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021년도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정원이 발표되면서 내년도 각 수련병원들의 인턴과 레지던트 수급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진행되는 레지던트 모집 정원을 총3399명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3433명보다 34명 줄어든 수치다. 2021년도 레지던트 1년차 정규 정원은 3149명으로 미충원 별도 정원이 157명, 정책 별도정원이 93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레지던트 1년차 정규 정원이 3137명이었고 미충원 별도 정원이 169명, 정책 별도 정원이 127명이었다.
이번 레지던트 모집 공고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정원 탄력 운영 과목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병리과, 가정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방사선종약학과, 비뇨의학과, 핵의학과 총 9개과로 한정됐던 정원 탄력 과목들이 올해는 12개로 늘었다. 추가된 과목은 소아청소년과, 예방의학과, 결핵과다.
또한 예방의학과와 결핵과의 경우 모집결과에 따라 사후 정원을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예년과 동일하다.
그러나 보통 레지던트 모집 정원과 함께 발표되는 인턴 모집 정원은 아직 미발표 상태다. 올해 의대생 국시 미응시 사태로 인해 지난해 정규정원 3182명에 비해 대폭 줄어든 400여명만이 인턴 모집에 응시하게 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레지던트 모집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변수로 의대생 국시 재응시 여부와 코로나19를 꼽았다. 코로나19와 더불어 내년도 인턴 부족 사태로 인해 기피과 부족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대한내과학회 윤형규 수련이사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국시 미응시 상황에서 학회들도 더 이상 세울 수 있는 대책이 한정적"이라며 "현재 상태로썬 생명을 다루는 과나 기피과 공백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 수련이사는 정부에서 주장하는 인턴 공백 대체 대안도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엄청난 페이 지원이 있지 않는 이상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고 PA 업무분담을 늘리는 문제도 순기능에 따른 역기능이 명확해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인턴이 대폭 줄어든 상태에서 PA간호사가 암묵적으로 증대될 가능성이 높아 각 병원 전문 과마다 입장차를 조정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내과의 경우 구체적으로 전공의 충원을 위해 수련교육체계 개선 차원의 교과과정 체계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 기피과 중 하나인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도 시름에 빠졌다. 심지어 빅5병원에조차 소청과 전공의 미달 사태가 예상되자 일부 인턴들은 특정 대형 수련병원으로 단체지원을 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저출산에 코로나19로 '소아청소년과' 존폐 위기...빅5 병원마저 미달 예상에 전공의 지원 담합 움직임까지]
소청과학회 은백린 이사장은 "현재로선 내년도 대규모 미달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학회 차원에서 수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등 다방면에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공백이 생기게 되면 대체인력을 하루 아침에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