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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목 제약협회장 "바이오버블·허위공시 등 제약바이오산업 특성상 높은 위험도 이해해야"

    기초연구 분절 문제 해결·전주기적인 신약개발 R&D 지원하려면 '대통령직속위원회' 반드시 필요·대선공약 반영 촉구

    기사입력시간 2022-01-24 12:29
    최종업데이트 2022-01-24 13:52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일부 제약사들의 분식회계 사태 등 '바이오버블' 지적이 잇따르고 있으나, 이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핵심 가치인 동시에 고위험·고성과, 공시 투명성 등의 산업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같은 신약개발 R&D 특성상 현재의 분절적인 지원과 투자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범부처 컨트롤타워격인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24일 '2022 K-제약바이오 대도약의 해'를 주제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 이 같이 밝히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퀀텀점프를 위해 업계의 총력적인 도전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지난해 국내개발 신약 4개가 허가를 받았고, 25개사가 13조원대의 기술수출을 기록했으며 의약품 수출은 10조원을 돌파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글로벌 백신·치료제 생산 허브 구축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백신 11건, 치료제 19건에 대한 임상 진행, K-mRNA 컨소시엄 출범 등 백신주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원 회장은 "신약파이프라인 역시 지난 2018년 573개에서 2021년 1477개로 2.6배 증가했고, 상장 제약기업들의 연구개발비 비중도 매출 대비 10.7%에 이른다"며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오는 2025년에는 연구비 비중을 15~16%로 올리고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등을 추진해 제약산업계의 연구개발 역량을 극대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품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10%에 머물고 있는 QbD 도입률을 2025년 50%, 2030년 100%로 올리고 이 과정에서 협회가 맞춤형 컨설팅과 제조공정 개선 방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 확대와 컨설팅 프로그램 가동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약업계 노력만으로는 부족…전주기적인 정부 투자·지원 합쳐져야 산업 도약 가능"

    국산신약 32호이자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내 백신 상용화 등 신약개발 성공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정부의 과감하고 집중적인 지원이야 말로 '신약개발 성공의 지렛대'라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산업계의 역량과 도전에 더해 정부의 과감한 육성·지원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선진산업으로의 비약적 성장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미 수많은 해외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발판삼아 세계 제약시장을 주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올해 정부 R&D 예산 15조7000억원 중 바이오는 1조8000억원(11.4%)으로 미국, 벨기에 등의 바이오 R&D 예산이 30~40%대인 것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분절적·중복적인 형태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응용연구분야 투자 비중은 대폭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 회장은 "이를 해결하려면 수년간 요청하고 이번 대선공약으로도 제안한 것처럼 우선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분절적, 비효율적인 지원과 투자를 원포인트, 실시간,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통합거버넌스를 만들자는 의미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R&D 예산 총액의 23%를 집행해 기업들의 연구개발 토양을 마련했으며, 일본도 제약바이오분야 컨트롤타워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설립해 부처별로 배분된 R&D 예상과 연구관리를 총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위를 통해 연구개발부터 정책·재정 지원, 규제 개선, 인력양성 등 바이오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부처 정책을 총괄해 효과적으로 조율하자는 의미다. 분절적인 기초와 응용연구의 통합도 혁신위를 통해 전주기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원 회장은 "기초연구 바탕으로 전임상, 임상연구가 이어지는데, 현재 기초에서 응용연구로의 이행 비율이 10%에 그친다"며 "30~40%정도로 끌어 올리려면 컨트롤 타워를 토대로 초도단계부터 인허가 규제까지 전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부족한 심사인력과 자문인력을 확충하고 5조원대 메가펀드 조성과 기술 혁신 성과물에 대한 보상, 국가적 M&A 지원 전략 수립·이행 등이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백신을 비롯 신약개발에 대한 괄목할만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으며, 제약주권 확립을 통한 보건안보 강화로 가려면 글로벌 신약, 자체 블록버스터가 필요하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충분히 내공을 쌓았고 이제 퀀텀점프를 할 때다. 지금이야말로 제약바이오가 미래먹거리가 될 수 있는 만큼,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오버블 논란? 허위공시 지적하되 제약산업 특성 고려한 해석 필요"

    한편 이날 제약업계의 분식회계 등 바이오버블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연구개발 계획, 성과에 대한 공시 문제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원 회장은 "투자자 권리보호와 건전한 경영활동을 위해서는 기업경영과 공시에 있어 투명성이 중요하다"면서 "제약바이오 분야는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이 전제돼야 하며, 전문적이고 복잡한 산업 특성상 정보 전달에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제약바이오핵심가치는 신약파이프라인에서 오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고수익)'산업 특성상 오랜기간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 하고 다양한 임상 변수가 있으며,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많은 시도가 일어나야 신약개발도 성공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일들도 있다. 허위공시는 당연히 잘못이고 질타해야 하나, 가장 전망있는 사업이며 산업 특성을 고려해 밀어줄 부분은 밀어줘야 한다. 한 쪽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