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계가 레이저 의료기기, 리프팅 시술 등 피부미용 진료를 시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가운데, 의료계가 피부미용 관련 한의사 유죄 판결을 언급하며 "당장 면허범위를 벗어난 피부, 미용, 성형 시술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대한한의사협회는 1987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행정해석을 통해 한방진료수가기준의 침술료를 재래침에 한정하지 않고 레이저침과 전자침도 동일하게 인정했다며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 등을 공식 선언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반준섭 회장은 11일 대한개원의협의회 기자간담회에서 “한의계는 1987년 레이저침 관련 행정해석과 1994년 레이저침술의 별도 수가 인정 등을 근거로 한의사의 레이저 사용이 오래전부터 허용됐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경혈 자극을 목적으로 하는 저출력 레이저침과 피부 조직의 응고, 기화, 파괴·제거, 색소 치료, 흉터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침습적 레이저 시술 의료행위는 시술 목적과 작용 방식, 위험성이 전혀 다르다”고 비판했다.
반 회장은 “일부 레이저침 행위가 보험 체계에서 인정됐다는 사실을 피부 미용성형 레이저 전반의 사용 허가로 확대할 수는 없다”면서 “한의계가 제시하는 기기의 개발 경위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역시 시술자의 면허범위를 결정하는 근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조직의 절개, 파괴,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기기라면 그 사용에 필요한 진단과 시술 능력, 위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더욱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형외과의사회는 IPL(Intense Pulsed Light) 피부치료와 카복시 비만치료와 관련한 한의사 유죄 확정 판결을 무면허의료행위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반 회장은 “한의사가 IPL을 이용해 피부치료를 시행한 사건과 카복시 기기를 이용해 비만치료를 시행한 사건에선 면허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며 “이런 판결은 기기에 한의학적 명칭을 붙이거나 관련 교육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시술이 한의사의 면허범위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의계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부 불송치, 불기소 사례만을 제시하면서 피부치료와 비만치료에 관한 유죄 확정 판결을 외면해선 안 된다. 국민에게 의료기기 사용의 합법성을 설명하려면 이런 판결과 해당 시술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진단용 초음파 관련 판결이 울쎄라 등 피부 미용성형 치료기기의 사용을 허용한 판결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반준섭 회장은 “한의사의 진단용 초음파 기기 사용에 관한 판결을 울쎄라 등 집속초음파 치료기기 사용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판결의 대상을 벗어난 주장”이라며 “진단용 초음파는 인체 내부의 상태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장비다. 반면 피부 미용성형에 사용하는 집속초음파 치료기기는 특정 깊이의 조직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열응고 등 조직 변화를 유발한다. 두 의료행위는 목적과 작용 방식, 위험성이 다르다”고 말했다.
아울러 “치료기기에 초음파 영상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그 치료행위 전체를 진단용 초음파 사용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 진단 보조행위에 대한 판단을 조직 변화를 일으키는 피부 미용성형 치료행위의 허용 근거로 확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개원의협의회는 ▲한의계는 현재 시행 중인 면허범위를 벗어난 피부, 미용, 성형 시술을 중단하라 ▲보건복지부는 피부 미용성형 의료기기의 실제 사용 목적과 시술 방식에 따른 면허범위를 명확히 제시해달라는 요구를 제시했다.
끝으로 반 회장은 “관계기관은 한의사의 레이저, 집속초음파 등 의료기기와 마취제 사용 실태를 조사하고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해야 한다”며 “수사기관과 행정기관은 개별 사건의 불송치, 불기소 처분을 다른 기기와 시술에 대한 포괄적 허용으로 일반화하지 말고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관련 판결을 검토해 위법행위에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