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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임신중지약 건강보험 급여화 논의에 반대 성명

    법률·안전기준 마련이 먼저…현행 모자보건법상 사유 급여는 유지 입장

    기사입력시간 2026-10-22 05:18
    최종업데이트 2026-10-22 05:18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1일 국회 일각의 임신중지 의약품 건강보험 직권 등재 요구와 정부의 급여 적용 검토 언급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법률로 정해야 할 기준과 의학적 안전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화를 먼저 논의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며 "불법 유통 약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권 관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급여 확대 여부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으로 허용 범위와 절차가 정해진 뒤에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급여화가 약값 부담을 덜어 주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해당 의료행위의 범위와 기준을 공적으로 인정하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임신중지에 대한 건강보험은 모자보건법 제14조가 정한 사유, 즉 모체 건강 위해와 강간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 지나도록 허용 주수와 사유, 상담·숙려 절차가 법률로 정해지지 않았다.

    의사회는 "현행 의학적·법적 사유에 따른 임신중지에 급여를 계속 적용하는 데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전제하며 "이런 상황에서 사유를 묻지 않는 임신중지까지 급여 대상으로 넓히는 것은 국회가 정해야 할 사항을 행정 절차로 먼저 결정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안전성 문제도 제기했다. 의사회는 임신중지약이 투약 전 초음파로 자궁 내 임신 여부와 임신 주수를 확인하지 않으면 자궁외임신을 놓쳐 파열·대량출혈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전문의약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사항에 따르면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 수술적 처치가 필요했던 경우는 2.6%(임신이 지속된 0.7% 포함), 응급실 방문은 2.9~4.6%였다.

    의사회는 "불완전유산, 출혈, 감염이 생기면 즉시 자궁소파술 등 수술적 처치와 응급의료가 이어져야 한다"며, "대면 진료·초음파 진단·응급 연계·사후 추적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부터 논의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처방 자격, 투약 장소, 사후 관찰 기준, 부작용 보고 체계, 의료진의 법적 보호와 처방 거부권은 행정 지침이 아니라 법률로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인터넷·SNS를 통한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공급 경로와 사용량 관리, 처방 의료기관 기준, 이상사례 보고·추적 체계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사회는 5대 요구사항도 제시했다. ▲국회가 형법과 모자보건법을 개정해 임신중지의 허용 범위, 절차, 급여 기준을 법률로 먼저 정할 것 ▲정부가 입법과 안전기준 마련 전까지 사유를 묻지 않는 임신중지에 대한 임신중지약 급여 확대와 직권등재 논의를 중단할 것 ▲대면 진료와 초음파 진단 의무, 수술적 처치·응급 이송이 가능한 의료기관과의 연계, 사후 추적 기준의 법적·제도적 마련 요구 ▲의료진의 법적 보호와 양심에 따른 처방 거부권을 법률로 보장 ▲안전사용 기준 마련 과정에 산부인과 전문가 단체를 공식 참여시킬 것을 주문했다. 
     
    김재연 회장은 “의사회는 임신중지약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법적 기준과 안전체계를 먼저 갖추자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준을 갖춘 제도가 마련되도록 국회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