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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느 때보다 관심 집중된 제약바이오산업…올해 어떤 행보 보일까?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올린 국내 제약사들, R&D 광폭 행보 이어간다

    기사입력시간 2021-01-12 04:26
    최종업데이트 2021-01-12 04:26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회사들의 성장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빨랐다. 높은 성장에 발맞춰 주식시장에서도 제약바이오주의 규모가 커졌고 저절로 자본 집중도도 높아졌다.

    12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제약사들이 지난해 큰 성장에 힘입어 올해 대대적인 R&D 전략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우선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019년도 전체의 4.5배에 이르는 성장 폭을 보인 유한양행은 올해 다양한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전체 매출액은 1조 4803억 5400만원, 영업이익은 125억 3600만원, 당기순이익은 366억 12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 1584억 4300만원, 영업이익 571억 200만원, 당기순이익 1784억 6800만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한양행은 오는 3~4월경 영업맨 출신인 신임 대표이사(조욱제 총괄부사장)가 자리하면서 경영 전반의 변화가 발생할 전망이지만, R&D와 오픈이노베이션 강화 등 중장기 사업 방향성은 지속적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 진행이 가장 큰 R&D 이슈다. 바이오벤처기업인 오스코텍이 개발한 레이저티닙은 지난 2015년 유한양행으로 기술이전됐으며, 이후 유한양행이 얀센으로 기술수출한 폐암치료제다.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과 1조 4000억원 규모(한국 제외)의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얀센은 비소세포폐암(NSCLC) 대상 EGFR/MET 이중항체 아미반타맙과 3세대 EGFR TKI 약물 레이저티닙을 병용투여했을 경우, 전체 반응률(ORR) 100%를 보였다는 결과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하면서 해당 임상에 대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또한 올해 안으로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코드명 YH25724)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길리어드에 수출한 NASH치료제 역시 전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대사질환, 항암제 중심으로 적극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동시에 자회사 애드파마에서 5~6개의 개량신약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R&D 투자 강화 기조는 물론, 영업맨을 30여년 이어온 신임 대표가 자리하면서 전문의약품에 대한 영업·마케팅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첫 1조클럽에 가입한 종근당은 올해 그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유지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코로나19 치료제를 비롯해 공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종근당 이장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창립 80주년을 맞이한 해로, ‘약업보국(藥業保國)’을 위해 평생 헌신하며 국내 제약산업의 현대화를 이끈 창업주의 신념을 계승해 코로나19 치료제를 비롯한 혁신 신약 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경영 목표에 따라 올해 종근당은 1분기 내에 코로나19 치료제 허가 신청을 목표로 R&D에 집중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6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어 러시아에서도 임상 2상을 승인 받아 코로나19로 인한 중등증 및 중증의 폐렴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을 10여일간 투여해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해당 임상에 성공할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코로나19 치료제로 보급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 뿐 아니라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개량신약 등의 연구개발을 추진해 선도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23건의 임상시험을 신규로 승인받아 진행해왔다"면서 "올해도 신약 연구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으며, 특히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임상을 진행해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종근당은 지난해 6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으며, 항암이중항체 CKD-702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으며,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10은 올해 유럽에서 임상을 시작해 글로벌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에 힘쓰는 GC녹십자 역시 '팬데믹 상황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회사'라는 미명 아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 측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믿을 수 있으며,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회사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연구개발 투자 확대의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고도화하고, 혈액제제, 백신 등 주력사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의 2021년 R&D 모멘텀에 따르면, 코로나19 혈장치료제(GC5131) 임상 2상을 종료한 후 현재 데이터를 도출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임상3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소아 대상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자가면역질환치료용 혈액제제인 정맥용 면역글로불린(Intravenous immunoglobulin·IVIG) 10%에 대해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생물의약품 허가(BLA)를 올해 신청할 예정이다. 

    헌터라제ICV(뇌실투여 제형)에 대한 일본 허가 신청, 그린진에프(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에 대한 중국 허가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법인 큐레보를 통해서 대상포진 백신 CRV-101의 임상 1상을 마친 후 2상을 진입할 계획이다.

    올해 대대적인 임원 개편이 발생한 한미약품도 2세 경영을 보다 확고히 다지기 위한 R&D를 추진할 전망이다. 앞서 신년사를 통해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은 ‘제약강국을 위한 끝없는 도전, 새로운 다짐’을 2021년 경영슬로건으로 선포했다.

    한미약품은 미국 현지시간 11~13일 열리는 JP모건 컨퍼런스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트랙에 참석해 올해 혁신신약 R&D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에 부쳐져 있으나 사노피로부터 반환됐던 에페글레나타이드 당뇨병치료제 임상 3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세계 유수 학회에서 우수성이 공개된 NASH, 비만 등 만성질환 혁신신약에 대한 R&D 계획을 제시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11월말 GC 녹십자와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유전성 희귀질환 LSD(리소좀 축적질환)의 혁신신약에 대한 R&D도 올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역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방점을 두고 2021년의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임상 시험이 한창인 코로나19 치료제를 비롯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 및 난치성 섬유증 신약, 자가면역질환 신약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블록버스터로 활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