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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서 앱 개발 사업가로, 입원전담 전문의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의사들

신재원 대표·김준환 교수, '2018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학술대회'서 진로탐색 강연

기사입력시간 18-12-20 18:47
최종업데이트 18-12-2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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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8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학술대회'. 모바일닥터 신재원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공중보건의들을 대상으로 의학전문기자, 디지털헬스케어 회사 창업, 입원전담전문의 등 다양한 진로를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의학전문기자는 의료 지식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헬스케어 회사 운영을 의사로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산업에 뛰어드는 일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의사로서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면서도 입원환자를 전담해 환자의 빠른 치료를 돕고 재입원율을 낮춘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2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18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임상의사, 기자 거쳐 디지털헬스케어 회사 대표가 되기까지

디지털헬스케어 회사인 모바일닥터의 신재원 대표는 지난 1999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6년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MBC 의학전문기자를 거쳐 현재는 모바일닥터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세계 헬스케어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패러다임 변화를 한국에서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기계가 처음 나왔을 때 기계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중요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의사들이 유리하다고 미래 의사의 덕목을 소개했다.

신 대표는 "공보의를 마친 지 16년이 됐다"며 "공보의를 마치고 병원에 들어갈 때만 해도 평범한 의사의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의학기자를 하게 됐고 지금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앱을 만드는 회사 대표가 됐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의학전문기자는 말 그대로 의료 분야로만 취재해서 보도하는 일을 한다. 겸직이 아니고 풀타임으로 기자 일만 한다"며 "입사했을때 회사에서는 수습기간에 경찰서를 돌면서 사건사고를 취재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자원해서 6주 동안 하게 됐다. 하루에 2~3시간 자면서 맡안던 경찰서 3곳을 새벽과 오후에 두 차례 돌았다. 수습을 마친 이후에 환자를 만나 인터뷰하고 병에 대해 알리는 보도 등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에 아이티 공화국에 대지진이 나서 20만명 정도 사람들이 죽었다. 그때 우리나라 병원들이 의료봉사 파견을 많이 갔다"며 "회사에 자진해서 아이티로 특파원을 가겠다고 했다. 가보니 내진설계가 안된 흙집이 무너져 내려 사람들이 많이 다치거나 죽었다. 의료 인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고대병원 외과 선생님을 도와 탈장환자 수술을 어시스트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5년간의 기자 생활을 접고 검진센터로 돌아와 다시 의사로서 삶을 살았다. 그리고 지난 2013년 디지털헬스케어 회사를 창업해 3년 뒤 '열나요'라는 이름의 체온관리 앱을 선보였다.

신 대표는 "그 전에 두 번의 아이템을 실패하면 배운 점이 많았다. 이 앱은 엄마들이 아이들의 체온 관리에 관한 정보를 입력하면 그래프로 보여주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구글플레이의 출산·육아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실시간 데이터 처리는 지역별 유행질환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올해는 표본 병원의 데이터를 통계 처리하는 질병관리본부보다 한 발 빨리 독감 유행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내용을 최근에 논문으로 썼다. 논문은 JMIR 저널에 곧 발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IT 기술을 이용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등장하면서 의료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았다. 신 대표는 원격의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하는 주장에 대해 러다이트 운동을 사례로 들었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원격의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반대하는 분들이 많다"며 "산업혁명 시절에 노동자들이 기계에 일자리를 뺏길까봐 기계를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을 했다. 하지만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구글, 애플, 아마존, 텐센트 등 해외 기업들은 뛰어드는 사업을 우리나라의 SK, KT, 네이버, 카카오톡 등 기업들은 하지 않을까. 만들어도 돈을 벌 수 없는 구조고 의사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며 "그러면 막을 수 있을까. 해외 기업들이 만든 제품이 한국어 버전을 출시하면 사람들은 이용하게 되고 결국 한국인의 데이터를 구글이 가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디지털헬스케어와 원격진료의 개념을 구분하는 일도 필요하다. 많은 의사들이 정확히 구분하지 않고 원격진료를 반대하면서 디지털헬스케어까지 반대하고 있다"며 "디지털헬스케어는 건강 관리 중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3D 프린터 등 디지털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뜻하는 개념으로 원격진료보다 훨씬 큰 개념이다"고 말했다.

그는 "21명의 피부과 전문의로 구성된 스탠포드 연구팀이 피부암을 진단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앞으로 의사의 이런 역할이 늘 전망이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의사들이 유리하다. 기계가 세상에 나왔을 때 기계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중요해진 것과 마찬가지다. 이 인공지능은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강한 인공지능의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에 데이터를 입력하고 적용하는 분야를 주도하는 것이 미래 의사의 역할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의학박사(MD)면서 데이터를 잘 다루고 딥러닝 할 줄 아는 인재는 10명도 되지 않는다"며 "의사들은 이 분야와 관련해 앞으로 점점 더 연구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엔지니어와 소통이 가능하고 코딩을 할 줄 알거나 소프트웨어에 관심 있다면 융합 분야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김준환 교수.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시키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전망 

서울아산병원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김준환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1세대로서 현재 국내에서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의 현황과 입원환자를 전담하는 의사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환자는 의사를 자주 만날 수 있어서 만족하고 의사는 과도한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면서 환자에 집중할 수 있다.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병원의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입원전담의는 지난 1996년 의학박사인 Robert M. Watcher가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용어를 처음 쓰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며 "입원전담의는 미국에서 20년 전에 시작된 제도인데 야간과 주말에 환자의 사망률이 증가하면서 환자 안전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금 미국은 가치기반의료로 의료체계를 전환하면서 환자의 입원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병원이 벌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환자의 입원기간을 줄이고 경제적으로도 이익을 얻기 위해 각 병원들이 입원전담의를 확보하려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입원전담의 도입으로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고 재입원률을 줄였다는 논문이 발표돼 효과는 입증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나, 영국, 일본, 대만 등이 이와 비슷한 제도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며 "일본은 8년 전에 시작해서 지난해 기준 1400명의 입원전담의가 있다. 내년에 대한내과학회는 입원전담의 제도를 살펴보기 위해 일본으로 견학을 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슷하게 '환자 안전' 문제가 대두 돼 입원전담의를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부터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한 법이 명문화되고 처벌조항까지 생기면서 입원환자를 돌볼 의사들의 절대적 수가 부족해질 우려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젊은 의사들이 의견을 내면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시작 됐다. 이에 따라 내과학회와 외과학회에서 시범사업을 했는데 효과가 좋았다. 이는 지난 2016년 9월 시작된 전국단위 시범사업으로 이어졌다. 시범사업은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시범 사업 중간에 파악된 여러가지 지표들을 살펴보면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표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각 학회도 입원전담전문의 늘려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들은 물론 의료계 안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입원전담의 운영 모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전문의 전담 모형이다. 1인 이상의 전문의가 24시간 병동에 상주하는 방식으로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지금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며 "내가 근무하고 있는 아산병원은 입원전담전문의가 5명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둘째는 전공의 병행 근무 모형이다. 입원전담전문의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때 고려할 수 있다. 주간에는 전문의가 근무하고 야간에는 전공의가 근무하는 방식이거나 주간에는 전공의가 근무하고 야간에는 전문의가 근무하는 방식이다"며 "셋째, 단기 입원 병동 모형은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는 환자 중 초기 72시간에 대해서만 입원전담의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이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위한 병동 모형은 세 가지다. 일반병동 모형은 병원이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기존 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다. 다만 입원전담전문의 입장에서 전공의 때와 큰 차이가 없는 업무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통합병동 모형은 기존처럼 교수님이 오지 않고 입원전담의가 권한을 가지고 입원과 퇴원을 결정한다. 이때 입원전담의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에 가까워 두루두루 환자들을 볼 수 있어 나중에 개원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전공의가 담당하는 환자수가 줄어드는 체감이 적다. 병원으로서는 새로운 병동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문제는 빅5 병원에 혈약종양내과 환자들이 많은데 이 환자들이 통합병동을 차지할 수 있다"며 "응급병동 모형은 응급실의 체류시간 주는 장점이 있지만 전과 전동이 어려우면 적체되는 현상이 생기고 빠른 턴오버로 의사들의 번아웃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전망은 밝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그만큼 환자들의 컴플레인도 줄었다. 특히 지역에서는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시간이 30분 정도로 늘었다. 인력 충원으로 전공의도 충분히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사의 업무 만족도는 기대 이상으로 높아졌다. 의사들이 콜 처리를 빨리 해줘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의견이 있었다. 간호사 업무 해결책으로도 입원전담전문의가 제시되고 있다. 교수들도 50% 이상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업무가 줄어들어 연구에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점점 더 늘 예정이다. 메디게이트 같은 채용 사이트를 보면 수도권에서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려는 공고가 많이 올라와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적고 뽑으려는 병원은 많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연봉이 수술을 많이하는 의사에 비하면 높지 않은데 수요가 늘면서 앞으로 임금도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