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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응급의학회, 경찰에 사과 촉구 "의료진 대거 이탈 우려…진료 마비 책임질건가"

    경찰, 국감 하루 전 사망 환아 담당 의료진 인적사항 요청…"담당의사도 모른 채 압수수색 했나" 지적도

    기사입력시간 2026-10-28 13:56
    최종업데이트 2026-10-28 14:15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논란이 의료진의 집단 사직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소아응급의학회가 경찰의 국정감사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28일 '현장 응급실 진료를 방해하고 사과조차 거부한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회는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소아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사태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사과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무책임한 '안타깝다'는 변명으로 일관한 경찰의 오만한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먼저 경찰이 압수수색 이후에도 사망 환아를 진료한 의료진을 특정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경찰은 국정감사 전날인 지난 26일 병원 측에 '사망 환아의 진료를 담당한 의료진의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는 "압수수색 당일 장시간 응급실을 휘젓고도 정작 수사의 기본인 대상조차 파악하지 못했음을 자인한 꼴"이라며 "담당 의사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영장부터 들이대고 현장을 유린한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하고 이제 와서 인적사항을 묻는 이 촌극은 이번 사태가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과 준비 없이 자행된 폭력적이고 맹목적인 강제수사였음을 명백히 증명한다"고 했다.
     
    압수수색 당시 환자가 없어 진료 방해가 없었다는 경찰의 국정감사 해명에 대해서도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학회는 "소아응급의료센터에 환자가 비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시 현장에서도 긴박한 처치와 처방이 계속 진행 중이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은 해당일 하루 3차례에 걸쳐 응급센터를 방문했고 다양한 시간대에 센터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진료 공간의 흐름을 훼손시켰다"며 "당시 수사를 집행한 진료실과 침상은 빈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퇴원하길 기다렸다가 빈 응급실을 수색했다는 경찰의 해명은 진료 방해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압수수색뿐 아니라 환아 사망 당일 경찰의 현장 조사 과정에서도 무리한 공권력 행사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학회에 따르면 환아 사망 당일 의료진은 약 1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이후 사망 환아에 대한 처치와 처방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와 과학수사대가 응급센터에 출동했다. 이들은 약 40분간 센터에 머무르면서 진료를 지속해야 하는 담당 전문의에게 면담을 요구하고, 의료진 동의 없이 진료 공간을 촬영했다는 게 학회 설명이다.
     
    학회는 이처럼 응급실을 범죄 현장처럼 취급하며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경찰이 정작 국정감사에서는 관할 문제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학회는 "진료 중인 의료진에 대한 무리한 현장 조사를 '관할 탓'으로 돌릴 수 없다"며 "응급실을 마치 범죄 현장처럼 취급하며 무리하게 출동해 놓고도 정작 국감장에서는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 행태는 책임 있는 기관의 자세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학회는 경찰의 대응이 소아응급의료 현장의 인력 이탈을 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여야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도 공식적인 사과 대신 '안타깝다'는 입장만 밝힌 것이 현장 의료진의 절망감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사과와 유감 대신 내놓은 '안타깝다'는 말은 현장 의료진에 대한 모욕"이라며 "향후 무리한 공권력 행사로 소아응급의료센터가 마비돼 환아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해도 '안타깝다'고 넘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감 직후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는 극심한 모욕감과 피로감, 그리고 개선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절망 속에 의료진의 추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학회는 경찰의 무리한 강제수사와 이후 대응이 특정 병원의 문제를 넘어 전국 소아응급의료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학회는 경기남부경찰청에 네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우선 진료 방해와 거짓 증언에 대해 현장 의료진과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고, 담당 의사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강행된 압수수색의 명확한 사유와 내부 결정 경로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했다.
     
    또 압수수색뿐 아니라 112 신고에 따른 '응급실 출동 및 현장 대응 가이드라인'을 오는 11월까지 전면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제정된 가이드라인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도 공식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요구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시 의료진의 자진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국 소아응급의료센터의 진료 마비와 환아 피해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경찰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