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사망사고 보고 의무 확대, 보건복지부 환자정책 전담 조직 설치, 의료사고 피해자 손해배상금 대불제도 존치를 담은 ‘환자안전 3법’을 대표발의했다고 3일 밝혔다.
세 법안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확인한 제도의 빈틈을 메우기 위한 후속 입법이다. 환자와 유가족이 겪은 피해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고, 사고 파악부터 재발 방지, 피해 구제까지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앞서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는 2025년 12월 30일과 2026년 8월 3일 두 차례 환자가 숨졌지만, 관할 보건소는 두 사고를 각각 27일, 11일이 지난 뒤에야 언론 보도로 인지하고 조사에 나섰다.
현행 환자안전법은 법에서 정한 중대한 환자안전사고의 보고 의무를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과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만 부과하고 있다. 환자안전법의 내용을 통합해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환자기본법도 보고 의무를 일정 규모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에 한정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환자가 숨져도 보고 의무가 없다.
2016년 7월 환자안전법 시행 이후 올해 5월까지 누적된 환자안전사고 보고는 15만 2761건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의료기관별 보고 현황은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첫 번째 환자기본법 개정안은 환자가 사망한 환자안전사고는 사고 유형이나 의료기관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의료기관이 보고하도록 했다. 지금은 의무보고 대상 병원도 잘못된 수술∙투약 등 법에 정한 유형의 사망사고만 보고하면 된다. 사망에 이르지 않은 중대한 사고는 지금처럼 일정 규모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만 보고하도록 해 의료 현장의 부담은 최소화했다.
두 번째 환자기본법 개정안은 복지부에 환자정책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반드시 두도록 했다. 전담조직은 환자안전사고 보고∙조사 자료의 분석과 활용, 환자정책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의 수립∙시행 총괄, 중앙∙지역 환자안전센터의 지정과 지원 등을 맡는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의료사고 피해자의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존치하는 내용이다. 대불제도는 조정∙중재나 법원 판결로 배상이 확정됏는데도 피해자가 배상금을 받지 못하면,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심사를 거쳐 먼저 지급하고 배상 책임이 있는 의료기관 등에 구상하는 제도다. 올해 5월31일까지 120건에 64억8449만원이 지급됐으며, 이 가운데 87건, 37억원은 의원∙치과의원에서 난 사고였다.
내년 5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면서 대불제도를 폐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책임보험 미가입에 대한 제재수단은 부재한 상황이며, 가입 의무 대상의 범위도 대통령령에 맡겨져 있어 아직 미정이다. 의료기관의 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피해자의 배상이 달라질 수 있으며, 대불제도가 사라진 뒤에는 피해자를 지원할 장치가 남지 않는다.
개정법은 시행 전에 대불을 청구한 사건에만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 시행전에 사고를 당했더라도 소송이 길어져 시행 이후에야 배상액이 확정되면 대불을 청구할 수 없다.
개정안은 책임보험과 대불제도를 함께 운영해 보험과 의료기관 어디에서도 배상금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대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개정법 시행 전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도 시행 이후 대불을 청구할 수 있다.
이소희 의원은 “상급병원에서 난 사망사고나 동네 의원에서 난 사망사고나 환자와 가족에게는 똑같이 중대한 사고”라며 “15만건을 쌓아 두고도 반복되는 위험을 찾지 못한다면 그건 안전 시스템이 아니라 보고 시스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불제도는 책임보험과 겹치는 중복 장치가 아니라, 배상 의무자에게 돈이 없어 피해자가 배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는 마지막 안전망이다. 의료인을 위한 형사특례를 확대하면서 환자를 위한 안전망부터 없애선 안 된다”며 “사고를 알아야 막을 수 있고, 막지 못했다면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