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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돋보기] "간호사 단독법 무엇이 문제인가...의사가 간호 업무하면 위법?"

법안 발의 참여 여야 의원만 93명...법률 전문가들, 이전 법과 달라지지 않아 통과 가능성 낮을 것으로 예상

기사입력시간 21-03-30 06:39
최종업데이트 21-03-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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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사 단독법 제정이 또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코로나19로 간호인력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번 간호법 발의에 참여한 여야 의원만 총 93명에 달한다. 간호협회는 이번에야말로 70년 된 낡은 의료법 속에 묻혀있는 간호사들의 역할과 업무범위를 체계화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간호법은 쟁점 사항이 많았던 만큼 간호계의 꾸준한 법 제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왔다.

사실 간호법 제정 논란은 한두해만의 문제는 아니다. 간호계는 1972년부터 국민들이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업무에 대한 법적규제를 개선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해 왔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간호계는 연세대 간호정책연구소를 간호법연구소로 지정하고 수차례 간호협회 공청회 등을 거쳐 현재 간호법의 토대가 된 법안을 도출했다.

특히 간호법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공약에 포함되면서 처음 공론화됐다. 이후 2005년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이었던 김선미 의원(당시 열린우리당)이 간호법을 처음 국회에서 대표 발의하며 본격적인 법안 논의가 시작됐다.  
 
의사도 간호업무 하면 위법?…“법 통과되면 무면허간호 행위 성행”
 
최근 발의된 간호법 제16조 내용. 

우선 이번에 나온 간호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정숙, 최연숙 의원(국민의힘) 총 3인에 의해 발의됐다.
 
세밀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임금과 근무환경 등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동소이하다. <관련기사=김민석·최연숙·서정숙 여야 3당 의원 '간호사 단독법' 발의…처우개선과 전문간호사 인정>
 
그렇다면 법률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법률적 쟁점과 올해 간호법안 통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 전문가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간호법 제16조로 간호사가 아니면 그 누구도 간호업무를 할 수 없도록 명시한 부분이다.
 
해당 부분은 의료법 제27조 (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에서 착안됐다. 이 조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의료법 내용이 '간호사'로만 단순히 수정돼 포함됐다.
 
그러나 문제는 간호사 이외 직역의 간호업무 자체를 위법으로 막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의사와 전문간병인 등에 의한 간호업무가 법률적 문제 소지를 담고 있다.
 
동일 조항 제13조에 따르면 간호업무는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자료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 ▲간호 요구자에 대한 교육과 상담 및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 등을 말한다. 이 부분도 의료법 제2조 내용을 그대로 따왔다.
 
이경환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발의된 간호법 제16조는 의료기관에서 간호업무를 어떤 직역도 할 수 없도록 명시한 것으로 의사 등에 의한 환자 관찰, 자료수집, 교육과 상담도 모두 위법이 될 요소가 다분하다"며 "이 부분은 법이 통과되더라도 향후 논의과정에서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도 "간호란 환자나 노약자를 보살펴 주는 것을 의미하고 진료행위보다도 의미가 넓다"며 "이 때문에 진료행위에 해당되지 않는 간호행위는 누구든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나 노약자의 가족이나 친지, 전문간병인, 간호조무사 등이 간호행위를 할 경우 무면허간호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선 간호법 비해 개선점 없어 통과 가능성 희박…PA간호사도 영향?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간호법이 앞서 발의됐던 간호법들에 비해 특별히 개선된 사항이 없다는 점에서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간호법은 그동안 2005년 여당 박찬숙 의원과 야당 김선미 의원의 간호법을 시작으로 2019년 여당 김상희 의원과 야당 김세연 의원의 간호법까지 꾸준히 발의돼왔다.
 
그러나 국회 임기만료로 항상 폐기 수순을 밟았던 이유는 직역 간 형평성 문제와 이미 현행법으로 충분히 보장이 가능하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도 간호법 제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내과 전문의인 이동필 변호사(법무법인 의성)는 "이번에 발의된 간호법도 앞선 법안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간호법이 항상 국회에서 발목을 잡혔던 이유는 현행 의료법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에 이미 대부분 담겨 있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이번에도 해당 문제는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호법 제정의 더 큰 문제는 다른 직역 간의 형평성 문제다. 지금도 치과의사, 한의사, 물리치료사, 조산사 등이 단독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며 "간호법이 선례를 남기면 모든 직역이 단독법을 추진하면서 의료법체계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외 제16조의 '간호사도 면허된 것 외의 간호업무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이 PA(Physician Assistant)간호사들의 업무범위 논란을 종결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의료법 전문 변호사 A씨는 "복지부는 현재 음성화된 PA를 제도화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업무범위를 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며 "반면 간호법에선 오히려 간호사들의 업무를 스스로 제한하는 듯한 조항이 포함돼 법이 통과되다면 PA는 불법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현두륜 변호사도 "간호사가 면허 외의 간호행위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은 간호사들에게 오히려 족쇄를 채우는 부당한 입법"이라며 "의료법상 ‘의료인도 면허된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라는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다보니, 이런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