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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혈증 프로토콜 알려줘” 묻자 수 초 만에 답변…서울아산병원, 폐쇄망 프라이빗 AI 가동

    외부 클라우드 의존 없이 병원 내부 서버·데이터만 활용…민감 의료정보 유출 우려 차단

    벡터DB·RAG 결합해 임상지침 검색 정확도 높여…“신뢰 기반 디지털 의료 혁신 선도”

    기사입력시간 2026-05-27 07:02
    최종업데이트 2026-05-27 07:02

    사진=서울아산병원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폐쇄망 환경에서 작동하는 ‘프라이빗 AI 지식 검색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의료진이 ‘패혈증 의심 환자 발생 시 초기 대응 프로토콜과 항생제 투여 지침을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시스템이 병원 내 임상진료프로토콜 데이터베이스를 수 초 만에 검색해 필요한 검사, 수액요법, 항생제 투여 지침, 진단 기준 등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번 시스템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외부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병원 내부 서버와 데이터만을 활용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으로 구축됐다.

    기존 생성형 AI는 외부 클라우드와 연결돼 있어 환자 진료 기록, 검사 결과 등 민감한 의료정보가 외부로 전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반면 서울아산병원의 프라이빗 AI는 데이터를 병원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내부 서버에서만 AI 모델을 운용해 외부 클라우드 의존도를 0%로 낮췄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를 통해 생성형 AI의 편의성은 살리면서도 환자 정보 보호 수준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부 솔루션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병원 내 IT 인력이 직접 시스템을 개발해 기술 자립도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긴급 상황에서 의료진이 방대한 임상 가이드라인과 업무 매뉴얼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패혈증 의심 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은 수백 페이지 분량의 프로토콜을 뒤지는 대신 AI 시스템에 질문을 입력할 수 있다. 시스템은 ▲1시간 이내 시행해야 할 검사 ▲수액요법 ▲항생제 투여 관련 세부 지침 ▲패혈증 진단 기준 등을 근거 문서와 함께 제시한다.

    기관삽입관 탈거 시 응급 처치와 재삽관 프로토콜, 법정 감염병 확진 환자 발생 시 신고 절차 등 매뉴얼 확인이 필수적인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답변 하단에는 해당 정보의 출처가 함께 표시돼 의료진이 근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적 핵심은 벡터 데이터베이스와 RAG, 즉 검색 증강 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의 결합이다.

    벡터 데이터베이스는 문서 내용을 AI가 의미 단위로 이해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변환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키워드가 일치하는 문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질문의 맥락과 의미를 파악해 관련성이 높은 문서를 검색한다.

    RAG는 AI가 답변을 만들 때 병원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실제 문서를 먼저 검색하고, 이를 근거로 답변을 구성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AI가 그럴듯하지만 사실과 다른 답변을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 분야 활용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서울아산병원은 폐쇄망 환경의 한계도 보완할 계획이다. 외부 최신 의학 정보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샌드박스형 외부 검색 엔진’을 별도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 엔진은 외부 검색이 필요한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모두 제거하고, 완전히 익명화된 질문만 외부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병원 내부 정보는 외부로 유출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최신 의학 정보만 안전하게 가져오는 구조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은 “이번 시스템은 보안과 AI 활용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폐쇄망 환경에서도 AI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음을 직접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데이터 유출 걱정 없는 신뢰 기반의 디지털 의료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