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지도전문의 수당, ‘눈먼 돈’ 될까”…교수 사회 자정 당부한 전공의

    대전협 정정일 공보이사 “직책만 맡고 교육 제대로 않는 교수들 관리∙견제해야”

    기사입력시간 2025-11-17 07:08
    최종업데이트 2025-11-17 07:11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정일 공보이사가 15일 KAMC 학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전공의 수련교육을 담당하는 지도전문의들에게 별도로 지급하는 수당이 ‘눈먼 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시작한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지원 사업’을 통해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등 8개 과의 책임지도전문의, 교육전담전문의에게 별도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정정일 공보이사는 15일 고대의대 유광사홀에서 열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학술대회 ‘GME(졸업후교육)’ 세션에서 “책임지도전문의 등 교육하라고 만든 직책을 맡고 있음에도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 교수 사회 내부에서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들은 약자의 입장이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도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렵다”며 “교수들도 (전공의의 문제 제기보다) 지도전문의 사이에 피어 프레셔(peer perssure∙동료 집단 내 압력)가 훨씬 강력하다는 걸 잘 알 거다. 수당이 눈먼 돈이 되지 않게 더 견제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료∙연구뿐 아니라 교육 잘하는 교수도 평가 받아야

    정 이사는 진료, 연구뿐 아니라 교육을 잘하는 교수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체로 교수들은 진료와 연구를 우선순위에 두고 교육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미래에 교수가 될 수도 있는 젊은 의사 입장에서 말하자면, 교육과 관련된 부분도 연구와 진료 못지않게 커리어적으로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동기부여가 생기고 교육자로서 열의를 갖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지도전문의 제도에 대해 재정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대한의학회 수련교육위원)는 “올해 처음 관련 예산이 투입되면서 8개 과에 한해 수당이 지급되고 있는데, 예산이 더 많아지면 전체 26개 과목으로 확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수당이 책임지도전문의, 교육전담전문의 등 일부 전문의들에게만 지급되고 있는데, 현장에선 이게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전공의 수에 따라 병원 단위로 수당을 배분하고 책임지도전문의와 과 내에서 합의를 통해 주어진 예산 내에서 업무량에 따라 수당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KAMC 이종태 이사장, 전공의 교육만 책임지겠단 복지부 지적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 KAMC 이종태 이사장은 의대생 교육과 관련한 보건복지부의 역할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BME(기본 의학교육)와 GME(졸업후교육)는 사실 한 몸이다. 어느 한쪽만 잘 되거나 안 될 수는 없다. 그래서 특히 BME에서 GME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본과 4학년, 인턴 기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가 (의대생 교육과 관련해) KAMC와 소통하고 여러 협력을 해왔는데, 불행하게도 의정 사태를 계기로 최근 복지부가 ‘학생 교육은 이제 우리가 관계하지 않는다. 대신 전공의 교육은 본인들이 책임지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사실 BME에서 GME로 넘어가는 과도기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실제 일본은 인턴 수련 2년이 의무인 대신 비용은 정부에서 대부분 부담하고, 의학과 학생들에 대한 지역사회 의료 교육 등도 문부과학성이 아닌 후생노동성이 담당한다”고 했다.
     
    이어 “반면 우리는 BME와 GME가 칼로 자른 것처럼 단절돼 있다”며 “복지부가 의학과 학생들의 임상실습 교육, 지역사회 교육 등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고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