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찾아온 병 때문에 환자가 된 순간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약자가 됐다고 느낄 것입니다. 아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심란한데 평소 갈 일이 많지 않은 큰 병원에 가야 하면 환자와 보호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메디게이트뉴스가 '대한민국 병원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병원은 어떻게 찾아가며, 병원 내에서 어떤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보겠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4년 전 일이었다. 신촌역 3번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위치한 맥도날드 앞에서 누군가 내 소매를 잡아당겼다. 깜짝 놀라서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휙 돌렸다. 머리가 희끗한 60대 여성이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간절하게 나를 쳐다 봤다.
"세브란스병원을 가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나요?"
직진만 하면 나오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을 눈앞에 두고 찾지 못해서 헤매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나는 큰 교회를 지나쳐 굴다리를 통과해 병원이 보일 때까지 쭉 직진하면 된다고 일러줬다. 중년 여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연신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길을 물어보려고 다가가도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서 묻지도 못하고 10분을 헤맸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묻지도 않은 답을 하고는 병원이 있는 방향으로 곧장 걸어갔다. 그가 자리를 떠난 뒤 매일 걷던 신촌 거리를 찬찬히 돌아봤다.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는 젊은 사람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이어폰을 끼고 타인의 시선을 피한 채 갈길을 갔다. 중년 여성이 소매를 잡아당기지 않았다면 나 또한 그를 쳐다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직접 찾아갔다.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신촌의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옆에 위치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에서 불과 980m 거리에 있다. 도보로는 15분 걸린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은 병원인데도 서울 지리에 익숙지 않고 처음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어떻게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가야하는지 몰라 신촌역을 배회한다. 그래서 세브란스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신촌역에서 출발해 병원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자주 이용한다.
갑작스럽게 눈이 내린 2월 어느날이었다. 예기치 못한 이른 아침의 폭설에 신촌역 안은 어수선했다. 신촌역에 처음 온 환자·보호자의 눈으로 역사를 둘러봤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면 역사 안에서 세브란스 병원의 위치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나마 신촌세브란스병원 셔틀버스를 타는 곳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셔틀버스는 신촌역 1번출구에서 탈 수 있다.
그날은 안내판이 필요 없어 보였다. 역사 안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길게 늘어진 줄은 신촌세브란스병원에 가기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들이었다. 신촌역 1번 출구에서 시작된 줄은 역사로 이어지는 계단을 넘어 반대편 3번 출구로 향하는 계단까지 이어졌다. 찬 바람이 심하게 불어 날씨가 쌀쌀하고 눈이 녹아 비처럼 내린 탓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많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연예인이라도 왔느냐'며 한 마디씩 했다.
줄을 선 사람들을 따라 신촌역 1번 출구로 나갔다. 출구 앞 입식 안내판에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방향을 가리키는 지도가 있었다. 안내판 하단에 세브란스병원 셔틀버스 운행 안내 정보가 있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1번 출구(신촌 기차역과 다름)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는 한 번에 총 38명을 태울 수 있다. 평일에는 오전 7시 30분 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6분 간격으로 운행 된다. 토요일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8분 간격으로 운행 된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눈이 내리는 족족 녹는 바람에 지하철역 밖으로 나오는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 출구 앞에는 세브란스병원 직원이 환자와 보호자들이 셔틀버스를 원활하게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병원 로고가 붙은 대형 버스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른 버스가 출구 앞에 도착했다. 버스가 정차하자 운전기사가 먼저 내려 세브란스병원 환자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버스를 나오는 환자들의 머리 위로 검은 우산을 씌워 줬다. 운전기사와 직원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부축하기도 했다.
우산을 든 셔틀버스 기사와 병원 직원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셔틀버스를 이용해 병원을 오가는 환자들 중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있고 노인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직원들이 베푸는 사소한 친절이 따뜻하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기가 불편하지 않은 환자나 보호자라면 긴 줄을 서서 셔틀버스를 기다리기보다 걸어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신촌 곳곳에서 묻어나는 오래된 이야기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가는 병원까지의 길을 외롭지 않게 해 줄 것이다.
도보로 세브란스병원에 가려면 신촌역 3번 출구를 이용하면 가깝다. 병원이 보일 때까지 약 1km를 직진만 하면 된다. 3번 출구 앞 '맥도날드'는 독특한 의미로 신촌의 성지다. 부드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는 계절의 주말 신촌역 3번 출구는 젊은이들이 소개팅을 하기 위해 약속을 잡는 만남의 장소다. 맥도날드 앞에서 잘 차려입고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며 주위를 힐끗 쳐다보고 어슬렁거리는 청년들이 있다면 수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백이면 백, 소개팅 상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바로 옆의 '홍익문고'는 신촌의 명물이다.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득세하던 시기에도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의 관심으로 버티고 살아남은 동네 서점으로 무려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홍익문고는 노점에서 판잣집을 거쳐 지금의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온라인 배송도 되지 않고 대형 서점의 각종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없지만 동네 서점만의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걸음을 붙잡는다. 대형서점과 다른 홍익문고에서만 볼 수 있는 책 소개 또한 홍익문고를 들러야하는 이유다. 운이 좋으면 홍익문고 앞에서 피아노를 치는 시민들의 훌륭한 연주도 들을 수 있다.
신촌의 맛집이 즐비한 명물거리에는 오래된 커피숍 미네르바도 있다. 홍익문고에서 연세로를 따라 직진으로 약 150m를 걸으면 작은 횡단보도를 앞에 두고 대각선으로 쭉 뻗은 거리가 나타나는데 그 길이 명물거리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약 100m 정도를 걸으면 낡은 건물 2층에 사이폰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오래된 카페가 나온다.
'미네르바'는 1975년 문을 열어 현재까지도 운영하고 있는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원두커피 전문점이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낭만적인 분위기는 옛 다방을 떠올리게 한다. 사이폰 방식으로 추출하는 커피의 향이 매력적인 곳이다. 소설가 성석제는 작품 '쏘가리'에서 미네르바를 '그곳은 클래식 음악보다는 커피향이 더 인상적이고 커피향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커피를 끓이는 알코올램프였고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구석자리에서 눈을 감고 인상을 쓰고 있는 70년대식 낭만주의자들이었다.'고 묘사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들른다면 한 번쯤은 가볼만한 추억의 장소다.
명물거리를 지나쳐 직진을 하면 8~9개의 약국들이 양옆으로 보인다. 이는 세브란스병원이 눈앞에 있다는 의미다. 오른쪽에 신촌에서 오래된 교회인 창천교회를 지나 굴다리를 지나면 연세대 삼거리가 나온다. 그러면 큰 횡단보로를 건너편으로 연세대학교 정문 옆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을 볼 수 있다.
#병원에 찾아가는 방법
세브란스병원으로 가는 대중교통 편은 많다. 셔틀버스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발한다. 지하철역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이 가깝다. 시내버스는 세브란스병원앞 또는 연세대학교앞 정류장을 지나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1)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1번 출구 → 병원 셔틀버스, 3번 출구 → 도보로 15분
2)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 → 7024, 7737 버스 환승
3)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 → 272번 버스 환승 또는 병원 셔틀버스(1번 출구 50m 전방 사학회관 앞)
4) 서울 지하철 3호선 서대문역 3번 출구 → 370, 470, 601, 710, 750번 버스 환승
#'세브란스병원앞', '연세대학교앞' 버스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
1) 간선버스(파랑) : 153, 163, 171, 172, 272, 470, 472, 601, 606, 672, 673, 700, 707, 708, 710, 773, 750A, 750B, 751, 800, 8153
2) 지선버스(초록) : 03, 04, 05, 76, 567, 770, 6714, 7017, 7613, 7720, 7024, 7726, 7727, 7728, 7713, 7737
3) 광역버스(빨강) & 좌석버스 : 1000, 1200, 1900, 2000, 2000-1, 7106(M), 7111(M), 7613, 8880, 9714
4) 공항버스 : 6011
#세브란스병원 셔틀버스
셔틀버스는 지하철과 연계 돼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셔틀버스는 신촌역 1번 출구에서 탑승 가능하다. 신촌역 셔틀버스는 평일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6~7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토요일에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셔틀버스는 경복궁역 1번 출구 50m 전방 사학회관 앞에서 탑승 가능하다. 평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운행하며 매시 10분, 30분, 50분에 출발한다. 경복궁역 셔틀버스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바나나 열리는 나무가 자라는 세브란스병원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지역의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 병동에서 몇 주 간 먹고 잔 적이 있다. 그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지저분한 샤워실이나 협소한 병실이 아니라 환자들이 밤마다 고통에 신음하는 목소리였다. 사랑하는 가족이 아파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쉽지 않았다. 환자 보호자로서 우울한 감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 매일 아침 병실 간이 침대에서 눈을 뜨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으로 달려가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브란스병원을 둘러보면 그런 공간들이 눈에 띄었다. 병원에는 환자들이나 환자 보호자들이 잠시라도 아프고 괴로운 일을 잊을 수 있는 쉼터가 많았다.
병원 본관 3층에 만들어진 실내 정원 '힐링가든'은 아열대 수목으로 조성 돼 이질감이 들었지만 그래서 더욱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좋은 휴식처로 보였다. 조화인가 싶어 나무에 가까이 다가서자 병원 직원이 "진짜 나무에요. 바나나도 열리는 걸요."라고 말했다. 병원 건물 안에서 자라는 바나나 나무라니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났다.
실내 정원 전면이 통유리창이었지만 바나나 나무는 엄연히 건물 내부에 있다. 바람도 햇빛도 야외에서처럼 만끽할 수 없는 환경인데 바나나가 맺힌다니 생명의 힘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무에 매달린 바나나를 보고 환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 잘 나아서 병원을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길 것 같다.
본관 6층에는 옥상정원이 있다. 옥상정원은 눈이나 비가 오면 안전을 위해 입장이 통제 된다.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에는 잠시 머물다 가기 좋은 장소다. 넓지는 않지만 병원 밖으로 멀리 이동하지 않고 볕을 쬐고 바람을 쐴 수 있다. 본관 건물 6층에 있다고 하지만 세브란스병원 본관이 높은 지대에 위치해 옥상정원에서는 멀리 서울 시내 전망을 볼 수도 있다.
세브란스병원의 은밀한 '핫플레이스'는 본관 20층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다. 출입이 제한된 VIP 병동의 옆에 있어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숨겨진 보물섬 같은 곳이다. 스카이라운지는 돈을 내고 음료를 마셔야 입장할 수 있는 카페지만 번잡한 병원 건물 안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스카이라운지에서는 종종 잘생긴 남자 의사 선생님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내가 머무는 동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속은 것 같다.
스카이라운지에서 잘 나가는 메뉴는 딸기바나나 주스와 딸기요거트 스무디라고 한다. 직원으로부터 메뉴 추천을 받고도 아이스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커피는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스카이라운지에서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서울 시내 전경은 혼자서 누리기 아까울 정도였다. 이른 아침부터 눈이 내인 터라 흰 눈이 살포시 덮인 서울 풍경이 낭만적으로 보였다. 병원 밖으로 멀리 나가긴 부담스럽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환자나 보호자는 한 번 쯤 스카이라운지를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스물다섯살의 내가 마음 놓고 울 곳을 찾아 병원 곳곳을 헤맸던 것처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누군가 울 곳을 찾고 있다면 본관 20층으로 가보라고 일러주고 싶다.
#은행 및 ATM기 위치 및 시간
1) 우리은행: 연세 암병원 지하 1층 및 본관 3층에 위치.
2) 현금자동 인출기 위치(08:00~22:00)
본관: 3층 편의점, 3층 푸드코드, 2층 엘리베이터, 1층 응급실
어린이병원: 1층
재활병원: 1층
심장혈관병원: 1·2층
안과·이비인후과병원: 1층
암센터: 1층
종합관: 장례식장 1층, 장례식장 지하1층
치과대학병원: 2층
가지나물볶음만 있으면 병원 밥도 집밥처럼 한 끼 뚝딱
세브란스병원은 병원의 규모가 큰 만큼 건물 마다 다른 다양한 음식점이 있다. 암병원 입구에서 팥죽, 단호박죽, 소고기버섯죽, 야채죽 등 죽을 파는 가게도 있고 본관 3층에 죽, 햄버거, 막국수, 착즙주스 등을 파는 가게도 있다. 다른 병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신촌세브란스병원만의 특별한 먹거리는 뭐가 있을지 두리번 거리다 의외의 가게를 발견했다.
본관 3층에 푸드코트에 있는 반찬가게다. 거주지 밀집 지역이나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는 반찬가게를 병원에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반찬류는 37개, 국·탕 찌개류는 8개, 고기류 8개, 젓갈류 4개, 김치류 6개 등 종류가 많았다. 반찬의 가격대는 평균 4000~6000원 정도다. 반찬, 국 등 대부분 음식은 매일 가게에서 조리사가 직접 만든다고 한다.
60대 여성 환자가 좋아할 만한 반찬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반찬가게 점원이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반찬이 다르다면서 음식을 특별히 가리지 않아도 되는 60대 환자에게 가지나물볶음, 맛생깻잎, 마늘쫑무침 등 세 종류를 권했다. 반찬류 옆에 콩비지찌개와 소고기 미역국 등 국 종류도 눈에 띄었다. 점원은 두 메뉴가 제일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환자 보호자로서 병실에서 먹고 자면서 잠깐이지만 병원 밥을 먹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먹성이 좋아 옆 침대 환자들이 물리다고 하는 병원식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만약 병원에 반찬 가게가 있었다면 신선하고 다양한 반찬을 사먹을 수 있어 환자들의 병원 생활에 소소한 낙이 되었을 것이다.
추천 받은 가지나물볶음, 맛생깻잎, 마늘쫑무침을 포장해서 푸드코트에서 파는 불고기나물비빔밥과 함께 테이블에 펼쳤다. 반찬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 잘 열리지 않았다. 조그마한 반찬 용기를 붙들고 한참을 낑낑대자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환자 보호자들이 다가와 반찬 뚜껑은 돌려서 열어야 한다고 친절하게 일러줬다.
"저희도 반찬 자주 사서 먹거든요."
병원 밖에서 각자의 길을 가느라 눈도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이 병원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끈에 연결된 것처럼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와 서로를 돕는다. 환자와 환자 보호자라는 유대감 때문일까. 붐비는 푸드코트에서 느닷없이 다가와 말을 걸어주는 환자 보호자를 보니 간병하느라 병실에서 먹고 잘 때 환자 가족들 사이에서 느꼈던 유대감이 불쑥 떠올랐다.
세 가지 반찬의 맛은 일품이었다. 스스로 '전라도 아줌마 손맛'이라고 자부하는 내 어머니의 반찬보다 맛있었다. 집밥이 그립지 않을 맛이었다. 특히 가지나물볶음은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과 나눠 먹고 싶을 정도였다. 병원 밥이 입맛에 맞지 않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반찬가게는 사소한 위안이 될 것이다.
친절한 병원의 역할 선도하는 세브란스 병원
하루 종일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세브란스병원이 환자와 보호자의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한다는 것을 느꼈다. 안내데스크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달라고 손내미는 환자도 놀라웠지만 그 환자에게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건네는 직원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안내 데스크에 별도로 마련된 KTX 예약 창구는 병원 서비스에 감탄할 정도였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구조가 복잡해 처음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로서는 길을 헤매기 십상이다. 실제로 환자들은 복도에 서서 두리번 거리다가 지척에 있는 직원들에게 다가가 길을 묻거나 병원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물었다. 그럴 때마다 병원 곳곳에는 바로 답을 해주는 병원 직원들이 있었다.
환자와 보호자를 응대하느라 온종일 서 있는 병원 직원들을 보면서 저들은 하루에 몇 시간이나 앉아서 쉴까 걱정 됐다. 복도를 바쁘게 오가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서서 일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원에 기대하는 이상적인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신촌세브란스 병원은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의 병원인 만큼 이 병원의 서비스가 결코 우리나라 병원의 평균 서비스는 아니다. 대다수 병원들은 재정 등의 이유로 신촌세브란스 병원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환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병원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 저렴한 의료비와 최고의 병원 서비스는 실현 가능한 꿈일까. 이 난제를 푸는 것이 병원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아닐까 싶다.
#진료예약번호
진료예약 대표번호(전화 상담 후 진료 예약·변경): 1599-1004(평일 08:00~18:30/토요일 08:00~13:00)
외래검사 예약 창구(외래검사 예약·일정 변경·안내 및 상담): 02-2228-7301
고객안내센터(위치안내, 병원시설이용, 진료절차 안내 및 상담, 휠체어·유모차·이동침대 대여와 이동시 도움): 02-2228-5130~2,02-2228-5065~6
진료협력센터(환자의뢰·회송): 02-2228-7700(병·의원 진료의뢰 전용 전화)
외국인 진료: 02-2228-5800
#인터넷 및 모바일 예약
인턴넷 예약: 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에서 병원 아이디 및 네이버 아이디로 간편 예약 가능.
모바일 예약: 스마트폰에 'My세브란스' 앱 설치 후 간편 예약 가능.
#당일 진료
외래진료는 예약이 원칙이다. 사전 진료 예약 후 내원해야 한다. 만약 예약 없이 당일에 내원하면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진료가 가능하더라도 대기시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 당일 진료 접수 시간은 오전 8시~오전 11시와 오후 1시30분~오후 3시다. 토요일은 오전 진료만 하며, 분만 및 응급환자는 응급진료센터에서 24시간 접수가 가능하다.
#면회 시간
일반병동: 평일은 18:00~20:00, 공휴일은 10:00~12:00, 18:00~20:00
중환자실: 12:00~12:20, 18:00~18:20
감염병동: 18:00~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