진찰료를 얼마 올릴 것인가?’ 보다 ‘의원 한 곳을 제대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비용은 과연 누가 부담할 것인가?’가 더 본질적인 질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특히 앞으로 우리나라가 지역의료 활성화의 길을 찾는데 현실적으로 더욱 필요해 보인다.  
     
    <참고 문헌>
    https://www.ameli.fr/medecin/exercice-liberal/vie-cabinet/aides-financieres/aide-emploi-assistants-medicaux-dans-les-cabinets/aide-individuelle-emploi-assistants-medicaux/modalites-generales-du-dispositif-d-aide-l-emploi-d-un-assistant-medic

    https://www.england.nhs.uk/long-read/primary-care-service-development-funding-and-general-practice-it-funding-guidance-20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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