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에 이어 대한개원의협의회가 6월 30일 성명서를 통해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의 성급하고 독단적인 비대면진료 확대에 우려와 유감을 표하고, 병원측의 즉각적인 중단과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은 반복 처방이나 검사결과 상담 등의 재진 환자에 한해 고객가이드앱(OCS)과 종합의료정보시스템(EMR)을 연동한 비대면진료를 지난 27일부터 전면 시행했다고 밝혔다. 환자가 진료예약 7일 전 고객가이드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신청하면 담당 교수가 종합의료정보시스템을 통해 검사·복용약물·진료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비대면 진료 여부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원급 시행을 전제로 원격의료 시행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지만, 대형병원이 비대면진료를 전면 시행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거세다.
대개협은 “팬데믹이 진정되고 있는 현재 세계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제한하고 관련 예산을 줄여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은 비대면 진료와 모바일 전자 처방전 발급의 확대를 발표했다. 비대면 진료와 관련 논의가 이제 시작되고 있기에, 성급한 실행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대개협은 "비대면 진료는 현재의 의료 전달 체계와 진료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에 여러 고려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의료법이 금지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에 대한 논의가 이제 시작 단계 임에도 강남성심병원은 성급하게 설익은 비대면 진료 확대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비대면 진료가 시행된다면 1차 의료기관인 '의원을 중심'으로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해 '경증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방향성만은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라며 "상급의료기관인 대학부속병원의 갑작스러운 비대면 진료 확대 발표는 의아할 뿐만 아니라 그 의도 또한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대학부속병원이라 함은 교육과 연구 중심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경증의 외래환자를 지속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고 전자처방전을 발행하는 것은 본연의 업무를 일탈하고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대한 몸집과 압도적인 자본, 인적 자원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라며 "국민 건강권이라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는 안중에도 없고 무한 시장 경쟁과 승자 독식이라는 자본과 힘의 논리만 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역시 대학병원의 비대면진료를 전면 반대하며,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영구 병원장 앞으로 공개 질의를 했다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2022년 제 74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환자 안전을 우선 고려해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해 논의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이 13만 의사들의 공식 대의기구인 의협 대의원회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발표했다"라며 "이는 일방적으로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비대면진료를 진행하는 것으로 명백하게 의사 윤리에 어긋난 일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환자 안전에 위협 가능성이 높고 의사 윤리에 어긋나는 비대면진료를 강행하고 13만 의사들의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결정을 정면으로 반하는 파렴치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독자 행보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자처방전은 의사들은 모두 반대하는 국민건강에 커다란 위해가 될 성분명 처방으로 가는 방식이다. 이는 의약분업을 훼손하는 동시에 파기 사유이기에 약사회 등의 시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이라며 “13만 의사들의 뜻인 의협 대의원회와 강남성심병원장의 뜻이 같은지 답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