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2027년 의대 정원 580명 증원? 의료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계 전면 투쟁은 필연적이다

    [칼럼] 김재연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기사입력시간 2026-01-28 09:49
    최종업데이트 2026-01-28 09:49

    2025년 4월 20일 오후 2시 서울 숭례문 앞, 의료개혁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장면. 

    [메디게이트뉴스] 정부가 최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를 통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580명 증원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는 지난 '2000명 증원'이라는 파격적 공세에서 수치만 조정했을 뿐,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한 일방적 통보와 다름없다. 의료계가 다시금 전면 투쟁의 기치를 높여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근거 없는 수치 놀음은 의학 교육의 질을 처참히 파괴할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580명은 기존 정원의 약 20%에 육박하는 인원이다. 현재도 의대 교육 현장은 실습 공간 부족과 교수진 확보의 어려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증원은 결국 부실 의사를 양성하는 지름길이며, 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돌아올 것이다.

    둘째, '지역의사제'라는 허울 좋은 족쇄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정부는 580명 전원을 지역의사제로 선발해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러나 낙후된 지역 의료 인프라와 수가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강제로 10년을 묶어둔다고 해서 필수 의료가 살아나지는 않는다.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난 뒤의 대거 이탈을 막을 대책이 전무한 상태에서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셋째, 전문가 단체를 패싱한 독단적 행정은 민주주의의 퇴보다.

    보건의료 정책은 정치가 아닌 과학과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정부는 의료계와 '실질적인 합의'를 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보정심이라는 거수기 기구를 통해 증원안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의 의견이 묵살되는 사회에서 올바른 의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겠는가.

    이제 의료계는 단결된 힘으로 저항해야 한다.

    과거 2000년 의약분업 투쟁과 2020년, 그리고 최근의 사태를 거치며 우리는 확인했다. 정부는 의료계가 멈췄을 때만 비로소 대화의 테이블에 진정성 있게 마주 앉았다. 580명이라는 숫자가 확정돼 교육부에 넘어가기 전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모든 개원의와 봉직의가 하나로 뭉쳐 이 잘못된 폭주를 멈춰 세워야 한다.

    이것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대한민국 의료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후배 의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의료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생존의 투쟁이다. 정부가 일방적 증원을 철회하고 원점부터 다시 논의할 때까지 의료계는 결코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